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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주민의견 없는 OS투입 인정 못 해”: 추진위 “불필요한 행정, 사업만 지연될 뿐”; 2009.11.02 14:17 입력 | 2009.11.04 11:43 수정

부천시 “주민의견 없는 OS투입 인정 못 해”
추진위 “불필요한 행정, 사업만 지연될 뿐”

 
높은 사업성과 지리적 이점으로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 되던 부천시 뉴타운 사업이 장벽에 부딪혔다. 부천시와 추진위들 간 의견차이로 조합설립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 
뉴타운 개발 구역에서 1달 동안 일괄적으로 추진위 인가가 나왔던 것과 비교했을 때 조합설립에 있어 예상치 못한 난관으로 시와 추진위의 갈등양상이 조금씩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5월 11일 재정비촉진계획이 결정·고시된 후 사업진행이 탄탄대로에 있던 원미·소사 지역에서 조합설립 연기에 따른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원미뉴타운은 경기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과 원미동・춘의동・소사동 일원을 주택재개발사업구역 9개소,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 1개소로 나눠 그간 단계적으로 사업이 진행된 구역이다. 
부천시 측은 조합설립 동의서를 징구하기 전 주민 의견을 전폭적으로 수렴해 조합설립의 투명성을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원미・소사지구 추진위들은 “주민 설명회와 설문조사 절차를 의무 지은 것은 사업지연의 원인이 돼 주민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뉴타운개발사업단 장환식 뉴타운개발2팀장은 “조합설립을 앞두고 주민 설명회를 의무적으로 규정한 것은 아니다. 개략적인 사업시행서, 조합정관의 밑그림을 제대로 그려놓고 조합 설립 동의서를 받아 투명성을 확보하라는 의미”라며 “무조건적인 OS돌리기에 의한 조합설립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경기도에서 최초로 시행되는 뉴타운사업이니 만큼 첫 걸음을 잘 못 떼면 오히려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원미·소사 지구 추진위 관계자들은 “의무로 규정한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실제적으로 설문조사 및 주민설명회를 하지 않으면 조합설립 동의를 인정하지 않아 강제성이 있다”며 “동의서 징구 작업을 중단하고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통에 조합설립이 오히려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천시뉴타운연합회 장재욱 회장은 “설문조사에는 아파트 입주 시 희망규모, 추가부담금 예상액 등 아직 확정할 수 없는 부분이나 이미 결정돼 달라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질문 등이 포함돼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며 “설문조사 후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없는 의견이 모아진다면 이는 주민들이 추진위에 불신을 갖게 되거나 주민간의 분열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부천시가 의무적으로 강제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토지등소유자에게 사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할 것, 설문을 통해 수렴된 주민 의견을 바탕으로 추진위에서 개략적 사업계획을 세울 것, 주민설명회를 통해 개략적 사업계획을 공포할 것 등의 절차를 요구했다”며 “실제적으로 인․허가 권한을 쥐고 있는 부천시가 요구한 만큼 조합설립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시에서 요구하는 동의서 징구 전 절차는 재정비촉진계획 결정·고시 전 이미 진행돼야 했던 것인데 이제 와서 추진위에게 떠맡기는 꼴”이며 “부천시가 사업진행에 너무나 신중한 태도를 보여 사업이 지연되는 등 오히려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장한식 팀장은 “의무규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단지 조합설립에 대해 주민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선행돼야한다는 판단”이라며 “예를 들어 상가문제도 얼마만큼의 수요가 필요한지 현실을 파악하고, 주민들의 부담능력을 파악해 개략적인 사업시행계획서를 작성해야지 향후 사업성공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부천시 뉴타운 구역은 재정비촉진계획 고시 시 건폐율, 높이 등 개략적인 내용만 확정하고 세부적 사항은 향후 토지등소유자들의 의견을 모아 결정하기로 했던 상황”이라며 “설문조사 등은 조합 설립 전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모아 ‘다수가 끌려가는’ 사업이 되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토지등소유자도 설문 응답 시 자신의 현재 상황을 최대한 반영해 답변할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현실을 무시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4:4:2로 결정돼 있는 아파트 규모별 건축비율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총세대의 10%범위 내에서 수정할 수 있다”고 말해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좀 더 효율적인 사업진행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부천시뉴타운개발 구역에서는 조합설립을 둘러싸고 시와 추진위간의 갈등 양상이 조금씩 증폭되고 있는 만큼 서로 간의 이해를 통해 조속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급선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타 지자체와는 달리 사업운영에 너무 과도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칫 투명한 절차와 효율적 사업진행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한쪽으로 치우쳐 균형을 잡지 못하고 방향성을 잃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서울시 뉴타운개발에 관여했던 공무원 K씨는 “서울시와 부천시의 사정은 다르겠지만, 양측 모두의 의견에 설득력이 있는 만큼 절충안을 내높을 필요가 있다”며 “행정적으로 너무 신중해서도 안 되지만, 무턱대고 일을 진행하는 것도 지양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부천시가 경기도지역 뉴타운사업의 모범사례가 되기 위해서는 필히 거쳐야하는 과정이기에 오히려 좋은 현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임해중 기자 lovecharlotte.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