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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회 결의가 유효하기 위한 재적 대의원의 수: 2012.06.09 17:03 입력

전영상변호사(법무법인한가람) rknews@rknews.co.kr

<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align=left src="/PEG/13392290053568.jpg">1. 서설
대의원회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상 조합원 수가 100인 이상인 조합의 경우에는 반드시 두어야 하는 기관으로서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35조가 정하는 사항을 제외하고는 총회의 권한을 대행할 수 있으며, 그 구성원인 대의원의 수는 기본적으로 조합원의 10분의 1 이상으로 하되 조합원의 10분의 1이 100인을 넘는 경우에는 조합원의 10분의 1 범위 안에서 100인 이상으로 정관이 정하는 수로 구성할 수 있다(도시정비법 제25조 제1항, 제2항,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6조 제3항). 
 
대의원회는 정관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재적대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게 되는데(시행령 제36조 제8항), 문제는 만일 창립총회 때 인준받은 대의원 수가 사임, 이사, 사망 등으로 줄어 재적대의원 수가 조합원 수의 10분의 1 미만으로 된 경우에 있어서 그 재적대의원만을 기준으로 개최하고 한 대의원회에서의 의결을 유효한 것으로 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하여 최근 법원은 이에 대한 명확한 판결례를 내놓았는바, 본 글에서는 그 의미와 그에 따른 실무상의 대응방안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고자한다.
 
2. 판결의 내용
 
가. 사실관계
조합원 수가 약 2천여 명인 조합이 사업완료로 인한 조합해산 결의의 건 등의 안건처리를 위해 대의원회(이하 ‘이 사건 대의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창립총회 당시 110명으로 구성되었던 대의원 수가 이 사건 대의원회 당시에는 70명이었고, 그 중 서면결의서 제출자를 포함하여 55명이 참석한 가운데, 상정된 안건을 모두 52명의 찬성으로 가결하였다.
 
나. 원고들의 주장과 판결결과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이 사건 대의원회는 현행 도시정비법 제25조 제2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구성되었으므로 이 사건 대의원회가 한 결의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1, 2심 모두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대의원회에서의 각 결의는 무효라고 판단하였고, 대법원은 조합의 상고에 대하여 심리불속행기각판결을 하여 판결이 확정되었다.
 
다. 판결이유
위 사건에 관하여 서울고등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즉 “도시정비법 제25조 제2항은 ‘대의원회는 조합원의 10분의 1 이상으로 하되 조합원의 10분의 1이 100인을 넘는 경우에는 조합원의 10분의 1 범위 안에서 100인 이상으로 구성할 수 있으며, 총회의 의결사항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을 제외하고는 총회의 권한을 대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대의원회 개최 당시 피고 조합의 조합원은 2,000명을 초과하고 있었던 만큼, 피고 조합의 대의원회는 100인 이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대의원회 개최 당시 재적 대의원은 70명에 불과하여 법률이 정한 정원에 미달하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이 법률에서 정한 정원에 미달하는 대의원회는 총회의 권한을 대행하여 결의할 수 없다고 할 것인 만큼, 이 사건 각 결의는 대의원회 구성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면서, “도시정비법 제25조 제2항은 조합의 조합원 수가 100인 이상의 다수인 경우 총회소집, 결의의 곤란으로 인하여 조합의 존립 등과 관련된 핵심사항 이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총회의 권한을 대행할 수 있는 대의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대의원회가 조합원 총회의 의사결정을 갈음할 수 있을 정도의 대표성을 갖추도록 하기 위하여 조합원 총수의 10분의 1 이상 또는 100인 이상의 대의원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요건을 설정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조합의 대의원회가 도시정비법 제25조 제2항에 따라 총회의 권한을 대행하기 위해서는 도시정비법이 규정하고 있는 대의원 수를 충족하여 대의원회를 구성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다.
 
