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에 대출 급증…금융당국 "선제 대응"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들을 긴급 소집해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번 간담회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이 전방위적으로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조치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각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취급 시 리스크 관리 강화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준수 ▲무리한 대출 경쟁 자제 등을 강력히 요청할 방침이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 기대 심리와 하반기 시행될 ‘DSR 3단계 규제’ 이전에 대출을 서두르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은행들이 현장 수준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2분기 들어 대출 증가폭 확대…“자산시장 자극 우려”
실제 은행권 가계대출은 2분기 들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은 2조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말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폭이며,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전체 증가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앞서잡기식 대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한다.
여기에 정비사업 기대감과 공급 부족에 따른 주택 매수세 확대가 맞물리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실수요와 투기수요가 동시에 자극받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은행권도 “과열경고 공감”…선제적 내부 점검 착수
은행권도 금융당국의 대응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영업점에서 주담대 및 전세자금대출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내부적으로도 리스크 관리 강화와 자율 점검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간담회 이후에도 대출 증가 속도가 빠른 은행에 대한 개별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대출 증가폭이 큰 일부 은행에 대해 현장 실태조사를 벌일 수 있다는 방침도 언급되고 있다.
향후 전망…하반기 '금리+규제+공급' 트리플 변수 작용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금융당국의 규제 대응, 기준금리 정책, 재건축·재개발 공급 속도 등 복합 변수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대출 규제가 강화될 경우, 실수요자들까지도 자금 확보에 제약을 받을 수 있어 자산시장 전체에 파급이 있을 수 있다”며,
시장 과열 조짐과 대출 억제 사이의 균형 있는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