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국정원 vs NLL' '개판'된 정치와 '판' 키우는 언론

'국정원 vs NLL' '개판'된 정치와 '판' 키우는 언론: 2013.06.24 21:54 입력 | 2013.06.24 21:55 수정

by 송윤창(발행인) rk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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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국정조사'와 노무현 전대통령의 'NLL 대화록 공개'를 놓고 벌이는 여-야의 공방과 이 추접한 싸움판을 키우고 있는 언론을 보면서, 펜을 들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야당이 주장하는 '국정원 국정조사'와 여당이 주장하는 'NLL 대화록 공개'가, 어떤 이유로 '등가의 정쟁 메뉴'로 등장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각각의 정치적 쟁점이나, 그것이 문제가 된 시기, 그리고 내용 등 매치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유난히도 국제적 스탠더드를 강조하는 박근혜정부에서 왜 갑자기 이런 몰상식한 정쟁이 시작됐을까?
  
지극히 보통사람인 필자가 이해하기로, 야당이 주장하는 국정원의 대선개입에 대한 국정조사는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치였고, 이미 여-야 간에 합의된 사항이었는데, 이 시점에서 왜 갑자기 'NLL 대화록 공개'가 튀어나왔는지 정상적인 사고로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정치에 대한 필자의 이해가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이번 사건의 행간에 감춰진 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보통사람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정치적 '반격'치고는 지나친 '반칙'이다.
  
■ 전혀 매치되지 않는 두 개의 정쟁 메뉴->'정치코미디'
가장 큰 논란거리는, '국정원 국정조사'와 'NLL 대화록 공개'는 정쟁의 상대메뉴로는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밝혔듯이 국정원의 대선개입에 대한 국정조사는,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의 조직적인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에 대한 국회차원의 정상적인 조사를 하자는 것이었고, 이는 이미 여-야 간에 기본적인 합의가 끝난 사안이었다. 반면 2007년 남북정상회담 중 노무현 대통령이 발언했다고 하는 'NLL 대화록 공개'는 당초 문제제기부터가 지극히 비상식적이고 정략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대선이 끝나면서 사실상 수명이 다한 정쟁의 소재였다. 그런데 갑자기 튀어 나온 것이다.
  
애초에 등가로 거래할 수 없는 정쟁의 메뉴를 억지로 끌어다 맞춘 막장 정치코미디로 밖에는 더 이상 설명할 단어가 떠 오르지 않는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한 민주주의 모델로 꼽히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2013년판 막장 정치드라마'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보통의 사회인인 필자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국정원 국정조사'는 국정원법 등 실정법 위반에 대한 것이고, 'NLL대화록 공개'는 국가기록물로 원칙적으로 '정쟁의 소재'로는 부적합한 것이고, 설사 문제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 발언의 결과가 국익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을 때라야 가능한 것이다.
  
■ 국제적 스탠더드(기준)에 위배된 'NLL 대화록 공개'
이 문제에 앞서 지난 6월 초에 있었던 '남-북 당국자 회담' 무산을 꺼내지 않을 수 없다. 당시 회담이 무산된 이유는, 남한 측이 '회담 대표의 격'을 문제삼은 것이었는데, 그때 유난히 강조했던 문구가 '국제적 스탠더드에 맞게'라는 것이었다. 지금 청와대의 침묵 하에 새누리당과 일부 보수집단들이 연일 쏟아내고 있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내용공개는, 저들이 주장했던 바 '국제적 스탠더드'라는 측면에서 보면, 도저히 묵과될 수 없는 반칙적 정치행위다. 근대 국제외교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막장 정치드라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했던 '국제적 스탠더드'는 무엇이었을까? 알고싶다.
  
영어로 스탠더드(standard)는 '표준, 기준'을 뜻하는 말이다. 이 단어가 갑자기 주목된 이유는 앞서 설명했듯이 '남-북당국자회담' 준비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제적 스탠더드'에 맞는 '회담대표의 격'을 강조하면서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단어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됐다. 그런데, 한달도 되지 않아 대한민국이 '국제적 스탠더드'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고 있다. 북한이 이 문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비난할 것인지와는 별개로, '정상 간의 대화록'을 정쟁의 도구로 삼았다는 측면에서 국제적으로도 '망신'을 초래했다. 향후 어떤 국가의 지도자가 한국의 대통령과 마음 놓고 대화를 나눌 수가 있겠는가?
  
■ 사적인 협상에서도 대표 간의 대화 내용은 금기사항
필자가 주로 수행하고 있는 업무는, 재개발 재건축 또는 일반 사회단체의 분쟁(갈등)관리다. 갈등을 관리하다보면, 협상을 위해 갈등 당사자 간의 대화를 유도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아주 사소할 것 같은 사적인 협상에서도 공식적인 합의사항을 제외한 협상대표 간의 대화내용은 절대로 발설되어서는 안 되는 금기사항이다. 만약 대화 당사자 중 어느 한 쪽이, 협상과정에서의 구체적인 대화내용을 발설할 경우, 그 사람 또는 집단은 아주 몰상식한 인간 또는 집단으로 낙인이 찍히게 된다. 당연히 향후 진행될 모든 협상과정에서, 아무도 그러한 사람이나 집단과는 진솔한 대화를 나누려고 하지 않는다.
  
이번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한 국정원이나 새누리당의 몰상식과 이를 지지하는 일부 집단들의 히스테리적 광기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됐다. 사인 간에도 금기시하는 기본적인 '스탠더드(기준)'가 무시되는 대한민국의 보수정치집단과 보수언론의 히스테리적 광기를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진짜로 'NLL 포기발언'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도 여전히 NLL은 남한의 영토선이고, 주권의 행사에 관련하여 과거나 지금이나 아무런 차이가 없다. 오로지 '쓰레기 같은 일부 보수정치집단이나 언론'을 위한 정쟁도구로 쓰인 것 외에는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