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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재개발·재건축 공사비 제한 ‘어불성설’: “‘묻지마 공사비 증액’ 자체가 공무원의 몰이해”; 2011.07.05 11:14 입력 | 2011.07.05 12:43 수정

손동후 기자 sondh@rknews.co.kr

“총회에서 조합원이 선택, 포퓰리즘 반영한 것”
 

■서울시 방침, 시공자 강력 반발
 
[도시재생신문 손동후 기자]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시공자가 입찰할 때 공사비를 사실상 제한하자 건설사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3일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시공자 선정 시 조합에서 예정 가격을 의무적 제시토록 하는 ‘공공관리 시공자 선정 기준’을 개정·고시했다. 
 
따라서 조합이 설계한 대로 입찰에 응해야 하며 대안으로 입찰할 경우 예정 가격 범위 안에서만 가능토록 했다. 
 
또 사업시행계획 변경으로 공사 물량이 증가한 경우 등 명백한 사유가 있을 때엔 공사비 증액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액수를 제시하고 사전 동의를 반드시 얻도록 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묻지마 공사비 증액 없앤다’라는 제목으로 배포했다.
 
이에 대해 건설사들은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A시공자 재개발·재건축 담당자는 “묻지마 식으로 공사비를 인상해 왔다는 서울시 공무원의 인식은 도시정비 사업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시공자가 임의대로 공사비를 조정할 수 없는 엄연한 팩트를 부정하고 마치 시공자가 임의로 설계변경을 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여론몰이를 해 가는 것 자체가 서울시 공무원들의 포퓰리즘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사비의 결정은 조합과 조합원 스스로 하는 것”이라며 “시공자가 합리적이지 못한 근거를 토대로 공사비 인상을 요구한다면 조합원들이 애초에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추세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B시공자 재개발·재건축 담당자는 “현재 주택은 단순히 주거 기능을 넘어서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절약, 스마트, 범죄 예방 등 부가 기능이 더해진다”며 “이러한 가치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공공 공사 발주하듯 단순히 계량적이고 정략적인 가격 요소를 중심으로 평가한다면 아파트의 질적 저하를 가져와 이는 곧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간에는 서울시 의도대로 될지 모르지만 장기간으로 보면 손해를 보는 경쟁이 오래 갈 수 없다”며 “결국 특화 기술을 제외시키는 선택을 해 저가 아파트를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합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C시공자 재개발·재건축 담당자는 “조합 스스로 공사 예정 가격을 산정할 능력이 되는지 짚어 봐야 한다”며 “조합 집행부와 임·대의원진이 정비사업과 건축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현황을 밝혔다.
 
이어 “한시적인 법인체의 구성원인 조합의 경우 보통 자신의 손익에 관심이 더 크고 사업 제반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기 쉽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산출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기존에는 입찰 시 예정 가격 제시를 선택 사항으로 뒀기 때문에 입찰 참여 자격 무효를 판단할 기준점이 모호했다”며 “시의 방침에 따라 입찰에는 예정 가격에 준하는 업체만 참여할 수 있으며 예정 가격 이상을 제시하는 시공자는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특화’와 ‘대안’의 용어 정의를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담당자는 “대안은 원안 설계와 비교해 동등 이상의 기능이 있고 공기 단축 또는 비용 절감이 가능한 설계로서 예정 가격과 사업시행인가의 경미한 변경 범위 안에서 제시하도록 했다”며 “특화는 시공자가 조합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품목으로 규정하고 TV, 냉장고 등 무상 제공할 품목의 규격, 수량 및 금액 등을 정확히 명시하게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