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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서 감리자를 감독할 줄 알아야”: 김영선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2011.02.17 15:50 입력 | 2011.02.17 22:19 수정

장창훈 기자 mustcan@rknews.co.kr

<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WIDTH: 413px; HEIGHT: 293px" align=left src="/PEG/12979487157432.jpg" width=475 height=325> 서서울시 구청마다 ‘재개발 학교’ 교육 열풍이불고 있다. 서대문 재개발 학교는 추진위 및 조합과 비대위, 행정기관이 동시에 교육을 참여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의 뒷 배경에는 명지대가 있었다. 김영선 명지대 부동산 대학원 교수를 직접 만났다.
 
“서대문구 지역주민들에게 평생교육과정 차원에서 부동산 교육을 실시하려고 했어요. 교육 프로그램을 알게된 서대문 구청장이 그것도 좋지만, 재건축, 재개발학교에 있어서 추진위측과 비대위간 갈등이 심하니까, 갈등의 고리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시급한 당면과제라고 했습니다. 구청직원, 추진위원장, 조합장, 비대위측 사람들이 동시에 참여하는 획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된 셈이지요”
 
1시간 교육과 1시간 토론의 장이 마련된 서대문 재개발 학교는 72명 가량의 인원이 참여했다. 교육비도 별도로 있었다. 
 
처음엔 비대위들이 참여한다고 하니까 추진위원회들이 교육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기도 했고, 나중엔 비대위들이 반발을 하기도 했지만, 모든 교육이 마치자, 양측의 교육생들은 서로의 애로사항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작지만 갈등의 실마리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보통 재개발 교육들은 주입식 사업설명회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명지대가 주최하는 교육은 대화식 토론교육이었고, 그러한 교육 프로그램이 좋은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성동구청에서도 서대문 열린 재개발학교를 벤치마킹해서, 최근 성동구청도 재개발 학교를 명지대와 함께 개강했다.
 
“교육을 수료한다고 해서 갈등이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최소한 갈등의 실마리가 풀리는 것이지요. 1기 교육생들을 중심으로 원우회를 구성하고, 자주 모임을 가지면서 서로가 대화의 공간을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구청 직원은 행정기관으로서, 추진위원회는 사업주최로서, 비대위들은 행정적 약자로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그러한 교육의 시작점이었다고 봅니다”
 

◆재개발에도 품질관리가 필요하다
김영선 교수는 “품질관리는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원하는 시기에 제조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했다. 
 
농업사회에서 제품들은 선주문 생산으로 소비자가 주문하면, 생산자가 만들었고, 소비자는 선택의 여지가 좁았다. 
 
반면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체제로 변하면서 제조자는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해서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제조자들이 먼저 품질관리에 신경을 쓰게 됐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건설업체의 선분양제도는 주문생산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만들어지지도 않은 호수를 추첨해서 분양받으니까요. 먼저 주문하고, 원하지 않은 품질이라도 그 호수를 받아야만 하는 구조입니다. 만들어지기도 전에 주인이 정해져 있으니 품질관리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알아야해요. 품질관리는 최고의 품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품질을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후분양 제도라면 건설업체는 지금보다 더욱 주택의 품질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재개발, 재건축 공사도 조합이 건설업체와 공사계약을 체결하여 주택을 건설하게 되므로 주문생산인 셈이다. 
 
먼저 돈을 지불하고, 그 품질이 좋든 아니든 가져가야만 했던 생산 시스템인 것이다. 김 교수는 품질관리 측면에서 “공사현장에 나와있는 감리자의 감리활동을 철저히 감독해야한다”고 권유했다.
 
건설공사는 건설기술관리법에 의해 건설공사의 품질관리를 국제 품질관리 규격인 품질보증시스템(ISO 9001~9004)을 도입하여 품질보증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으며, 또 감리자로 하여금 이를 감리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도 부실공사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감리는 건설업체가 설계도면으로 건설하는지 감독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감리는 누가 감리하나요? 감리가 감리를 잘하는지 감리할 줄 알아야합니다. 감리에게 감리계획서를 받고, 그 감리계획서를 전문업체에 의뢰해서 확인하는 절차가 꼭 필요합니다. 모르면 당하니까요. 재건축, 재개발조합 집행부가 도시정비법의 지식을 갖추는 것도 좋지만, 건설업체의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을 직원으로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건설을 모르면 감리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철근콘크리트 수명에 대한 중요한 지적이 나왔다. 김 교수는 “철근콘크리트 수명은 콘크리트 수명과 관련있지 않고, 콘크리트 중성화 속도에 좌우된다”며 “콘크리트는 초기에 강알칼리여서 철근이 녹슬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콘크리트가 공기 중 탄산가스를 흡수하면서 중성화되고, 철근이 있는 곳까지 중성화되면 철근이 녹슬기 시작하므로, 콘크리트 수명이 다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철근콘크리트 건축물의 수명은 철근의 피복두께가 골조의 수명을 좌우합니다. 그런데 피복두께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고 콘크리트 표면에 철근이 보이는 상태로 피복두께가 확보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발생할 수가 있는데, 이때 모르터로 대충 바르고서 페인트나 벽지로 덮어버려요. 나중에 알게 되더라도 이미 늦습니다. 골조 공사는 중간중간 철저히 점검해야 합니다. 콘크리트 중성화 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좋은 품질이 사용됐는지, 마감상태는 좋게 됐는지, 두께는 적당한지 구체적으로 파악해야합니다. 나중에 알고서 그 위에 콘크리트를 덧바르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김 교수는 현재 서울시 주택정책에 대해서 “계획적, 체계적, 지속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2008년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서울시가 계획하고 있던 도시정비사업이 일정대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도시의 슬럼화와 주택공급차원, 주거환경 개선차원에서 도시정비사업은 계획적, 체계적, 지속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교수는 “중대형 평형의 주택건축이 향후 중소형 위주의 건축으로 규모가 변경될 필요가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2시간 가량 진행된 김 교수와 인터뷰에서 “선분양 제도는 주문생산 방식이고, 품질이 좋지않더라도 소비자는 제품을 사용해야만 하는 제도”라는 지적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최소한 명지대가 추진하는 열린 재개발 학교는 소비자들인 추진위원회와 비대위, 구청직원들의 기호에 알맞은 현실적 교육 프로그램을 생산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A href="mailto:비쳐졌다.@naver.com">비쳐졌다.</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