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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국·공유지 사용료 부과…업계 반발: 대법 “재건축은 사용·수익 허가 받지 않았다”; 2011.03.22 12:45 입력 | 2011.03.25 09:28 수정

재건축 사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법원이 주택재건축사업은 국·공유지에 대한 사용·수익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선 재건축 조합의 경우 국·공유지 면적에 따라 점용·사용료로 엄청난 금액을 지급,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청장이 반포2단지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사용료부과처분취소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5년 3월 18일 개정 이전 것, 이하 도시정비법) 제32조 제1항 제12호·제13호는 조합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때 주택재개발사업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에 한해 국유재산법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사용·수익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지방재정법 제82조 규정에 의한 사용·수익 허가를 받은 것으로 규정했다.
 
또 같은 조 제5항에는 다른 법률에 의한 인·허가 등이 있는 경우 관계 법률 또는 시·도 조례에 의해 당해 인·허가 등의 대가로 부과되는 수수료 등은 면제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주택재건축사업에 대해서는 국유재산법 제24조 규정 및 지방재정법 제82조의 규정에 의한 각 사용·수익 허가를 의제하지 않았다. 
 
이밖에 2005년 3월 18일 시행된 구 도시정비법 제32조 제1항 제15호에서 조합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때는 2005년 3월 31일 개정되기 전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계법) 제56조의 개발행위의 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하는 조항이 추가됐다. 
 
하지만 법원은 “개발행위로 인해 용도가 폐지되는 공공시설의 귀속 및 점용 또는 사용에 따른 점용료나 사용료는 면제된 것으로 보는 국계법 제65조를 준용한다는 규정을 둔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즉 재건축 조합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경우 도시정비법에 따라 국계법 제56조가 규정하는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되더라도 개발행위로 인해 용도가 폐지되는 공공시설의 사용료 또는 점용료 등에 관해 면제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재건축 구역 내 공원부지가 포함돼 있는 사실을 인정한 후 사업시행인가로 인해 국계법 제56조의 개발행위의 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됐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구 도시정비법 제32조 제5항에 의해 공원부지를 조합이 점유·사용하는 데 대한 대가로 부과되는 점용료나 사용료는 면제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해 
서초구청의 사용료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대법원은 고등법원의 판단이 구 도시정비법 제32조의 해석 및 인·허가의 의제 효과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주된 인·허가가 있으면 다른 법률에 의한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한다는 규정을 둔 경우 그것에 한정된다”며 “거기에서 더 나아가 다른 법률에서 인·허가를 받았음을 전제로 한 다른 법률의 모든 규정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일선 조합들은 하루빨리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전국재개발재건축연합회 오병천 회장은 “도시정비법을 개정해 영세한 조합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조합에 적용될 경우 특히 강북의 단독재건축조합들은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반포2단지 조합은 크게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조합 측에 따르면 소송이 진행되면서 패소할 것을 대비 사용료 169억여 원을 은행에 맡기고 서초구청은 여기에 가압류를 진행했다. 소송에서, 조합이 이기면 돈을 찾고 구청이 이기면 사용료를 가져갈 수 있도록 대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