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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설립인가 취소와 추진위원회의 소멸 여부: 2009.09.17 14:06 입력 | 2009.09.21 16:45 수정

전영상 편집위원

<IMG style="MARGIN: 4px 8px" align=center src="/PEG/12534920358624.jpg">전영상 변호사(한가람법률사무소)
(서울행정법원 2009. 3. 12. 선고 2008구합34924 판결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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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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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행정법원은 토지등소유자들 일부가 관할구청장을 상대로 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인가 취소의 소를 제기하여 전부승소판결을 받아 확정된 이후, 다른 일부 토지등소유자들이 관할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추진위원회설립승인무효확인청구의 소에 대하여 추진위원회 설립에 대한 승인처분의 무효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소각하판결(이하 대상판결이라 한다)을 내렸다. 
추진위원회에 대한 승인과 재개발조합의 설립 및 그에 대한 관할구청장의 인가처분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추진위원회는 재개발조합의 설립 및 설립인가로 인하여 조합의 설립이라는 자신의 목적이 달성된 이상 이미 해산하여 소멸되었다고 봐야 한다는 것. 
그리고 위 재개발조합에 대한 설립인가취소판결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다시 추진위원회가 부활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관할구청장의 승인처분에 원고들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해도 추진위원회가 이미 그 목적을 달성하여 소멸된 이상 승인처분의 무효를 다툴 아무런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는게 대상판결의 이유이다.
이 판결은 조합설립인가처분 취소판결이 확정된 경우 추진위원회가 부활하는지 여부에 대해 판단한 최초의 판결로 보인다. 그런데 이 판결의 이유는 법리적인 측면에서나 사실적인 측면에서 수긍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이와 관련해 의견을 개진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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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설립무효 또는 설립인가처분 무효․취소
그리고 추진위원회의 소멸 또는 부활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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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판결은 행정소송으로 이미 조합설립인가처분이 취소되어 확정된 경우에 관한 것이다. 현재의 소송관행은 보충행위로서 조합설립인가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행정소송과 기본행위인 조합설립 자체의 효력을 다투는 민사소송으로 구분되어 판결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 글에서도 행정소송으로 조합설립인가처분이 취소되거나 무효로 확정된 경우와 민사소송으로 조합설립무효가 확정된 경우를 나누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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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판결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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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설립인가처분이 취소(또는 무효확인)된 경우 추진위원회가 부활하지 않는 것인지와 관련, 대상판결은 추진위원회에 대한 승인과 재개발조합의 설립 및 그에 대한 관할구청장의 인가처분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추진위원회는 재개발조합의 설립 및 설립인가로 인하여 조합의 설립이라는 자신의 목적이 달성된 이상 이미 해산하여 소멸되었다 할 것이고, 비록 그 후 위 재개발조합에 대한 설립인가취소판결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다시 부활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시취지에 따른다면, 이미 해산하여 소멸한 추진위원회는 부활하지 않으므로 결국 정비구역 내의 토지등소유자들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제13조에 따라 처음부터 다시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다음 관할관청의 설립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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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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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판결이유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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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조합설립인가처분이 취소되거나 무효인 경우라면 추진위원회가 그 목적을 달성하여 소멸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본다. 추진위원회의 존립목적은 분명 조합설립에 있고, 설립인가를 받는 것까지 추진위원회의 업무로 볼 수 있다(도정법 제14조 제1항 참조). 
하지만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되거나 무효로 돌아간다면 이는 추진위원회가 그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한 것이 된다. 조합설립인가처분이 취소되거나 무효인 것은 인가처분이 있는 것과 같은 사실상의 외관이 있다 하여도 법적으로 그 효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따라서 추진위원회 역시 사실상 소멸한 것과 같은 외관이 있을 뿐 법적으로 소멸된 것으로 보아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요컨대 추진위원회의 목적달성은 법률적 하자 없이 유효하게 조합을 설립하고 설립인가를 받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종래 서울행정법원이 소각하판결을 내린 사안은 이러한 경우에 관한 것이다), 위법하여 그 효력이 소멸될 조합설립과 설립인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위법하여 효력이 없는 사실상의 목적달성을 추진위원회의 적법한 해산사유로 볼 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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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위 판시내용은 조합설립인가신청이 반려되는 경우와 비교하더라도 가혹한 측면이 있다. 즉 인가신청이 위법하다하여 관할관청이 이를 반려하는 경우에는 당해 추진위원회가 그러한 하자를 보완하거나 치유할 기회가 주어짐에 반하여, 위 판시내용대로라면 인가처분이 취소되었음에도 추진위원회가 부활하지 않기에 이러한 기회는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결과가 된다. 
