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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주공 시공계약 변경 그 후: ‘지분제->도급제’ 빼곤 하나도 안 변했다; 2009.12.23 16:14 입력 | 2009.12.24 11:06 수정

약대주공 시공계약 변경 그 후 
‘지분제->도급제’ 빼곤 하나도 안 변했다

 
지난7월 시공사인H사와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계약변경을 하며 곧 착공에 들어갈 듯 보였던 약대주공재건축 사태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계약변경으로 표면상 모든 문제가 해결된 듯 보였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단순히 계약 방식만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바뀌었을 뿐 늘어나는 금융비용과 미분양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미분양 사태에 대한 논란이 확대된 이유는 조합이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계약을 변경하면서 주민부담금 인상분이 2천만 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분양신청을 다시 받지 않겠다고 답변한 것부터 시작됐다. 
 
조합이 명확한 해법 없이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조합원들은 “2년 동안 사업이 <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align=left src="/PEG/12615523474363.jpg">스톱되며 발생한 금융비용 및 기 투입된 비용에 대한 계산 없이 두루뭉술하게 제시한 추가부담금 내역은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조합이 분양신청을 다시 받지 않는 이유는 미분양 사태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추가부담금을 조합원에게 떠넘기기 위한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합원 부담금 산정방법에 대한 조합의 공지와 분양신청 변경과 관련된 변호사 답변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미분양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조합원들이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합이 설계변경을 받아들일 경우 또 다른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합집행부 관계자는 “조합원 부담금 내역에 상가보상금 부분이 누락된 것은 아니”라며 “금융비용도 사업계획을 세웠을 때와 비교해 금리가 떨어진 점을 감안해 당초 잡았던 금액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판단해 반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에 응한 조합원 A씨는 “약대주공 재건축 현장의 경우 공사완료시까지 금융비용이 한 달에 13~14억 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렇게 늘어만 가는 금융비용에 대한 반영 없이 조합이 제시한 추가부담금 내역은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의 해석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시행인가 기준 고시일을 기점으로 2번의 감정평가를 했고 관리처분계획을 변경하며 다시 감정평가를 했을 때 어째서 종전평가가 낮아졌는지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146㎡(44평), 162㎡(49평), 185㎡(56평), 205㎡(62평) 면적의 대형평수로 이뤄진 약대주공 재건축 현장이 차후에 미분양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합원 부담금 산정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의견이다. 대형평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경기여건과 추세를 감안했을 때 원활한 분양을 기대하기가 어려워 부담금 내역이라도 정확하게 산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합원A씨는 “조합원 자산을 담보로 하는 재건축사업에서 미분양사태에 직면해 조합원들의 재산피해가 가중된다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라며 “조합은 총회에서 통과됐으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조합원들에게 전가될 피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백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미분양사태에 대한 사전 대책 ‘없다’

 
현재 약대주공재건축 현장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대형평수로 이뤄진 결과 미분양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조합원에게 돌아갈 피해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내용이다. 
미분양을 방지하기 위해 소형평수를 확보하고 세대수를 늘리는 설계변경을 했을 경우 착공에 또 몇 개월의 시간이 소요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내년 1월에는 착공이 어려우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원미구에 위치한 금호 리첸시아가 146㎡(44평)∼198㎡(60평) 면적의 대형평수로 이뤄진 결과 미분양사태가 발생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계변경을 통해 세대수를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합이 ‘평형변경’을 수용했을 경우 이전에 대형평수를 신청한 조합원들이 56~57㎡(24평)·115㎡(34평)면적의 소형평수로 몰릴 것이 기정사실화 돼있어 기존에 45.4㎡(14평)·52㎡(16평)을 신청한 조합원들과의 갈등으로 새로운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시공업체 전문가인 L씨는 “조합이 설계변경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에는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가 있다”며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조합원들이 받을 수 있는 재산상의 피해를 어떻게 막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계변경이 미분양사태에 대한 가장 적절한 대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자부담을 생각했을 때 빠른 사업 속도도 중요할 수 있겠지만, 미분양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급격하게 늘어날 주민부담금이 더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조합집행부가 이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조합집행부 관계자는 “설계변경을 원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아니”라며 “설계변경을 하면 사업지연에 따른 금융비용이 발생할 것이고 미분양사태도 아직 현실로 닥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총회를 거친 후 결과를 따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합원A씨는 “지난 7월처럼 서면결의서를 통한 총회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실질적으로 조합원 의견을 수렴 한다기보다 모든 문제들을 덮어두고 집행부의 뜻을 강행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조합이 제시한 추가부담금 사항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부담금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추가부담금을 결정하는 것은 개발이익이기 때문에 수익은 최대한 창출하고 비용은 최소화했을 때 추가부담금이 낮아지게 된다. 하지만 조합이 제시한 조합원 부담금 산정 방법에는 논란이 될 만한 비용부분이 누락됐다는 지적이다.
 
