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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행무상(諸行無常)의 의미와 우리네 삶: 2014.06.05 20:27 입력

by 송윤창 rknews@daum.net

우주의 모든 사물은 늘 돌고 변하여 한 모양으로 머물러 있지 아니한다. 이미 수천년 전에 부처님이 하신 말씀이다. 모든 것은 시간과 함께 변한다. 생겨난 것은 사라지고, 모인 것은 흩어지고, 흩어진 것은 다시 모이는 끊임없는 변화가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늘 그러한 삶이란 없는데도 우리는 삶이 항상 그대로인 것처럼 믿고, 그러기를 바란다. 그리고 스스로의 집착 때문에 우리네 삶은 불행하다. 또 불행해 진다.

이 세상에 불변하는 것은 없다. 모든 사물, 우주마저도 태어나고 머무르고 사라진다. 인간이야 더 할 나위가 있겠는가. 우리 모두는 태어나는 순간 이미 죽음을 향해 달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주어진 삶이 나의 의지와 상관이 없었듯이, 그 끝도 그러할 것이라는, 삶의 무상함을 생각하면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불가에서 말하는 무상이 허무주의를 뜻하는 것은 아닐 터. 오히려 삶이 무상하므로 우리네 삶은 의미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태어나는 것은 인연이고, 무상의 법칙에 의해서다. 삶이 무상하므로 제한되어 있으며, 끝이 있기 때문에 그 삶은 의미가 있다. 만약 끝이 없는 무한대의 삶, 무상하지 않고 항상 그대로인 것이 삶이라면, 우리가 느끼고 경험하는 삶이란 성립되지 않을 것이다. 영원하다면 그것을 삶이라 부를 수 없다. 반면, 삶이 무상하므로 시간 속에서 역동적으로 변하며, 그래서 우리는 삶을 경험하게 된다. 삶이 무상하지 않다면, 성장이 없을 것이다. 삶이란 순간순간의 변화이고, 변화의 연속인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일상에서 바라는 것은 무상이 아닌 항상 그대로인 삶이다. 나는 늘 그대로라고 믿고, 또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 즐거움이 생기면 그것을 잡고 놓지 않으려 하고, 괴로움이 있으면 회피하려 한다. 소중한 사람은 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즐거움도 괴로움도, 소중한 사람, 미운 사람도 늘 곁에 있지 않고 변하고 멀어지고 사라지고, 바뀐다. 그 연속이 우리네 삶이고, 그래서 삶은 고뇌이고, 고통인 것이다.

모든 것은 생겨나고 사라진다. 만남이 우리의 의지와 별로 상관이 없듯이, 헤어짐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바라는 삶은 우리의 의지에서보다는 뜻하지 않는 우연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거지가 되는 것도, 일확천금의 복권에 당첨되는 것도, 사업의 성공도 실패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행복해지려면 우리는 삶의 모든 가능성에 대하여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어떠한 삶에 집착할 필요도 없지만, 애써 포기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분쟁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니 삶의 무상함을 많이 느낀다. 그리고 무상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항상을 바라며 집착하는 나와, 상대들을 보면서 우리네 삶을 참으로 안타깝게 느낀다. 미움도 사랑도 그저 한때의 감정인 것을, 그것이 영원한 것이라 믿고 미워하고 질시하며, 집착하는 것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내가 먼저 내려놓으면 되는 것을, 그 집착이라는 것 때문에 할 수가 없다. 무지했을 것이라 생각한 수천년 전 선인들의 지혜를 지식과 정보가 넘치는 현대에 살면서도 제대로 터득하지 못하고 산다니, 우리네 삶이 참 가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