정비사업을 사실상 원점에서부터 다시 추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다수 토지등소유자의 사실상의 손해와 사회적 비용은 논외로 한다). 
물론 인가신청에서부터 인가처분에 이르기까지 추진위원회와 관할관청의 긴밀한 협의가 수반되는 것이 정비사업의 현실임을 감안할 때 위와 같은 인가처분의 하자는 추진위원회의 위법한 업무수행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할 것이다. 하지만 인가처분은 추진위원회와 별개의 관할관청에 의해 발령되는 것이고 그 효력은 인가처분 자체의 고유한 하자를 이유로만 다툴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가청의 위법한 처분으로 인한 불이익을 오로지 토지등소유자들이 감수해야 하는 것은 책임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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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대상판결은 추진위원회가 부활하지 않는다고 봄으로써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이루어진 법률관계를 어떻게 처리하여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를 방기하고 있다. 추진위원회가 행한 업무와 관련된 권리와 의무는 조합이 포괄 승계하는데(도정법 제15조 제4항), 조합설립인가처분이 취소됨으로써 포괄 승계하여야 할 권리의무의 귀속주체가 소멸하게 되고, 추진위원회마저 부활하지 않으므로 추진위원회가 행한 업무와 관련된 권리의무의 귀속주체가 전혀 없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조합은 이를 법인으로 하며(도정법 제18조 제1항), 추진위원회는 그 법적 성격을 비법인 사단으로 보므로, 조합이나 추진위원회가 취득한 권리의무를 별개의 법인격인 토지등소유자들에게 귀속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이와 관련하여 인가받지 않은 조합을 비법인사단으로 구성하는 논의가 가능해 보이나, 이때에도 법적 분쟁이 종국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는 법적으로 추진위원회가 소멸되지 않았거나 부활하는 것으로 구성하여야만 해결이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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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대상판결의 이유는 정비사업의 현실을 도외시한 측면이 있다. 동의율 미달 등 인가요건의 흠결로 조합설립인가취소나 무효확인 판결을 받는 경우에도 그것이 확정되기 전에 조합이 추가로 동의서를 징구하거나 보완동의서를 징구하는 방법으로 인가요건을 충족한 다음 조합설립인가 또는 변경인가처분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위 판결이유대로라면 이 모든 행위가 모두 위법한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이로 인한 법적 혼란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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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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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조합설립 자체가 무효인 경우 추진위원회가 부활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합설립무효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도 위에서 본 문제점은 인가처분 자체의 고유한 하자로 인한 책임전가에 관한 논의를 제외하고는 그대로 드러난다. 
즉 조합설립이 무효라면 추진위원회가 그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조합설립무효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추진위원회가 소멸하지 않거나 부활하는 것으로 보아야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권리의무관계가 명확해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추진위원회가 새로운 조합설립동의서 내지 보완동의서를 징구(실제로는 조합이 그 명의로 동의서를 징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보인다)함으로써 조합설립의 하자를 치유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하급심은 도정법 시행 이전의 재건축결의의 하자치유에 관한 법리를 원용하여 새로운 조합설립동의서 내지 보완동의서를 징구한 경우 그에 터잡은 새로운 매도청구권행사를 인용하는 판결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하급심의 태도는 조합설립이 무효이더라도 추진위원회가 소멸하지 않거나 부활하는 것이 법리적으로도 타당하다는 입장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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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확인의 이익 존부에 관하여, 위 판결은 추진위원회가 이미 그 목적을 달성하여 소멸된 이상 승인처분의 무효를 다툴 아무런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추진위원회는 소멸하지 않았거나 부활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처럼 존재하고 있는 추진위원회가 그 설립승인을 받음에 있어 승인처분 자체에 고유한 하자가 있다고 한다면 승인처분의 효력을 다툴 법률상의 이익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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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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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대상판결을 얻기 위한 토지등소유자들의 소송 목적은 추진위원회설립승인무효, 즉 추진위원회 자체를 무(無)로 돌리려는 것이며, 위 대상판결은 추진위원회가 소멸되어 부활하지 않는다고 판시함으로써 원고들의 청구를 사실상 인용한 셈이다. 
그러나 위 대상판결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수긍하기 어렵고, 따라서 본안심리에 들어가 인용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조합설립무효판결이나 인가처분에 대한 취소 또는 무효확인판결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추진위원회는 소멸되지 않거나 부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각 확정판결에서 든 위법을 추진위원회가 치유 내지 보완하는 방법으로 조합을 설립하거나 설립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법리적으로든 사실적으로든 상당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