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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학성 법무법인 정률 변호사: 2010.10.13 13:23 입력 | 2010.10.14 22:51 수정

/인터뷰/ 김학성 법무법인 정률 변호사
“분쟁의 근원은 ‘계약’…전문가의 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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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은 잘못된 계약 체결과 그에 대한 이행 과정에서 발생한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법무법인 정률 본사에서 만난 김학성 변호사가 한 말이다. 그는 일선 조합 등이 이를 잘 숙지해 협력 업체와의 계약 체결에서부터 그것의 이행까지 꼼꼼히 살피고 따져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또 그는 이날 유난히 분쟁 해결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심지어 도시재생신문의 창간 1주년을 축하하면서도 향후 분쟁 해결의 방향을 모색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이는 공공관리자제도의 전면 시행으로 시공자 선정과 관련한 분쟁이 줄어든다고 해도 여전히 분쟁 가능성이 다분한 정비사업의 특성을 간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변호사는 공공관리자제도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합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시공자 선정 권한을 가져가는 과정에서 이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해 납득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밖에 그는 추인 결의를 인정하지 않는 판례가 증가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상가 재건축에 있어서는 상가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것이 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분쟁 해결을 위한 관(官) 차원의 노력이 만간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 공공관리자제도 고쳐야 할 문제 많다.
공공관리자제도는 다른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시공자 선정 권한을 조합원들로부터 가져왔다는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 그 과정에서 이를 어떻게 납득시키느냐, 그에 대한 불만을 어느 정도까지 수그러지게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당분간 시공자 선정과 관련된 분쟁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될 것이지만 시공자 선정 권한이 줄어든 조합원들의 불만은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것이다. 게다가 민관(民官) 갈등의 가능성도 상존해 새로운 분쟁으로 발전할 공산이 크다.
 
게다가 공공관리자의 역할을 대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SH공사 등이 그러한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얼마만큼의 보수를 가져가는 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공공관리자제도가 시장에 정착하는 데에는 시일도 상당 기간 걸릴 것이고 그 과정에서 진통 역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 공공관리제도에 따른 변호사의 역할.
업체 선정에 있어 변호사들이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커다란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정비사업에서 이권 개입 여지가 가장 컸던 시공자 선정과 관련해 분쟁이 줄어드는 만큼 궁극적으로 조합원들에게 이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정비사업이란 게 워낙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분쟁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변호사의 역할이 증대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앞으로는 조합 처지에서 계약 체결에 관한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쓰라고 조언하고 싶다. 
 
협력 업체와의 계약 체결은 조합이 하는 것이고 그것의 이행 여부 역시 조합이 확인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법률 전문가와의 상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체크(check)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 재건축상가문제에 대한 소견.
이제껏 대부분의 사업 구역에서 시간ㆍ비용 등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추인’ 결의 형식을 취해 왔지만 최근 들어 이를 인정하지 않는 판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합장 등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으로 처벌하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는데 이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대부분의 계약은 정비사업비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의 사용 등은 대의원회에 위임이 가능하다. 따라서 앞으로 이를 구분하고 인정할 수 있는 보완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가 문제만 하더라도 법적으로 토지 분할이란 해법이 있지만 현실은 모두가 패자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원론적으로 상가 조합원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이에 근거한 보상이 이뤄져야 분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아파트와 상가를 분리해 따로 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는데 기존 상권을 새로운 상권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등을 충분히 따져야 하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예측 결과가 좋지만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독립채산제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 지자체의 분쟁조정기능 강화 필요.
정비사업은 법률에 기초해 진행되는 사업이다.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쟁의 최종적인 해결 역시 법에 의해 이뤄져야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과 시간뿐만 아니라 승패와 상관없이 남게 되는 당사자 간 앙금이 아닐까 싶다. 심지어 승소하더라도 상처뿐인 승리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분쟁을 예방ㆍ조정하기 위한 권위 있는 기구가 속속 생기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더욱 확산돼 앞으로는 민간 차원에서도 분쟁 해결을 위한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되길 바란다.
 

#. 도시재생신문 창간1주년에 부쳐.
벌써 1년이라니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무엇보다 짧은 시간 동안 지금의 위치까지 성장한 도시재생신문에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지난 1년여 동안의 역할이 현장 취재를 통해 분쟁의 본질을 천착하는 데 있었다면 앞으로는 그러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과 방향을 모색하는 데까지 역할을 넓혔으면 한다. 아울러 업계를 선도하는 신문이자 중추적인 언론으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