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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분담금 변경을 위한 절차와 방법: 2011.09.16 11:24 입력 | 2011.09.16 16:05 수정

김학성 변호사 zaratu@hanmail.net

<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src="/PEG/13161398785014.jpg" align=left>(서울고등법원 2010. 3. 17. 선고 2009나92687 판결)

 
1. 문제의 제기
 
재개발 및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사비를 비롯한 사업 비용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조합원의 분담금이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글에서 살펴보는 고등법원 판결(서울고등법원 2010. 3. 17. 선고 2009나92687 판결)은 이 같은 분담금의 증가와 관련해 총회 및 서면 동의와 같은 조합원들의 총의에 의하지 않은 분담금의 변경은 위법하다고 판시하면서 (1)분담금의 변경에 조합원총회의 결의가 필요한지 여부 (2)조합원총회 결의를 통한 분담금 증액 시 그 의결정족수 (3)그리고 조합원총회 개최 없이 서면 동의 만에 의한 분담금 증액이 유효한지 여부에 대해 판시하고 있는 바 이하에서는 이에 대해 순서대로 검토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동 판결에서 피고 조합은 재건축 조합이고 피고 회사는 재건축의 공동 사업자 겸 시공자의 지위에 있다.
 

2. 분담금 변경에 조합원총회 결의가 필요한지 여부
 
피고 조합 정관 제17조에서 ‘총회는 경비의 수지 예산, 부과금의 금액 등에 관한 사항을 의결하고, 그 중 부과금의 금액 등에 관한 사항은 조합원 전원의 합의를 요한다’고 정하고 있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제24조 역시 ‘정비사업비의 금액 및 조합원별 분담 내역 등에 관한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 조합 및 그 조합원들이 부담할 정비사업비(부과금)를 변경함에 있어서는 조합원총회의 결의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한편 피고 조합과 피고 회사는 제1차 재건축 공사 계약 및 제2차 재건축 공사 계약을 통해 용적률의 증감이 있을 경우에는 분담금이 변할 수 있고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를 받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은 피고 조합이 부담하며 조합원의 이주가 늦어질 경우에는 분담금을 재조정하고 이주비에 대한 이자는 피고 조합 또는 그 조합원들이 부담하며 특수 지질로 인해 파일 시공을 할 경우에는 그 비용을 정산하기로 약정했다. 그러나 위 약정은 피고 조합과 피고 회사 사이의 약정으로서 위 약정이 피고 조합의 조합원들을 직접 구속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4다3864 판결 참조) 위 약정에서 정한 사정이 발생해 피고 조합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을 변경해야 할 경우에도 조합원총회의 결의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3. 조합원총회 결의를 통한 분담금 증액 시 의결정족수
 
재건축 조합의 설립 단계에서 정해야 할 건축물의 철거 및 신축에 소요되는 비용의 개략적인 금액과 그 비용의 분담에 관한 사항은 토지등소유자로 하여금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면서 재건축에 참가할 것인지 아니면 시가에 의해 구분소유권 등을 매도하고 재건축에 참가하지 않을 것인지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는 것인 바 당초 재건축 결의 시 시공자가 제시했던 비용의 분담에 관한 사항을 물가의 변동 등 건축 경기의 상황 변화에 따른 통상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해 변경하는 경우에는 비용 분담에 관한 재건축 결의를 변경한 것으로 봐야 하고 이는 그 비용의 증가가 정부 정책의 변경이나 기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의 발생으로 불가피하게 발생했다 하더라도 달라지지 아니한다.
 
그리고 도시정비법은 ‘시공자와의 계약서에 포함될 내용’이 특히 조합원의 비용 분담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해 이를 정관에 포함시켜야 할 사항으로 규정하면서 그 기재 사항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요하도록 하고 있는 바 재건축 조합 정관의 필요적 기재 사항이자 엄격한 정관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하는 ‘시공자와의 계약서에 포함될 내용’에 관한 안건을 총회에 상정해 의결하는 경우 그 계약서에 포함될 내용이 당초의 재건축 결의 시 채택한 조합원의 비용 분담 조건을 변경하는 것인 때에는 비록 그것이 정관 변경에 대한 절차가 아니라 할지라도 특별 다수의 동의 요건을 규정해 조합원들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도시정비법 제20조 제3항, 제1항 제15호의 규정을 유추 적용해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요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달리 재건축 조합의 정관 규정이 조합원들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공자와의 계약서에 포함될 내용’에 관해 그것이 당초의 재건축 결의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의 의결정족수에 못 미치는 동의로도 가결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도시정비법 제16조 제2항 소정의 엄격한 동의 요건을 거쳐 성립한 재건축 결의의 내용이 용이하게 변경돼 재건축 결의의 기초가 흔들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단 변경된 내용도 다시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일부 조합원들의 이합집산에 의해 재차 변경될 수 있어 권리관계의 안정을 심히 해하고 재건축 사업의 원활한 진행에 상당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정관의 의결정족수 규정은 사회 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7다31884 판결 참조).
 

