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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매도청구권 행사와: 관련한 중요 쟁점에 대한 검토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2010.12.23 22:48 입력 | 2010.12.30 16:42 수정

조창혁변호사(한가람법률사무소) songyc1@gmail.com

<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align=left src="/PEG/12931121230323.jpg">1. 문제의 소재

최근 대법원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함) 제39조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게 부여하고 있는 “매도청구권” 행사의 적법 요건 등과 관련하여 상당수의 유의미한 판결을 계속하여 선고하고 있는바, 이하에서는 이에 대해 검토해 보기로 한다.

2. 재건축조합의 법적 성격 및 조합설립인가처분의 하자와 관련한 쟁점

가. 매도청구권 행사와 관련된 소송의 법적 성질 (=민사소송)

조합설립인가처분을 받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미동의자에 대한 매도청구권 행사의 일환으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민사소송)를 제기한 경우, 이에 대해 피고측은 전속관할 위반의 본안전 항변(민사소송이 아닌 행정소송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항변)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대법원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자 사이의 매도청구를 둘러싼 법률관계는 ‘사법상의 법률관계’로서 그 매도청구권 행사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존부를 다투는 소송 역시 민사소송에 의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는바(대법원 2010. 4. 8. 선고 2009다93923 판결 등 참조), 더 이상 이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 조합설립인가처분의 하자와 매도청구권 행사의 적법성 사이의 관계

(1) 일반론

주택재건축사업에서의 사업시행자인 정비사업조합은 관할 행정청의 조합설립인가와 등기에 의해 설립되고, 조합 설립에 대한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는 조합설립인가처분이라는 행정처분을 하는데 필요한 절차적 요건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므로, 설령 조합설립동의(혹은 조합설립결의)에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 하자로 인해 조합설립인가처분이 취소되거나 당연무효로 되지 않는 한 정비사업조합은 여전히 사업시행자로서의 지위를 갖는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8다6056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자 등에 대해 매도청구권을 행사하여 그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경우, 그 소송절차에서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 등이 조합설립동의서에 정한 비용분담에 관한 사항 등이 구체성을 결여하여 위법하다는 점을 근거로 매도청구권 행사의 적법성을 다툴 수 있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사정으로 조합설립동의(혹은 조합설립결의)가 무효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나아가 그로 인해 조합설립인가처분이 적법하게 취소되었거나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당연무효임을 주장․입증하여야만 한다(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다66686 판결, 대법원 2010. 4. 8. 선고 2009다93923 판결 등 참조).

즉,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토지등소유자는 조합이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민사소송)의 절차 내에서 조합설립인가처분에 하자가 있음을 들어 조합측의 매도청구권 행사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할 수 있기는 하나, 실제로 위와 같은 사유로 인해 조합 측의 매도청구권 행사가 부적법한 것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그 소송이 끝나기 전에 ① 조합설립인가처분이 인가청에 의해 직권 취소되거나, ② 조합설립인가처분에 대한 취소판결․무효확인판결(행정소송)이 확정되거나, ③ (당해 민사소송에서 피고에 의해)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당연무효라는 점이 입증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2) 대법원에서 문제된 구체적 사례

(가) 이른바 ‘백지동의서’에 기초한 조합설립인가처분의 경우

주지하듯이, 대법원은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6조 제1항 제1호의 「건설되는 건축물의 설계의 개요」 및 제2호의 「건축물의 철거 및 신축에 소요되는 비용의 개략적인 금액」에 관한 사항의 기재란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나 그 내용의 기재가 전적으로 탈루되어 있는 형태의 조합설립동의서(이른바 ‘백지동의서’)에 기초하여 내려진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인가처분은 당연무효라고 평가하고 있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두4845판결).

