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아파트, 5천가구 대단지로 재건축…초고층 대신 실속 선택"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장미1·2·3차 아파트가 약 5,1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건축될 전망이다. 잠실주공5단지와 함께 잠실 지역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장미아파트는 이번 정비계획 변경을 계기로 사업 본격화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 송파구청은 장미아파트 재건축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변경안을 공람에 부쳤다. 이번 변경안에 따르면 재건축 후 총 5,165가구 규모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제시한 4,800가구보다 300가구 이상 증가한 것이다.
장미아파트는 1979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한 노후 단지로, 현재 총 3,522가구 규모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장미아파트를 한강변 마지막 정비사업지로 선정하고 49층, 4,800가구 규모의 신통기획안을 확정한 바 있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가 정비조합 및 전문가와 함께 정비계획의 밑그림을 그리는 제도다.
당초 조합은 서울시안보다 높은 69층 초고층 재건축도 검토했으나,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90%가 ‘준초고층(49층)’을 더 선호한다고 응답하면서 계획 수정이 이뤄졌다. 고층화에 따른 상징성과 부가가치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공사비 증가와 공기 지연 등 현실적인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이번 계획안은 5천 가구 대단지 조성과 함께 단지 내에 3곳의 공원을 조성하는 등 쾌적한 주거환경도 강조됐다. 교통 여건 역시 뛰어나다. 2·8호선 잠실역과 2호선 잠실나루역이 인접하고, 잠실대교 및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진입도 용이해 입지적 강점이 뚜렷하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장미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음에도 최근 전용 155㎡가 35억5천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99㎡ 역시 역대 최고가인 27억원에 팔리는 등 재건축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조합은 이번 계획을 통해 가구 수를 늘려 사업성을 강화하고, 현실적인 층수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재건축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공람은 다음달 26일까지 진행되며, 이후 구의회 의견 청취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인근 단지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조합 내부에서도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며 “장미아파트가 송파 한강변의 새 랜드마크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