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6월 출범한 새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1조 클럽’ 진입 건설사가 잇따르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현대건설·DL이앤씨·롯데건설·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7개사가 상반기 기준 1조 원 이상의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은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공사비 1조5723억 원)'을 수주하며,
누적 수주 5조213억 원으로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월,
'성남시 중원구 은행주공 재건축(1조2979억 원)'을 수주해 3조4328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외에도 ▲현대건설(2조9420억 원) ▲DL이앤씨(2조6830억 원)
▲롯데건설(2조5354억 원) ▲GS건설(2조1949억 원) ▲HDC현대산업개발(1조3018억 원)도
반기 내에 1조 원 이상의 수주 실적을 달성하며, 정비사업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는 상반기 기준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없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세종고속도로 현장 사상 사고의 여파로 주택사업 신규 수주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SK에코플랜트는 산업시설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주택 부문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다만, 이달 중 면목7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결과에 따라 수주 실적 반등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하반기에도 정비사업 수주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 압구정2구역은 이달 시공사 입찰 공고를 마치고 9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또한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공사비 약 8000억 원)'도 9월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갈 계획으로,
삼성물산과 롯데건설 등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수도권 중심의 수주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지방 정비사업 시장은 여전히 위축돼 있어 양극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고하희 부연구위원은
“대형 건설사들이 수도권의 우량 사업지에 집중하면서 지방은 미분양 위험과 사업성 부족으로 정비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가 규제 완화와 금융 지원 등으로 지방 정비사업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