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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비도 안주고 나가라니, 우린 어디 가서 사나?: 부평5구역, 이주비 지급 중지에 주민들 반발; 2009.09.17 14:55 입력 | 2009.09.22 08:57 수정

홍순재 기자 loving94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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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비도 안주고 나가라니, 우린 어디 가서 사나?
부평5구역 이주비 지급 중지에 주민들 반발
조합, 제2금융권에서 개인 대출 받아라 막말

 
“이주비를 줘야 나갈 것 아닙니까?”
부평5구역에서 시공사의 건설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중단돼 조합원들이 시공사로부터 이주비를 받지 못하면서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사업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았던 부평5구역(부평동 38-166번지 일대 6만 4750.7㎡)은 지난 2003년 풍림산업과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 올해 3월부터 착공을 목표로 주택재개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현재 부평5구역은 시공사 이주비 중단 및 관리처분인가 무효소송 등 각종 이해관계가 얽히며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조합은 지난 해 10월부터 이주비 신청을 받고 삼성물산으로부터 5억8000천만 원을 받아 일부 조합원들에게 이주비를 지급한 바 있다. 하지만 공동시공사인 풍림산업이 1차 이주비를 지급하지 않은 데다 삼성물산도 2차 이주비를 지급하지 않아 조합이 이주비 신청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시공사들은 조합과의 협약서를 계약은행에 제출하고 은행들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에 따라 이주비를 지급한다. LTV란 주택 담보가치에 따른 대출가능 한도를 의미한다. LTV가 60%라면 시가 3억원짜리 아파트는 은행 등에서 1억 8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으며, LTV는 통상 감정가의 40%로 지급되고 있다. 
 
부평5구역의 경우 1억5000만원 이상을 보상받는 사람에겐 1억원, 보상가 1억5000만원 미만의 경우 70%를 지급하고 부족한 30%는 시공사가 지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시공사들이 은행에서 지급을 꺼려하며 이주비 지급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풍림산업은 지난 4월 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 우리은행에서 지급보증을 회피하고 있어 조합원들은 언제 이주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안개밭길을 걷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합원들은 당초 이주를 계획했다가 차질을 빚는가 하면 일부 조합원은 이주비를 지급한다는 약속만 믿고 세입자를 내보냈다가 위약금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등 세입자와 조합원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조합의 대처도 가관이다. 오광용 조합장은 지난 5월에 주민 정기총회에서 6월 말까지 이주비 문제를 깔끔히 해결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로 인해 조합측은 8월31일까지 이주비를 타도록 주민들에게 강요 했었다. 그러나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 이주비 대출이 중단되자 제2금융권(스타상호저축은행)을 끌어 들여 대출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시공사의 차입금도 남아있는 만큼 제2, 제3금융권을 동원해 사실상 개인대출을 진행하는 것은 큰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것.
 
또 조합집행부의 투명하지 못한 운영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부평5구역 최명자 비대위원장은 “검찰에 송치한 진정사건의 결과문에서 작년 10월 시공사로부터 이주비 명목으로 30억원을 대여 받아 조합원 20명에게 지급됐다고 명시되어 있다”며 “30억을 받았다 하더라도 계약상 재산 감정가액 1억5000만원 미만이면 감정가액의 70%, 1억5000만원 이상이면 1억원의 이주비를 지급하기로 되어 있어 20명에게 이주비를 지급했다면 최대 20억원을 넘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비대위위원장은 “이주비는 남을 수밖에 없는데 이주비 신청과 지급을 중단하는 것은 현 조합장이 연임을 목적, 일부러 시기를 늦추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부평5구역은 일반분양가격을 3.3㎡당 1230만원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일반분양 570세대, 임대분양 236세대, 조합원 분양 580세대 등 모두 1388세대가 분양된다.
 
 


잇단 악재, 조합의 신뢰는 땅바닥에
악성루머 통한 조합장 교체…이건 뭐?
시키지도 않은 살인교사, 완전 ‘난장판’
 

뛰어난 사업성을 자랑함에도 불구 이주비 지급 문제로 주민들의 원성만 높아가는 부평 5구역. 조합에 대한 주민의 불신도 높아가고 있다. 
 
주민들은 “조합설립 이후 조합장 변경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 조합장인 K씨가 현 총무이사를 살해하도록 지시했다는 것. 실제 전 조합장은 이 사건으로 인해 조합장의 자리를 현 조합장인 오광용씨에게 넘겨줬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전 조합장인 K씨가 장모상을 당해 경남 진해에 다녀온 약 10일 사이 동네에서 안면이 있는 L씨에게 현 총무가 흉기로 가슴을 찔려 살해당할 뻔한 사건이 있었다. 이후 K씨가 다시 돌아오자 재개발로 동네가 흉흉해지고 각종 루머가 유포 됐다는 것. 
 
