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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비 75% 지급됐는데, 조합설립무효라니…: 대법 9.24판결 불구 조합들 여전히 울상; 2009.11.02 18:50 입력 | 2009.11.03 18:13 수정

홍순재 기자 loving9417@gmail.com

그동안 민사소송으로 다뤄져 왔던 조합설립 무효나 관리처분계획 무효소송에 대해 행정소송으로 전환하라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왔지만 이미 무효판결을 받은 조합들은 계속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미 내려진 무효판결 때문에 사업이 늦춰져 엄청난 비용이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동구 금호15구역재개발조합의 경우 지난 5월29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업무집행정지가처분을 받았다. 또한 지난 9월 24일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 같은 건으로 인해 조합설립 무효 판결을 받았다. 
 
조합은 대법원 판결 이후 현재 1심에 계류 중인 조합설립무효확인소송에 대해 이의신청을 냈지만 이마저도 기각됐다.
 
현재 조합설립무효확인소송으로 인해 모든 업무가 정지된 금호15구역 조합의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이미 관리처분 총회를 마친 금호15구역은 전체 조합원 약 1008명 가운데 75%이상이 이미 이주비를 지급받았고, 이주비를 지급받은 조합원 중 50%는 이미 이주를 마친 상태다. 이에 따라 지급된 자금에 대한 이자비용이 계속 발생해 조합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업무는 진척이 없지만 금융비용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금호15구역 조합 노동혁 사무장은 “한 달에 금융비용만 4억~4억5000만 원 가량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현재 6개월간 지속되고 있다”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법원에 조합설립무효와 업무집행정지가처분의 소송을 제기한 비대위의 존재 이유도 의문스럽다. 이미 ‘소송에서 이겼다’는 카드를 내세워 조합을 죄어오고 있기 때문. 
 
특히, 비대위는 지난 소송 취하 건을 놓고 조합과 협의 과정에서 사익을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조합원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협의 과정에서 비대위는 ▲조합원 분양가 10% 인하 및 완공 시까지 확정 ▲조합이사 및 감사에 비대위 측 인사 참여 ▲조합원 명부의 공개 ▲조합이 사용한 비용자료 공개 ▲시공관련 업체의 용역계약서 공개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구세 조합장은 “분양가 10%인하와 관련해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할 뿐만 아니라 조합과 협의할 사항도 아니다”며 “다른 조항들도 이미 공개했거나 현실적으로 불가능 한 억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합이 기 집행한 비용과 관련한 자료와 계약서는 이미 공개를 했다”며 “하지만 조합원 명부 공개와 관련해서는 조합원들의 개인정보를 유출하라는 것인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라고 말했다. 
 
비대위의 지나친 요구가 알려지면서 그동안 그들을 지지해 오던 조합원들도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있다. 비대위와 함께 했으나 최근 탈퇴한 조합원 B씨는 “현재 비대위에서는 조합원들의 이익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금융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데 비대위에서는 조합에 들어가 개인 사익을 채울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금호15구역만의 일만은 아니다.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우 비대위의 무리한 요구 때문에 사업이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일선 조합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덜어주고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합설립무효와 관련해 일반법원들이 빠른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터뷰/ 금호15구역 이구세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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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지연에 따른 조합원 피해, 더 이상 방치하면 안됩니다

 
“비대위도 조합원이라는 생각으로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조합설립 무효나 관리처분계획무효확인 등 민사소송을 행정소송으로 전환하라는 대법원의 판례가 나온 지금, 금호15구역 조합에서는 앞으로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조합원과 대화를 통해 내실을 기하고 있다.
어려운 가운데 업무를 지휘하고 있는 이구세 조합장. 그를 만나 대법원 판결 이후 사업진행 상황과 앞으로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50년 넘게 금호 15구역에 살면서 이렇게 어려움을 겪은 적은 처음이다. 처음 재개발사업을 진행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추진위원회가 출범하고 모든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현재, 그 때의 추진위원장이 현재 비대위원장이 됐다. 조합장도 지인들의 만류로 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주민들이 추천을 해 마지막으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맡게 됐다. 그런데 이 자리가 조합원 때문에 이렇게 힘들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조합장으로 처음 부임하고 주민들에게 모든 것을 알려주고 투명하게 운영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반대에도 불구, 감정평가액까지 주민들에게 다 알려줬다. 
그러는 과정에서 전 추진위원장과 그와 뜻을 같이 하고 있는 사람들이 비대위를 만들었고 조합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가장 아픈 상처는 비대위에서 소송한 조합의 업무정지와 조합설립무효확인소송이다. 빨리 치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지난 9.24대법원 판결 이후 달라진 것은 없는가? 
조합으로 봤을 때 이번 대법원 판결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현재 6개월 째 업무를 진행하지 못하다 보니 주민들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쌓이고 있고 그에 따른 금융비용도 벌써 20억 원이 넘어 섰다.
비대위를 미워하지는 않는다. 같은 조합원인데 왜 미워하겠는가. 그러나 업무가 빨리 진행되도록 현재 민사소송으로 2심에 계류 중인 조합설립무효확인소송을 취하해 문제가 빨리 해결되도록 해 줘야 한다. 더 이상 조합원들이 손해를 보도록 방치하는 것은 잘못이다.

●… 앞으로 대응방안에 대해 한 마디 부탁드린다.
 
법원에서 업무정지가 풀리는 즉시, 본격적인 업무를 진행하도록 내부적으로 정비를 하고 있다. 현재 약 75%까지 이주비가 지급됐다. 내년 6~7월까지 이주를 완료하고 철거를 마친 뒤 내년 말에는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15구역은 금호 전체구역 중에서도 살기 좋은 지역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성공적인 재개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조합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홍순재 기자 loving941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