조합원A씨는 “약대주공재건축 사업장의 또 다른 문제는 상가 보상금과 관련된 문제다. 하지만 조합의 부담금 산정 내역에는 비용부분에 상가 보상금 사항이 누락돼 있다. 또 이미 보상된 유치원 보상금, 현금청산 보상금 등이 누락돼 내역을 신뢰할 수 없다”면서 “추가부담금이 2천만 원 안팎이 되리라는 예상은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최소한의 금액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조합집행부 관계자는 “제시한 자료에 보상금이 누락된 것은 아니다”며 “금융비용도 금리를 고려해 판단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약대주공재건축 사업의 추가부담금을 정확히 산정하기 위해서는 설계변경에 따른 비용과 금융비용, 미분양비용 등 관련된 사안들을 정확히 구분하고 조합원들이 납득할 만한 외부업체에 부담금 내역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원 자산을 담보로 피해가 커질 수도 있는 만큼 약대주공재건축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라도 사업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해결되지 않은 상가매입비용 ‘태풍의 눈’
해법마련 위해 조합원 목소리 경청해야

 
약대주공재건축 사업현장은 미분양사태와 추가부담금과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 외에도 상가매입을 둘러싼 논란이 아직 해결되지 않아 태풍의 눈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약대주공의 조합원L씨는 “지난 12월16일 삼정복지회관 대의원회의에서는 기존 상가(가,나,다) 매입 건은 물론이고 M음식점에 대한 매입 건 또한 도마에 올랐다”며 “핵심은 상가매입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L씨는 “약대주공의 경우 상가매입 비용으로 3.3㎡(평)당 4천900만원이라는 가격으로 조율했지만 당시에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였고 경기여건도 좋았다”며 “하지만 미분양사태를 우려하는 마당에 당시 조율했던 가격이 오히려 덫이 된 셈”이라고 전했다.
 
이어 “조합집행부가 3.3㎡당 4천900만원이 너무 높다는 판단으로 4천500만원 안팎으로 조정했다고 말했으나 이 또한 주변시세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라며 “가,나,다 상가가 평당 4천750만원과 4천500만원을 요구하였고 여기에 M음식점이 상가조합원과 동일한 금액을 요구해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취재에 응했던 조합원 A씨는 “이런 상황에서 조합집행부는 상가측이 제시한 가격이 너무 높다고 판단해 조정신청을 했다고 답변했다”며 “부천법원에서 화해권고 사항으로 M음식점에서 요구한 금액의 89%로 쌍방 간에 협의를 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지만 이것이 사실이라 해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 나온다”라고 전했다. 
 
그는 M음식점이 1045㎡(316평)이기 때문에 평균금액인 4천625만원의 89%를 계산 해봐도 백 삼식 억 원의 매입비용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조합집행부 관계자는 “상가보상비가 높다는 주장은 수긍이 간다”며 “하지만 상가를 매입할지에 대한 여부는 총회에서 조합원들이 판단할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관리처분계획변경과 관련된 비용 외에도 상가매입비용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에 약대주공 재건축사업이 조속히 착공에 돌입하기에는 시간적으로 역부족이라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재건축전문 관계자 K씨는 “지난해 시공사가 경기여건에 따른 원자재 값 상승 보전을 위해 추가 공사비를 조합에 요구한 뒤 오랜 시간 표류하던 약대주공재건축 사업은 시공사와의 계약을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원 자산을 담보로 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 못하다”며 “설계변경이나 조합원부담금에 대한 납득할만한 공감대가 형성돼지 않으면 계속해서 사업이 표류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반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조합원들의 부담금을 줄이는 방안은 약대주공의 현실상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막대한 부담금으로 조합원 자산에 심각하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 조합집행부와 조합원은 물론 시공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마련에 고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약대주공재건축 사업이 장기간의 사업표류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문제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조합집행부와 조합원은 물론 시공사가 협력해 조합원들의 권익을 지키는 방안에 대해 강구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K씨는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계약이 변경된 이상 시공사는 안정적인 공사비를 챙길 수 있기 때문에 문제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조합집행부는 물론 시공사 또한 조합원들 목소리를 경청하고 서로 의견을 조율해가며 사업을 조속히 정상화 시키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임해중 기자 lovecharlotte.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