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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규정 없애 재건축도 사용·수익권 보장하라”: 도시정비법, 도시환경·재개발만 혜택 줘; 2011.03.22 12:49 입력 | 2011.03.22 12:52 수정

손동후 기자 sondh@rknews.co.kr

대법원이 지난달 24일 주택재건축사업에서 국·공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한을 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자 업계 전문가들은 일제히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시정비법을 개정해 도시환경·재개발사업에만 혜택을 주는 제한규정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계법) 제65조를 준용하는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도시정비법 제32조 개정해야”=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조항은 도시정비법 제32조다. 도시정비법 제32조 제1항은 ‘사업시행자가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때(시장·군수가 직접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사업시행계획서를 작성한 때를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는 다음 각호의 인가·허가·승인·신고·등록·협의·동의·심사 또는 해제(이하 “인·허가등”이라 한다)가 있은 것으로 보며, 제28조 제4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시행인가의 고시가 있은 때에는 다음 각호의 관계 법률에 의한 인·허가 등의 고시·공고 등이 있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 제1항 제12호는 ‘국유재산법 제30조에 따른 사용허가(주택재개발사업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에 한한다)’라고, 제13호는 지방재정법 제82조의 규정에 의한 사용·수익허가(주택재개발사업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에 한한다)‘라고 각각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조 제6항은 ‘정비사업에 대하여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다른 법률에 의한 인·허가 등이 있은 것으로 보는 경우에는 관계 법률 또는 시·도 조례에 의하여 당해 인·허가 등의 대가로 부과되는 수수료 등은 이를 면제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풀이해 보면 조합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경우 도시환경정비사업이나 주택재개발사업에서는 국·공유지의 사용·점용료를 면제하지만 주택재건축사업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32조 제1항 제12·13호 규정의 ‘주택재개발사업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에 한한다’의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아니면 제32조 제1항 제15호의 ‘국계법 제56조의 규정에 의한 개발행위의 허가’ 뒤에 ‘국계법 제65조의 규정에 의한 개발행위에 따른 공공시설 등의 귀속’을 삽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고법 판결은 어떻게=서울고등법원은 도시정비법 제32조 제1항 제15호 대한 해석을 넓게 보고 있다. 
 
고법은 “이번 사건의 공원부지를 조합이 서초구청으로부터 무상으로 점유·사용하는 것을 허가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도시정비법 제32조 제1항 제15호가 정하는 바에 따라 국계법 제56조의 개발행위의 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됨에 따라 구청은 조합에게 사용료를 부과할 여지가 없게 됐다”고 판시했다. 
 
이어 “국계법 제56조 제1항에서 정한 바와 같이 공공시설의 점용 및 사용에 관해 관계 법률에 의한 승인·허가 등을 받은 것으로 보아 개발행위를 할 수 있다”며 “개발행위를 위해 조합이 이를 점유, 사용하는데 대한 대가로 부과되는 점용료나 사용료는 도시정비법 제32조에서 정한 ‘당해 인·허가 등의 대가로 부과되는 수수료 등’에 해당돼 면제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고법은 “구 도시정비법 제32조 제5항에 의해 사용료 면제대상인 공원부지에 대해 사용료를 부과한 서초구청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공원부지 사용료 부과 진행 과정은
조합 6가지 이유 들어 “사용료 부과 위법” 
반포2단지에는 서울시 소유의 공원부지와 서초구청 소유의 공원부지가 각각 존재했다. 
이에 대해 서초구청은 2006년 3월7일부터 2009년 7월 15일까지의 공원부지에 대한 사용료 약 169억4000여 만 원을 조합에 부과했다.
 
구청은 ▲시·구유지 공원의 개별공시지가가 존재하지 않은 기간(2006년 3월 7일부터 2006년 12월 31일 또는 2007년 12월 31일까지)에 대해서는 지목이 대지인 인접지를 기준으로 ▲개별공시지가가 존재하는 기간에는 개별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점유개시일인 2006년 3월 7일부터는 반포2단지 재건축사업의 준공예정일인 2009년 7월 15일까지 공원부지 사용료를 산정해 그 금액이 169억4000여 만 원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조합은 6가지 이유를 들어 사용료 부과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우선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이하 공유재산법)에 근거한 주장이다.
 
즉 조합과 구청 사이에 공원부지에 대한 대부계약이 체결된 적이 없어 사용료 부과를 할 수 없고 또 2004년 12월 31일 일반재산이 됐으므로 행정재산의 사용료 징수 규정인 공유재산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로 조합은 무상사용허가를 주장했다. 2004년 12월 31일 사업시행인가 시 구청은 사용료를 정하지 않고 공유지 대부·사용을 허가했다는 것이다. 
 
또 조합은 점유를 개시한 2006년 3월 7일부터 2008년 1월 14일까지 사용료납부통지 등을 받은 적이 없다.
 
따라서 구청은 공원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이라는 게 조합 측의 주장이다.
 
셋째로 국계법에 의한 사용료의 면제 주장이다. 국계법 제65조 제4항은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는 그 허가에 포함된 공공시설의 점용 및 사용에 관하여 관계 법률에 의해 승인·허가 등을 받은 것으로 봐 개발행위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당해 공공시설의 점용 또는 사용에 따른 점용료 또는 사용료는 면제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2005년 3월 18일 신설된 구 도시정비법 제32조 제1항 제15호에 의하면 조합은 사업시행인가 고시 후 국계법 제56조 규정에 의한 개발행위의 허가를 얻은 것으로 의제되므로 공원부지 사용료는 면제된다.
 
조합은 넷째로 도시정비법에 의한 사용료의 면제를 주장했다. 도시정비법 제32조에는 다른 법률에 의한 인·허가 등이 있는 경우 관계 법률 또는 시·도 조례에 의해 인·허가 등의 대가로 부과되는 수수료는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공원부지에 대한 사용료는 면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구청이 불필요한 정산절차의 방지 필요성 및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구청의 사업시행인가 내용에는 조합에게 무상귀속될 신설 도로 및 공원의 설치공사가 포함돼 있다.
 
만약 조합이 공원부지에 대해 사용료를 내야 하는 것이라면 구청도 구청에게 무상귀속된 도로 및 공원의 설치를 위해 사용되는 사업부지 중 구청 소유가 아닌 부분에 대한 사용료를 조합에게 지급해야 할 것이다. 결국 상호간 불필요한 정산절차 만을 거치게 된다는 것이다.
 
또 공원부지는 준공인가 시 무상으로 조합에게 귀속될 예정인 점, 사업시행인가 내용에는 구청을 위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도 포함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조합이 사업을 위해 공원부지를 점유하는 것에 대한 사용료 부과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 
 
마지막으로 조합은 사용료 산정방식의 위법을 주장했다. 조합이 공원부지에 대해 사용료를 받을 수 있다 해도 그 사용료는 조합이 점유를 시작한 시점의 현황 및 용도(지목:공원)를 기준으로 산정돼야 한다. 
 
하지만 구청은 인근 토지(지목:대지)의 개별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공원부지에 대한 사용료를 산정했고 따라서 사용료는 과다하게 산출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