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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해석 & 또 다른 법률논쟁: 2011.06.08 14:55 입력

송윤창 기자 songyc1@gmail.com

이번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법률적으로 완벽한가도 또 다른 논쟁거리다. 도시정비법 제24조(총회의 개최 및 의결사항)제3항 제7조에 의하면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선정 및 변경은 반드시 총회의 의결 사항으로 규정돼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법제처의 이번 유권해석이, “추진위나 조합이 선정한 정비업체만이 총회의 대행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라는 것이 아니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면허를 가진 자만이 총회 대행 업무를 할 수 있다”로 이해된다면 이는, 도시정비법에 위배되는 것이 된다. 정비업체는 반드시 총회의 의결로 선정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조합이 선정된 정비업체가 아닌, 별도의 총회 대행 업체를 이용하는 이유가 정비업체에 의한 이권 개입의 차단 혹은 좀 더 효율적인 총회 진행이라면, 별도의 총회 대행업체 선정은 조합 업무 진행 과정에서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법제처 유권해석처럼 총회 대행업을 수행하기 위해 정비업 면허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 사실상 업무의 혼란은 불가피하다.
 
법대로라면 정비업체 선정은 총회 의결 사항이므로 조합은 조합의 정비업체가 아닌 자를 총회 대행자로 선정하기 위해 별도의 총회를 열어야 한다. 총회의 의결 없이 업무를 수행할 경우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총회를 위해 총회를 열어 총회 대행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 역시, 비즈니스의 일반적인 관행에 비추어 ‘난센스’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법제처의 유권해석대로 한다고 하더라도 정비업 면허를 가진 자로 총회 대행업체를 선정했을 경우 사실상 한 조합에 두 개의 정비업체가 활동하게 된다는 문제도 있다. 조합설립인가·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인가 업무를 제외하면 사실상 정비업체 업무의 대부분인 총회 업무를 두 개의 정비업체가 수행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될 가능성도 높다.
 
또 다른 논점은, 이렇게 꼬일 대로 꼬인 법제처의 이번 유권해석을 기초로 한 조합과 조합원간 소송이 발생할 경우, 법제처의 유권해석과 같은 판결이 내려지겠느냐는 점이다. 당장 비전문가에 의한 검토만으로도 여러 가지의 법률적인 쟁점이 발견되는 사안을 놓고, 법원이 법제처의 유권해석처럼 단순한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문제의 핵심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주거환경개선이라는 공공적인 목적 이외에도 조합원들의 재산을 담보로 진행되는 이익 사업이라는 사익적인 목적도 함께 공유된다는 데 있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조합원들에 의해 비용이 수반되는 사업을 법제처의 유권해석 하나로 무 자르듯 설명할 수는 없다는 데 논란의 원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