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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폭풍 맞은 재건축 후분양제 “분양가만 높였다”: 계약포기 속출 입주 전 분양권도 약세; 2009.12.02 10:01 입력 | 2009.12.02 22:10 수정

후폭풍 맞은 재건축 후분양제 “분양가만 높였다”
계약포기 속출 입주 전 분양권도 약세

 
아파트를 다 지은 다음에 분양하는 재건축 후분양제 아파트들의 고분양가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 산본주공 1단지를 재건축한 아파트는 지금까지 산본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최고가인 6억 원에 분양됐다. 
2년 전 바로 근처에 분양된 같은 규모의 아파트보다 1억 원 이상 높은 가격 때문에 주변 아파트 가격도 동반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3.3㎡당 2천7백만 원에 분양돼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켰던 고덕동의 재건축 아파트도 주변 아파트와의 집값을 벌려놓았다. 
이들 아파트들은 모두 공정이 80%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공급된 후분양 아파트로서 조합 측은 다 지어 놓고 분양한 만큼 고분양가는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도 다른 상품처럼 직접 보고 살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재건축 후분양제이지만 제도가 사라진 지금 역효과가 곪아 들어가는 형상”이라고 밝혀 재건축 후분양제 여파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재건축 후분양아파트의 인기까지 시들해지고 있어 시장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후분양 아파트는 일정수준 이상 공사가 진행된 뒤 분양해 계약에서 입주까지 기간이 6개월~1년 정도로 짧다. 때문에 전세난을 피해 입주가 임박한 내집마련 수요자나 단기간에 분양권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지난 해 시장에서는 후분양제도가 사라지면서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시각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 거래가 침체되면서 매입자들이 자금 마련 부담에 분양가 수준에서 매물을 내놓고 있다. 공급물량이 나오자 매매가도 오름세를 멈췄다. 문제는 이에 따라 계약률도 떨어지고 있고 경쟁을 뚫고 당첨됐지만 계약을 포기하는 청약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일까지 계약을 실시한 강동구 고덕동 고덕아이파크는 계약률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청약접수 당시 1순위에서 대부분 주택형이 마감되며 인기를 끈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는 고분양가로 인해 단기간에 자금을 마련해야하는 부담이 작용했고 투자자들도 자금회수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계약을 망설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사라진 재건축 후분양가로 높아진 고분양가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셈이다.
한 전문가는 "등기를 전제한 후분양아파트는 한 번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해 실수요자들이 청약한다는 점에서 실제 계약률이 낮은 것은 특이한 사례"라며 "올 초에는 재건축 후분양아파트에 청약해 프리미엄을 붙여 팔 수 있었지만 거래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청약마저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후분양제가 적용된 재건축 아파트 공급이 줄을 이을 예정이어서 폐해로 지목된 고분양가와 시장불안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