결국, 위와 같은 대법원 판례의 법리에 따를 때, 이른바 ‘백지동의서’에 기초하여 조합설립인가처분을 받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미동의자를 상대로 하여 매도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매도청구의 상대방인 피고는 위와 같은 사정(백지동의서에 기초하여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내려졌으므로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당연무효라는 점)을 주장․입증함으로써 원고의 청구를 기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 고시 표준동의서에 기초한 조합설립인가처분의 경우

그런데, 최근에 대법원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설립에 대한 토지등소유자의 동의가 건설교통부 고시 표준동의서에 의해 이루어진 사안에서, ‘표준동의서에 기재된 내용이 구체성을 결여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위와 같은 표준동의서에 기초한 조합설립인가처분 역시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0. 4. 8. 선고 2009다93923 판결, 대법원 2010. 4. 8. 선고 2009다10881 판결 등 참조).

즉, 건설교통부 고시 표준동의서에 기초하여 조합설립인가처분을 받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매도청구권 행사는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하다고 평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 공란으로 동의서를 받은 다음 공란을 보충하여 조합설립인가신청을 한 경우

한편, 이에 더 나아가 대법원은, 조합설립동의서 징구 당시의 동의서에는 ‘건축물철거 및 신축비용 개산액’란이 공란으로 되어 있었으나 조합설립인가 신청 전에 위와 같은 공란이 모두 보충한 다음 조합설립인가신청을 한 사안에서, 위와 같이 ‘보충된 상태의 조합설립동의서에 기초하여 내려진 조합설립인가처분의 하자는 중대․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는바(대법원 2010. 10. 29. 선고 2009다29380 판결), 결국 이에 해당하는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매도청구권 행사 역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하다고 평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라) 소결론

물론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의 경향을 법리적으로 비판하는 견해도 많다.

그러나, 필자의 입장에서 대법원 판례의 위와 같은 논리구성은 조합설립동의의 방식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던 당시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사업시행과 관련한 원시적인 걸림돌을 제거함으로써 이로 인한 기투입 비용의 낭비 내지 사회적 불합리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정책적 고려의 산물인 것으로도 보이는바, 정비사업의 공익적 측면을 감안할 때 대법원의 위와 같은 판단을 무턱대고 비판만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3. 매도청구권 행사기간과 관련된 쟁점

가. 매도청구권 행사기간의 법적 성격

집합건물법 제48조 제4항은 매도청구권의 행사기간을 제한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위 조항이 위와 같이 매도청구권의 행사기간을 제한하고 있는 취지는, 매도청구권이 형성권으로서 재건축참가자 다수의 의사에 의하여 매매계약의 성립을 강제하는 것이므로 만일 위와 같이 행사기간을 제한하지 아니하면 매도청구의 상대방은 매도청구권자가 언제 매도청구를 할지 모르게 되어 그 법적 지위가 불안전하게 될 뿐만 아니라 매도청구권자가 매수대상인 구분소유권 등의 시가가 가장 낮아지는 시기를 임의로 정하여 매도청구를 할 수 있게 되어 매도청구 상대방의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점에 비추어 매도청구 상대방의 정당한 법적 이익을 보호하고 아울러 재건축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매도청구권은 그 행사기간 내에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그 효력을 상실한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2000. 6. 27. 선고 2000다11621 판결,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0다22812 판결), 이러한 법리는 이는 집합건물법 제48조의 규정을 준용하여 매도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도시정비법 제39조에 의한 매도청구권 역시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6다56572 판결 등 참조).
 

나. 매도청구권의 행사기간과 관련한 구체적인 문제점

(1) 사업구역 안에 있는 주택단지 내에서 토지 또는 건축물 중 어느 하나만 소유하고 있는 자의 경우

(가) 최고(서면촉구)의 필요성 여부

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 동법 제16조 제2항, 제3항의 규정상, 재건축조합의 사업구역 안에 있는 주택단지 내에서 토지 또는 건축물 중 어느 하나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도시정비법상 “토지등소유자”에 해당하지 않아 조합원의 자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도시정비법 제16조 제2항, 제3항 소정의 조합설립동의의 상대방이 되지도 아니한다(대법원 2008. 9. 29. 선고 2006다56572 판결).

그리고 위와 같은 이유로 조합설립동의의 상대방이 되지 않는 사람(주택단지 내에서 토지 또는 건축물 중 어느 하나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집합건물법 제48조 제1항에서 규정한 최고 절차에 대하여 법률상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람에 대한 매도청구에 있어서는 매도청구 전에 최고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그 매도청구가 위법하거나 무효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9. 29. 선고 2006다56572 판결 참조).
 

