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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층 타워’ ‘주택 5430가구’ 가리봉동 바뀐다: "디지털 문화단지 조성으로 쪽방촌에서 벗어날 것"; 2010.02.09 15:22 입력 | 2010.02.10 15:31 수정

홍순재 기자 loving94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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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동 일대가 ‘헌 옷’을 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게 됐다. 공단지대의 고단했던 삶의 흔적이 묻어 있는 ‘쪽방촌(벌집촌)’들이 몰려 있던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는 오는 2015년까지 초고층 비즈니스센터와 주상복합 건물을 갖춘 ‘디지털 비즈니스시티’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구로구 가리봉동 125번지 일대 33만2929㎡에 53층 규모의 복합비즈니스센터와 고밀도 주상복합 건물, 5430가구를 짓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가리봉 재정비촉진지구 재정비촉진계획’이 도시재정비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가리봉동 내에서도 개발이 완료된 디지털산업단지 1ㆍ2단지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가리봉재정비촉진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주민참여형 공공주도 도시환경정비사업이다. 특히 기성 시가지를 대상으로 하는 단일사업구역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서울시도 이번 재정비촉진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임계호 서울시 뉴타운사업기획관은 “접근성이 뛰어난 주변의 교통인프라를 바탕으로 서울 서남권이 서울의 디지털산업과 지식산업 지원 기능을 동시에 갖춘 복합비즈니스 도시, IT경제거점 도시로 변모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공공기관과 주민대표회의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통해 향후 사업시행 시 발생되는 문제점을 최소화하면서 사업의 조기달성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리봉재정비촉진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을 맡아 현상 설계 공모를 통해 설계안을 마련한 뒤 내년 하반기 착공, 2015년 완공할 계획이다.
 

◆서울 서남권의 랜드마크로 ‘우뚝’
이번 계획안에 따르면, 사업 지구 중심부에는 최고 높이 200m의 53층 규모의 랜드마크 타워가 들어선다. 랜드마크 타워에는 호텔과 컨벤션 센터, 상업시설, 주요 기업 본사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용적률 200~870%를 적용받아 주상복합을 포함한 총 5430가구가 건립된다. 이 중 분양주택은 3942가구, 임대주택은 장기전세주택(Shiftㆍ시프트) 1025가구를 포함해 총 1488가구다. 주거용 오피스텔도 1289가구 공급된다.
 
소형 주택 중에는 1~2인 가구, 신혼부부 등을 위한 전용면적 85㎡ 이하의 도시형 생활주택 296가구도 들어선다. 서울시 관계자는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지역 특성을 감안해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주택을 전체 공급량의 절반인 2698가구로 계획했다”고 밝혔다.
 
특히 IT 전문 인력 정착을 위해 남구로역 일대에는 최고 높이 165m, 45층 규모로 고밀도 주상복합 건물이 건립된다. 주거ㆍ상업ㆍ업무 기능이 결합한 형태로, 공연장ㆍ영화관 등 다양한 문화 시설도 들어서 역세권의 도심 기능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는 남구로역에서 디지털단지까지,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보행 통로를 만들 계획이다. 이 길은 지상과 지하, 인접 건물을 연결하는 입체 통로를 조성, 2~3층 높이에서 다리를 통해 건물 간 이동이 가능해진다. 또 각종 문화 이벤트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디지털 문화거리’로 꾸밀 계획이다.
 

◆주위 교통 환경 대폭 개선
주변 교통 환경도 대폭 개선된다. 이 일대는 남부순환로ㆍ서부간선도로ㆍ시흥대로가 통과하는 교통의 중심지지만 도로 사정이 열악하고 도로 정비가 안 돼 있어 상습 정체 구간으로 남아 있었다.
 
우선 가리봉지구를 지나는 남부순환로 중 디지털 5거리~영일초등학교 간 길이 975m, 폭 25m(6차로) 구간의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지하화할 계획이다. 또한 구로동길과 디지털단지로 폭을 3~6m 확장하는 한편, 상습 정체 구간인 디지털단지 오거리 교차로를 개선하고, 산업단지도로도 새로 만든다. 1.2㎞ 길이의 자전거도로도 건설된다.
 
지하화되는 남부순환도로 상부엔 약 2만6300㎡ 규모의 친환경 생태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는 중앙광장과 함께 가리봉지구 지역주민을 위한 휴게․만남․문화 공간의 장, 서남권의 상징적 녹지공간으로 꾸며진다.
 
서울시 임계호 뉴타운사업기획관은 “남부순환로 지하화 계획 등 교통여건이 상당 폭 개선될 예정이다”며 “뛰어난 교통인프라를 바탕으로 복합 비즈니스 도시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리봉동은 어떤 곳?
가리봉동 일대는 예전 1960~70년대 노동자들의 슬픔과 애환이 깃든 곳이다. 1960년대 중반 가리봉동과 구로동 일대에 수출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부터 일용직 근로자들이 이곳 쪽방촌으로 몰려들었다. 당시엔 공장 기숙사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묵을 곳이라곤 월세가 싼 이곳 쪽방뿐이었다. 한 두평 남짓한 공간에서 그들은 이곳에서 한국의 산업화를 이끌어왔다.
 
이후 2000년대 들어 '구로공단'이 '서울 디지털산업단지'로 이름이 바뀌고, 예전에 있던 공장들이 떠난 자리에 첨단 정보통신 벤처기업들이 입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가리봉동은 부족한 기반 시설과 노후된 주거시설로 디지털단지의 벤처인들을 수용하지 못했고, 조선족과 중국인, 막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빈민가'로 전락해 개발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구로구 관계자는 "드디어 가리봉동 일대가 일명 벌집촌과 쪽방촌에서 해방됐다“며 ”서울 디지털산업단지라는 이름에 걸맞는 우수한 비즈니스 공간과 함께 주거환경도 대폭 개선해 첨단 복합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순재 기자 loving941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