그 중 한 악성루머로 K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루머인즉 “조합장이 시공사에서 조합에게 송금한 입찰보증금을 가지고 도망치려했다”며 “현 총무이사가 인지하고 양심선언을 하려하자 조합장인 K씨가 L씨를 사주해 살해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심리를 바탕으로 급속도로 루머가 퍼지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조합장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의혹이 발견됐다. 신임 조합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부평5구역과 이해관계가 없는 총무이사의 친구인 오씨가 조합장으로 선임됐다는 것.
 
이에 대해 주민 A씨는 “명백한 거짓이다”며 “조합을 통해 자신의 측근을 세워 한 몫 챙겨보려는 유치한 수작”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최명자 위원장도 “신임 위원장을 선출 할 때는 그에 합당한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며 “이는 현 조합의 총무이사가 자해를 통해 전 조합장을 교체하려는 주민의 심리를 이용한 범죄”라고 말했다.
 
이에 조합측은 묵묵부답이다. 총무이사인 K씨는 “예전의 이야기를 꺼내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신뢰가 떨어진 부평5구역 조합. 운영상의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입장이다. 조합 측에서는 구체적인 상황설명을 통해 주민들에게 알 권리를 제공하고 사업의 주체인 주민들에게 정보를 공개하는 통로의 개선이 절실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사업시행인가 전에 벌써 철거업체에 선급금 6억 지급
조합행정 살펴보니…입찰보증금 나눠주기, 문제 심각
 

사업성이 좋기로 소문난 부평5구역이지만 조합의 행정상의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가장 큰 비리의혹은 철거업체 선정 상의 문제. 지난 2006년 2월 24일 조합측은 사업시행인가 전 상황에서 (주)우진미래로개발이라는 철거업체를 선정했다. 그러나 문제는 사업을 시행하지도 않은 철거업체에게 조합이 6억 원이라는 선급금을 지급 했다는 것.
 
이에 주민들은 “이주비도 아직 마무리가 안 된 상황에서 철거업체에게 수억 원을 지급하는 아직 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7월부터 업무를 시작한 철거업체는 이미 지난 2월과 3월 각각 약 3억, 총 6억 원 가량의 선급금을 받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보통 철거업체는 시공사선정총회에서 함께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전에 철거업체를 선정한 것과 업무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선급금 명목으로 6억원을 줬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조합은 “법적으로 철거업체 선정 일시에 대해 명시 된 바가 없다”며 “선급금은 준 것이 맞으나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반박했다. 
 
행정상의 의혹은 이 뿐만 아니다. 시공사인 삼성과 풍림건설에게 입찰보증금을 돌려주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제기 됐다. 조합 총무인 K씨가 입찰보증금을 삼성과 풍림 각 10억씩 돌려주는 과정에서 직접 은행에서 송금하지 않고 천만 원씩 인출해 나눠서 송금했다는 것. 
 
주민 L씨는 “천만 원씩 나눠서 송금은 왜 했는지 알수가 없다”며 “요즘 은행은 한꺼번에 10억 송금이 안 되는가 보다”고 비꼬았다. 또, 그는 “10억을 천만 원씩 나눠 입금하는 자체가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입찰보증금은 통상 은행 대 은행으로 직접 송금을 해주는 게 맞다”며 “굳이 그 돈을 나눠 인출하는 과정에서 송금수수료도 따로 나올 텐데 불법적인 거래가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합측은 “시공사에서 부탁하니까 그렇게 했다”며 대답을 회피하고 있다. 이에 비대위 측이 투명하지 못한 행정과 철거업체 선정 등에 대해 공개 토론을 요청했으나 이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인 상태다.
 
개인 사익을 위한 비리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전 조합장인 K씨는 “조합사무실이 현 조합 총무의 집으로 2천만 원에 임대계약을 했었다”며 “그러나 현재 1억 5천만 원에 계약 돼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 동네에 1억 5천만 원 짜리 임대 사무실이 어디 있냐”며 “그 돈이면 집도 한 채 살 수 있는 가격”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이 주체가 되고 주민들의 자금으로 집행되는 조합운영, 자기의 이익보다 주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주민조합의 투명한 행정의 개선이 절실하다.
 
홍순재 기자 <A href="mailto:loving9417@gmail.com">loving9417@gmail.co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