3. 위 판결의 의의와 실무에서의 대응방안
 
가. 위 판결의 의의
위와 같은 판결내용은, 총회의 권한대행기관으로서 조합원의 대표성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한 대의원회의 의의 및 취지 등에 비추어 법정 대의원 최소 인원수에 관한 도시정비법 제25조 제2항의 규정은 공익이 요청에 의한 강행규정이며, 따라서 법정 대의원 수에 미달하는 대의원회에서 이루어진 결의는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는 것이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선 위 판결에 따르면, 대의원 수가 법정 대의원 최소 인원수에 1명이라도 미달하게 되면 대의원회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되고, 특히 상당수의 조합에서 대의원의 보궐선임은 대의원회에서 하도록 정관에 규정하고 있는 것이 보통인데, 이 경우 대의원회가 대의원의 보궐선임조차 하지 못해 그 기능을 회복할 수도 없게 되어 사실상 대의원회의 소멸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의문점이 있을 수 있으며, 실제 위 사건에서 피고 조합은 이러한 주장을 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위 판결은, “만약 이와 달리 피고의 주장대로 위 도시정비법 규정에 따른 최소 인원수의 제한이 없다고 한다면, 재적 대의원이 계속 줄어들어 극히 적은 수의 대의원만이 남는 경우에도 그 대의원회가 조합원 총회의 권한을 대행할 수 있게 되어 불합리하고, 이와 같이 조합원 수가 줄어드는 사정 등으로 대의원 수가 법정 정원을 충족하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른 경우에는 오히려 대의원회는 그 기능을 다하고 조합원 총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면 될 것이다.”라고 하여 재적대의원 수가 법정 정원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는 조합원 총회가 대의원회의 대행권한을 거둬들이면 족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위 판결은, 대의원회의 본래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적대의원 수를 법정 정원으로 유지하여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보인다.
 
나. 위 판결에 따른 실무에서의 대응
위와 같은 판시법리의 당부 문제는 별론, 실무상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몇 가지 점을 짚어 보면 다음과 같다.
 
1) 먼저 당장에 재적대의원 수가 법정 정원에 미달하는 조합은 어떻게 대의원 수를 보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경우를 보면 대의원 수가 자연적으로 감소하더라도 현존하는 재적대의원만으로 대의원회를 열어 총회에서 위임받은 사항등을 의결하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위 판결에 따르면 그러한 대의원회는 사실상 소멸한 것과 같은 셈이 되므로, 당장에 재적대의원 수를 법정 정원에 맞추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더구나 위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대의원회 의결로써 대의원을 보궐선임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아 그 문제해결이 쉽지는 않다.
 
그렇다고 조합이 대의원회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도 녹록치 않다. 특히 조합원 수가 상당한 조합의 경우에는 도시정비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대의원회를 반드시 두어야 하고, 실제 시간과 비용 등의 효용성의 측면에서 대의원회가 조합원 총회의 권한을 대행하여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의원회가 조합원 총회의 권한을 대행하는 데에만 그치지 아니하고 독립적인 의결기능을 하는 사항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시공자, 설계자 또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선정에 있어서 대의원회의 역할을 보면 이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위 판례에 따르면 조합원 총회가 그 본연의 역할을 하면 된다는 것이므로, 대의원의 보궐은 창립총회에서 대의원을 인준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조합원 총회를 통해 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다만 이 경우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대의원회를 거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것이지만, 위 판결에 따를 때 이는 부득이한 ‘절차의 생략’일 수밖에 없으므로, 그것이 조합원 총회의 의결에 대한 절차상의 하자로 평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그와 같이 보지 아니하면 특히 반드시 두어야 할 대의원회를 영영 재구성할 수 없게 되어 이 또한 도시정비법에 반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2) 다음으로, 위 판결의 취지에 맞추어 정관을 보완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보통의 경우 도시정비법 제25조 제2항과 유사한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을텐데, 만일 정관에서 대의원 수를 ‘OO이상 OO이하’의 형식이 아닌 ‘OO명’으로 정해 놓은 경우라면 전자의 경우로 개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이는 것이다. 대의원이 사임하거나 이사를 가는 등 결원이 생길 경우에 있어서도 법정 정원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 판결에 따를 때 정관에 처음부터 여유 있게 재적대의원 수를 정해 놓고 창립총회에서 선임해 놓는 것이 가장 바람직해 보이는 것은 물론이며, 처음부터 가칭 ‘예비대의원’을 두어 궐원이 생길 때 자동적으로 대의원이 될 수 있는 조치를 정관에 마련해 두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수시로 대의원의 결원 여부를 확인하여 적시에 대의원을 보궐선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두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3) 그리고 당장에 이미 법정 정원에 미달한 상태로 한 대의원회 의결이나, 그에 터잡은 각종 조합원 총회의 의결은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지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생각건대 조속히 조합원 총회를 열어 기왕의 의결을 승인하거나 추인하는 의결을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부득이한 과정으로 이해된다. 위 판결에 따라 위 판결을 역이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조합이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여야 할 숙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