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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뉴타운…법 체계 뿌리부터 바꾼다: 가칭 도시 및 주거환경재생법 제정…공청회는 무산; 2011.05.24 11:07 입력

손동후 기자 sondh@rknews.co.kr

현지개량 정비수법·정비사업 일몰제 도입 등 추진
■도시재생 법제개편을 위한 공청회

 
재개발·재건축·뉴타운 등 도시정비 관련법 체계가 뿌리부터 변경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12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도시재생 법제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실시하려고 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김호철 단국대 교수가 ‘도시재생 법제 개편 방향’에 대해, 임정민 LH토지주택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정비사업 추진현황 및 개선방향’에 대해 각각 주제 발표를 계획했다. 
 
또 허재완 대한국토·토지계획학회장을 좌장으로 최막중 서울대 교수, 계기석 안양대 교수, 차흥권 법무법인 을지 대표변호사, 장용동 헤럴드경제 국장, 김진수 주거환경연합 사무총장, 임태모 국토부 주택정비과장, 진희선 서울시 주거정비과장 등이 토론자로 나서 지정 토론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는 도시정비 자체를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에 의해 무산됐다. 
 
이날 공청회 자료에 따르면 도시정비 관련 법 체계는 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통합하고 제도 개선 사항을 더해 가칭 도시 및 주거환경재생법으로 개편될 예정이다. 신설법에는 ▲도시재생 개념의 확대 ▲촉진사업 유형 확대와 연계성 강화 ▲현지개량(수복형) 정비수법 도입 ▲정비사업 일몰제 도입 ▲정비구역 지정 기준의 합리화 등의 내용이 수록될 계획이다.

 
◆기존 도시정비법, 도촉법에 제도개선 사항 더해 법 신설=이번에 국토부가 추진하는 가칭 도시 및 주거환경재생법은 도시재생의 개념을 확대한 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기존의 도시정비법에 도촉법을 합한 후 제도 개선 사항을 첨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도시재생 중심의 명확한 법제 마련 ▲포괄적, 종합적 도시재생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 ▲기본법 체계의 운영상 실현 가능성 문제 ▲진행 중인 도시정비 문제의 빠른 대응과 해소 ▲법률 간 위상과 상충 관계 미발생 등의 방향을 정립했다.
 
신설법의 주요 내용으로 우선 도시재생의 개념을 확대해 법의 목적에 이 개념을 보완했다. 법의 목적에 도시재생의 취지를 살리는 개념을 도입해 도시 경쟁력 강화와 주거 생활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명시했다.
 
수복형 도시정비 방식을 도입한 것도 신설법의 특징이다. 단독주택 등 저층 주택이 밀집한 지역으로 정비기반시설과 공동이용 시설의 확충을 통해 주거 환경을 보전·관리하기 위해 시행하는 주거환경관리 사업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시행방법은 공공이 정비기반시설 및 공동이용시설 등을 정비하고 건물은 주민이 자력으로 정비하는 방식이다. 사업시행자는 시장·군수이며 이때 토지소유자 또는 지상권자의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신설법에는 촉진사업의 유형에 산업·경제적 도시재생 사업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역세권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역세권 개발 사업과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의한 산업단지 재생사업이 포함됐다.
 
또 현재 정비기본계획의 내용에 도시 및 주거관리의 개념을 도입해 도시·주거환경 정비 및 관리기본계획이 신설된다. 이에 따라 생활권별로 주거지에 대한 종합적인 정비·보전·관리에 관한 계획이 포함된다.
 
새로 정비구역지정 및 수립에 대한 효율적 관리 체계도 마련된다. 구역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 시 해당 주거생활권에 대한 세부 계획을 같이 수립하도록 정해 관리하게 된다. 주거지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정비·보전·관리계획을 수립하는 경우 정비예정구역은 임의화된다.

 
◆정비사업 일몰제 도입…조합·추진위 해산 가능=신설법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정비사업의 일몰제를 도입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반응이다. 
 
