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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주공2단지 ‘낮은 지분율’에 조합원 울상: 2010.04.27 15:09 입력 | 2010.04.28 20:18 수정

서울 강동구 고덕 주공2단지(2600가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 14일 예비시공사 3곳을 선정했다. 예비 시공사로 선정된 곳은 ▲삼성물산-GS건설 컨소시엄(지분율 137%ㆍ3.3㎡당 평균 분양가 2269만 원) ▲대림건설(지분율 133%ㆍ3.3㎡당 평균 분양가 2179만 원) ▲코오롱건설(지분율 132%) 등이다.
 
하지만 이곳 조합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들이 제시한 지분율이 당초 기대했던 150%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다. 137%는 지난 2002년 1차 시공사 선정 때 건설사들이 제시했던 145%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지분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합 관계자는 “계획 용적률이 249.67%이지만 기부채납 및 보금자리주택에 해당하는 용적률을 제하고 나면 실제 순수 용적률은 207% 정도”라며 “용적률도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에서 시공사들이 제시한 지분율마저 기대치를 밑돌아 조합원 사이에 재건축에 대한 회의감이 생기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분율 150%를 확보하려면 (3.3㎡당) 평균 분양가가 약 2700만 원이 돼야 하고 지분율 160%를 확보하려면 약 3000만 원이 돼야 한다”면서 “그런데 일반분양가 2269만 원, 조합원분양가 1815만 원을 적용해 150%, 160% 지분율을 주장하면 사업이 진행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예비 선정된 건설사 중에 어느 회사가 시공자로 선정되든지에 상관없이 결국 도급제 사업을 진행 중인 고덕지구 인근 단지(3단지ㆍ시영)와 비교해 동등 이상 최고 지분율을 확보하는 게 최대 현안”이라고 덧붙였다.
 
고덕 주공2단지에서 ‘낮은 지분율’이 문제가 되면서 이에 대한 시장의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유망 재건축 단지로 꼽히던 고덕 주공2단지조차 시공사가 제시한 지분율이 조합원 기대치에 못 미치자 이를 벤치마크(benchmark)로 삼으려던 인근 재건축 단지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
 
2만여 가구의 재건축을 추진 중인 고덕지구 9개 단지는 주공2단지에서 이처럼 낮은 지분율이 나오자 충격에 빠졌다. 고덕지구 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고덕시영ㆍ고덕 주공3단지 등도 지분에 별반 차이가 없어 추가부담금 우려로 술렁이고 있다”고 전했다.
 

◆ 지분율, 도대체 뭔데?
도대체 지분율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재건축 시장에 엄청난 파급력을 미치고 있을까. 쉽게 말해 ‘지분율’은 재건축 후의 가치를 뜻한다. 지분율이 클수록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면적이 커진다. 지분율은 개발 이익(분양 수입-총 비용)에 비례한다. 분양 수입이 많을수록 사업비용이 적을수록 높아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덕 주공2단지 42㎡(공급면적)의 경우 대지 면적 67㎡에 1.37(삼성-GS 컨소시엄 지분율)을 곱하면 무상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아파트 면적이 나오는데 대략 91.8㎡가 된다.
 
따라서 이보다 넓은 면적으로 가려면 추가부담금을 내야 한다. 3.3㎡당 조합원 추정 분양가 1900만 원 적용할 경우 112㎡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1억2000만 원가량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조합원분양가는 일반분양가보다 낮게 정해지는데 대체로 일반 분양가의 85% 수준에서 결정된다.
 
4월 말 현재 고덕 주공2단지 42㎡는 5억4000만 원~5억5000만 원, 46㎡는 5억6000만 원~5억7500만 원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52㎡는 6억2000만 원~6억4000만 원, 59㎡는 7억4000만 원~8억1000만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여기에 시공사가 제시한 최고 지분율(137%)을 적용할 경우 42㎡를 구입해 조합원 분양을 받기까지 총 6억7000만 원, 46㎡는 6억8000만 원(추가부담금 최대 1억2000만 원선) 정도 든다. 바꿔 말하면 적어도 53㎡ 이상의 조합원만 추가부담금 없이 112㎡에 입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재건축을 마친 고덕 주공1단지의 경우 동일 면적 분양가가 7억6000만 원 정도다. 최대 9000만 원가량의 시세 차익이 생기는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격이 비쌌던 올 1월과 지난 2006년 말 고덕 주공2단지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이익을 남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42㎡(약13평ㆍ1평=3.3㎡) 소유자가 재건축 후 112㎡(약34평)를 배정받게 될 경우 투자비는 매매가 6억 원에 1억2000만 원을 더해 총 7억200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재건축을 마친 고덕 주공1단지 동일 면적 아파트는 7억6000만 원에 장기 미분양 상태다. 이자ㆍ기회비용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수익률 0’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무상지분율이 120%대로 낮아지면 마이너스 수익이 불가피하다.
 
한편 고덕 주공2단지 조합 측은 내달 1일 열리는 조합원 총회에 시공사 선정에 관한 안건을 상정한 뒤 무기명 비밀투표로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이곳은 사업 계획상 총 4064가구가 신축된다. 임대주택을 포함해 814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