(나) 이 경우 매도청구권의 행사기간

도시정비법 제39조에 사업시행자가 매도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동법 제2조 제8호에 “사업시행자”라 함은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법 제18조 제2항에 조합은 조합설립의 인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을 등기함으로써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각 규정에 집합건물법 제48조 제4항에서 매도청구권의 행사기간을 규정한 취지 및 도시정비법 제39조에서 이러한 집합건물법 제48조 제4항을 준용하도록 한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고려할 때, 사업구역 안에 있는 주택단지 내에서 토지 또는 건축물 중 어느 하나만 소유하고 있어 최고의 상대방이 되지 않는 자에 대한 매도청구권은 조합설립등기를 마친 때로부터 (집합건물법 제48조 제4항 소정의) 2월 이내에 행사되어야만 하고 그 이후에 이루어진 매도청구권 행사는 그 효력이 없다고 해석함이 타당할 것이다(대법원 2008. 9. 29. 선고 2006다56572 판결).
 

(2) 사업구역 안에서 토지 및 건축물을 모두 소유하고 있는 자의 경우

사업구역 안에서 토지 및 건축물을 모두 소유하고 있는 자의 경우 집합건물법 제48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최고(서면촉구)의 상대방이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나, 이 경우에 있어 매도청구권 행사기간을 어떻게 해석하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견해의 대립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집합건물법 제48조 제2항, 제4항의 규정 및 이를 준용하고 있는 도시정비법 제39조의 취지를 감안할 때, 도시정비법상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사업구역 안에서 토지 및 건축물을 모두 소유하고 있는 자에 대한 매도청구권은 “최고 수령일로부터 4개월(최고에 대한 회답기간 2월 + 매도청구권 행사 기간 2월)까지”로 그 행사기간이 제한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이는바, 결국 위와 같은 매도청구권의 행사기간인 “최초의 최고 수령일로부터 4개월”이 경과된 이후에 이루어진 매도청구권 행사는 그 효력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같은 취지의 판시로는 부산지방법원 2009. 12. 9. 선고 2008가합12104 판결을 들 수 있다).
 

(3) 사업구역 안에 있는 주택단지 밖에서 토지 또는 건축물 중 어느 하나만 소유하고 있는 자의 경우

(가) 최고(서면촉구)의 필요성 여부

도시정비법 제19조 제1항, 동법 제2호 제9호 나목, 동법 제16조 제3항, 동법 제39조 제1호의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주택단지가 아닌 지역이 정비구역에 포함된 재건축조합이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주택단지가 아닌 지역’안에 있는 토지 또는 건축물 소유자 등의 동의를 얻어야 하므로(도시정비법 제16조 제3항), 이러한 자(주택단지 밖에서 토지 또는 건축물 중 어느 하나만 소유하고 있는 자)는 주택단지 내에 토지 또는 건축물을 소유하고 있는 자와는 달리 집합건물법 제48조 제1항에서 규정한 최고 절차에 대하여도 법률상 이해관계를 갖는다고 봄이 상당하고, 결국 재건축조합이 도시정비법에 따라 주택단지가 아닌 지역 안에 있는 토지 또는 건축물 중 어느 하나만을 소유한 자에 대하여 매도청구를 함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매도청구 전에 집합건물법 제48조 제1항에서 정한 최고(서면촉구)절차를 거쳐야만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다9551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다95578 판결 참조).
 

(나) 이 경우 매도청구권의 행사기간

사업구역 안에 있는 주택단지 밖에서 토지 또는 건축물 중 어느 하나만 소유하고 있는 자를 집합건물법 제48조 제1항 규정의 최고(서면촉구)의 상대방이 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이상, 이러한 자에 대한 매도청구권 행사의 기간은 “최고 수령일로부터 4개월(최고에 대한 회답기간 2월 + 매도청구권 행사 기간 2월)까지”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이고, 결국 위와 같은 매도청구권의 행사기간인 “최초의 최고 수령일로부터 4개월”이 경과된 이후에 이루어진 매도청구권 행사는 그 효력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