이날 주제 발표를 할 예정이었던 김호철 단국대 교수는 공청회 자료를 통해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경우에는 건축제한 등으로 주민들의 재산권 제한과 급속하게 슬럼화가 진행되는 문제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수도권 재건축 사업의 경우 평균 8년 11개월이, 수도권 재개발 사업의 경우 평균 8년 6개월이 각각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사업 각 단계별 소요 기간은 수도권 재건축 사업의 소요 기간 중 약 2배로 정했다.
 
정비예정구역을 해제할 때는 기본계획에서 정한 정비구역지정 예정일로부터 2년이 되는 날까지 정비구역지정 신청이 없는 경우에 한한다.
 
정비구역지정 해제 및 추진위원회, 조합이 해산되는 경우는 세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구역지정일로부터 2년이 되는 날까지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 신청이 없는 경우가 해당된다. 
 
추진위원회 설립일로부터 4년이 되는 날까지 조합설립인가 신청이 없는 경우 추진위원회는 해산되고 조합설립인가일부터 4년이 되는 날까지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는 경우도 조합설립인가도 취소된다. 일몰제는 법 시행 후 최초로 지정되는 정비예정구역 및 정비구역부터 적용된다.
 
신설법에는 조합 해산에 대한 동의율도 규정될 예정이다. 토지등소유자 또는 조합원은 정비사업 추진 중에도 추진위원회 또는 조합의 해산을 신청할 수 있다. 
 
이때 동의율은 추진위원회 해산의 경우 추진위 설립에 동의한 자의 3분의 2 이상 또는 토지등소유자 2분의 1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조합의 경우는 조합 설립에 동의한 자의 3분의 2 이상, 토지등소유자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로 해산을 신청할 수 있다. 추진위 또는 조합이 해산되면 정비구역도 해제된다.
 
이 밖에 추진위원회 설립이 임의화된다. 조합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 소집 등의 문제를 공공관리를 통해 해결하는 경우 추진위원회 설립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조합 설립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때 창립총회에서는 조합설립인가에 필요한 법적 요건 이외의 안건 결의를 금지하게 된다.


 
임대비율 차등화하고 무상양도 명확화해야
임원·시공자 선정 시 부정행위자 처벌 필요 
정비사업의 개선방향으로 지역에 따른 임대주택 비율 차등화, 무상양도 범위 명확화, 기부채납방식 다양화, 선거·선정 시 부정행위자 처벌 등의 의견이 제기됐다. 
 
임정민 토지주택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청회 자료집을 통해 제도개선 방향으로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우선 정비사업의 임대주택 및 주택규모별 건설비율 개정을 통해 지역 여건에 맞게 시·도지사가 20% 이하에서 강화 또는 완화할 수 있는 권한 및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과밀억제권역은 17~20%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외는 8.5~17% ▲지방은 5.5~17%로 해야 한다고 임대비율을 제시했다. 
 
임 책임연구원은 무상양도에 대해서 “도로의 무상양도 대상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법원의 해석에 차이가 있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미개설된 도시계획시설 도로,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돼 있지 않은 현황도로의 정비기반시설 인정여부 등이 문제점이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무상양도 대상이 되는 도로에 대해 ▲기 개설된 도로 ▲미 개설된 도로 중 국·공유지인 경우 ▲도시계획시설이 아닌 현황도로 중 폭 4m 이상이며 지목
이 도로이고 국·공유지인 경우는 무상양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촉법과 관련해서는 현재 기반시설의 부지 제공에 따라 용적률 등을 완화 받을 수 있지만 기부채납방식은 부지 및 건축물을 대지지분과 함께 제공하는 방식만 가능하다.
 
이에 대한 개선 방향으로 도촉법의 ‘기반시설의 부지 제공에 따른 용적률 등의 완화’ 규정에 대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 안에서의 건폐율 등의 완화규정’ 규정을 준용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용적률 등을 완화 받기 위한 공공시설 등의 제공방법이 부지, 건물, 부지+건물로 다양화 할 있고 관련 법령 간의 정합성이 유지된다.
 
이밖에 선거 부정 및 시공자 등 업체 선정 과정의 부정 방지를 위해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한 자 및 제공받은 자에 대한 관련 벌칙 조항을 추가하고 벌칙 조항은 ‘공직선거법’을 준용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