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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동 ‘콤팩트 시티’ 지분쪼개기 주의보: 개발 계획 없는데도 단독→다세대 전환 ‘극성’; 2011.04.06 09:37 입력 | 2011.04.06 09:38 수정

손동후 기자 sondh@rknews.co.kr

일명 ‘콤팩트 시티’로 구성됐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 지분쪼개기가 빈번하게 행해져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 계획이 없는데도 단독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신축쪼개기’가 극성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곳은 일부 브로커들에 의해 쪼개기한 물건이 거래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부동산 브로커들의 말만 믿고 투자를 했다가는 ‘상투’를 잡고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콤팩트 시티, 개발 근거와 현황=‘콤팩트 시티’는 서초구청이 지난 2007년 민선 4기 시절 발표했던 내용이다.
당시 서초구청은 반포동 701~748번지 일대 33만㎡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타당성에 대한 용역을 실시했다.
 
서초구 자료에 따르면 구는 ‘반포문화권 고효율 콤팩트도시 조성’이라는 이름 아래 개발을 계획했다. 당시 반포지역은 다가구, 다세대, 원룸 등 주택밀집 지역인 평면적 도시의 특성을 가졌다. 
 
2007년 당시 이 일대 건축물은 총 1185가구로 단독주택, 연립/빌라가 968가구(81.7%), 아파트와 상가는 각각 142가구(12%), 75가구(6.3%)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 건물 노후도는 작년 말 기준으로 30.76%(2007년 말 기준 15.38%)에 달한다. 
 
서초구청은 지하철 7호선 논현역에서 9호선 신논현역에 이르는 이 일대의 평면적 도시특성을 비즈니스 중심시설 및 주거시설의 입체화된 고효율 콤팩트 공간으로 개발, 고품격 선진국형 도시로 자기매김하려고 구상했다.
 
이에 따라 ▲강남대로변은 상업지역으로 업무, 상업, 금융, 비즈니스 건물 유치 ▲반포지역 후반부는 일반주거지역으로 아파트 건설 ▲강남대로변과 반포지역 후면부의 중간부는 완충녹지를 둬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 등의 계획을 세웠다. 
 
콤팩트 시티에 대해 주민들의 관심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5월 주민 신 모 씨의 타당성 용역 관련 질의에 대해 서초구는 “타당성 조사 학술 용역은 도시개발 가능성과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은지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검토하는 용역”이라며 “반포1동 지역은 노후도, 나대지 비율 등이 개발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추진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장 모 씨의 질문에 대해서는 “이곳은 재정비촉진사업으로 추진하려 했으며 개발 요건 충족을 위해 법률 개정을 요구, 국회에서 검토 중”이라며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국토해양부, 서울시 등 관련 부서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개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서초구청 담당자는 “현재 개발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재정비촉진사업 방식 중 도시개발사업, 재개발·재건축, 도시환경정비 등 어느 하나도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문제는 개발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도 신축 쪼개기가 성행하고 그로 인한 부동산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브로커들이 단독 주택을 매입해 다세대 주택 등을 건립한 뒤 이를 거래하고 있다”며 “3.3㎡ 당 4000만원 이하였던 곳이 현재 6000만원에 거래된 곳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단독주택 18채가 다세대 주택 250여 가구로 전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발 계획이 없는 이곳에 개발이 되는 것으로 알고 투자를 했다가는 원금도 못 건지는 사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위, 용산 등 투자 실패 사례 많아=이처럼 허황된 개발 계획을 믿고 실패한 사례는 종종 있어 왔다. 장위 재정비촉진지구의 경우 재정비촉진계획이 고시되기 전인 2007년 모 건축사사무소에서 허황된 계획에 대한 유인물을 배포한 적이 있다.
 
당시 유인물에서는 장위 촉진지구의 용적률이 300% 이상이 되며 최고 층수 또한 50층 이상의 초고층으로 개발된다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장위 촉진지구는 2008년 4월 촉진계획 발표 당시 상한 용적률 250% 이하, 최고 층수 35층 이하로 설정됐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이 말만 믿고 3.3㎡ 당 3000만 원 이상 금액을 주고 매입했다가 낭패를 본 사람들도 더러 있다는 것이다.
 
용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용산 재정비촉진지구를 비롯해 국제빌딩 주변 재개발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 브로커들의 허황된 말만 믿고 높은 가격에 부동산을 매입했다가 손해를 본 사람들이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주식투자에만 이른바 ‘상투’를 잡고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개발 계획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살펴보고 신중히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