4. 조합원총회 개최 없이 서면 동의를 통한 분담금 증액의 유효성
 
가. 판결의 취지
 
(1)조합원총회를 개최하지 않고 서면 동의를 통한 분담금 증액이 가능한지 여부와 관련해 동 판결은 구 도시정비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및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2007. 12. 31. 대통령령 제20506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기초해 관련 법령에서 총회 결의가 필요한지 여부를 명백히 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정관에서 정해야 하는데 정관에서 정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①재건축 조합은 대체로 그 조합원의 수가 많고 재건축에 대한 관심과 참여 정도가 조합원에 따라 현격한 차이가 있으며 재건축의 과정이 장기간에 걸쳐 복잡하게 진행될 뿐만 아니라 재건축 대상인 건물이 일단 철거된 후에는 조합원의 주거지가 여러 곳으로 분산되는 등의 사정이 있어 특히 대규모 재건축 조합의 경우 조합원총회를 소집ㆍ개최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조합원총회의 소집ㆍ개최를 엄격히 요구할 경우 재건축 자체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 및 ②서면 결의를 허용하면서도 그 방법 등에 관해 아무런 제한을 하고 있지 않은 집합건물법과는 달리 도시정비법은 서면 동의의 방법 등에 관해 상세히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를 허용하더라도 분쟁이 생길 여지가 줄었다는 점 등을 들어 서면 동의를 통한 분담금 증액이 가능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2)그러면서 이 같은 조합원총회의 결의가 없어 서면 동의의 방법에 의한 경우에는 그와 같은 서면 결의가 유효하기 위한 요건으로 다음과 같은 엄격한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 ①대법원 2005년 4월 21일 선고 2003다4969 판결에서 설시된 바와 같이 의결정족수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정도의 조합원들의 참여 기회가 원천적으로 배제된 채 서면 합의가 이뤄지거나 도시정비법 및 재건축 조합의 정관에 규정된 일정한 수 이상의 조합원들의 자의에 의한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없어야 한다. ②재건축 결의는 물론 재건축 결의의 내용이 변경됐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서면 결의의 방법에 있어서도 동의서에 인감도장이 날인되고, 인감증명서가 첨부돼야 한다. 도시정비법 및 그 시행령은 재건축 조합의 설립에 관한 동의서에 인감도장의 날인 및 인감증명서의 첨부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 동의서에 건축물의 철거 및 신축에 소요되는 비용의 개략적인 금액, 비용의 분담에 관한 사항 등 재건축 결의 사항이 기재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의 분담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는 등 재건축 결의가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도 그 동의서에 인감도장의 날인 및 인감증명서의 첨부가 요구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③서면 동의서에는 그 동의한 시기를 알 수 있는 날짜 등의 표시가 있어야 한다. 재건축 조합의 경우 서면 결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할 것이나 너무 장기간에 걸쳐 서면 결의가 이뤄지는 경우에는 단체 구성원의 의사표시의 합치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를 조합원총회의 소집ㆍ개최에 갈음하는 결의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 서면 동의서에 날짜 등 그 동의한 시기를 알 수 있는 표시가 없을 경우에는 그 결의가 언제 이뤄졌는지 알 수 없어 서면 결의의 유효성 여부를 판단하기 곤란하므로 서면 동의서에는 동의한 시기를 알 수 있도록 날짜 등의 표시가 있어야 할 것이다.
 
나. 도시정비법 시행령의 개정(2008. 12 17. 대통령령 제21171호로 개정된 것)
 
(1)개정 전 시행령의 규정
『제34조 (총회의 의결사항) 법 제24조 제3항 제12호의 규정에 의해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조합의 합병 또는 해산에 관한 사항
2. 대의원의 선임 및 해임에 관한 사항』
 
(2)개정 후 시행령의 규정
『제34조 (총회의 의결 사항) 법 제24조 제3항 제12호에 따라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조합의 합병 또는 해산에 관한 사항
2. 대의원의 선임 및 해임에 관한 사항
3. 건설되는 건축물의 설계 개요의 변경
4. 건축물의 철거 및 신축에 소요되는 비용의 개략적 금액의 변경』
 
다. 시행령 개정의 취지 및 판결 내용에 미치는 영향
 
위 시행령의 개정은 조합 설립 동의 당시의 필수적인 법정 동의 사항의 내용을 변경할 경우 총회 결의에 의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 중 조합원 분담금의 변경은 결국 ‘건축물의 철거 및 신축에 소요되는 비용의 개략적인 금액의 변경’과 관련한 사항이므로 조합원 분담금의 변경과 관련해 도시정비법의 규정으로 총회 결의 사항으로 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위 시행령 개정 후에는 동 규정에 의해 서면 동의의 방법이 아닌 총회 결의의 방법을 필수적으로 취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