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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공사 빚더미에 인천시 대형사업 ‘스톱 직전’: 2010.02.09 19:55 입력 | 2010.02.10 15:22 수정

LH공사 빚더미에 인천시 대형사업 ‘스톱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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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지난해 10월 출범 후 잇따라 사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인천시의 속을 태우고 있다. 자금난 때문에 인천에서 추진하려던 대형 사업을 취소하거나 미루는 일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 특히 도시재생사업을 공영방식으로 진행하는 인천시의 입장에서는 LH의 자금난이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야심차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던 현장 곳곳에서 사업포기 논란이 오가고 있고 주민들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공영방식을 고집하던 인천시가 제 발등을 찍은 것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LH공사가 심각한 자금난을 겪으며 사업포기 및 보상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업장 곳곳에서 인천시가 사업 강행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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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 많아 정상적 보상 어려워
 
현재 알려진 LH의 부채규모는 85조7000억 원대다. 지난해 10월 과거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돼 LH공사로 출범하면서 잠정적으로 집계된 금액이다. 이처럼 100조에 가까운 부채규모는 LH공사가 출범직후 기존의 모든 신규투자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배경이 됐다.
 
LH공사의 부채로 인천에서는 2006년 확정된 검단신도시가 지난해 12월 첫 도마에 올랐다. LH의 사업포기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인천시에 비상이 걸린 것. 담당국장과 직원이 연일 지역 국회의원을 찾아다니며 LH공사의 정상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도움을 청했지만 상황이 원활하게 개선되지는 않았다.
 
검단신도시의 경우 가까스로 사업추진은 가능하게 됐지만 LH공사는 지난해 말 전국에서 추진 중인 10여개 신도시 중 인천 검단과 평택 고덕 2곳만 추진한다고 밝혔다. LH공사의 부채규모를 감안했을 때 10개 신도시를 모두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LH공사의 엄청난 부채규모로 인해 인천시 전역에서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은 것도 문제지만 보상에서 더 큰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안양 새마을지구에서 주민 불안이 극심해진 것도 LH가 자금난으로 인해 약속했던 보상을 해줄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인천시 또한 보상 문제를 둘러싸고 법적다툼이 줄을 잇는 등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땅과 건물 주인에게 법이 원칙으로 정한 현금 대신 채권으로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현장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의 한 주민은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진행하며 현금 보상을 약속했지만 자금난을 핑계로 채권을 지급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행정 편의적 발상”이라며 “지자체는 이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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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거환경개선사업 직격탄
 
인천지역 곳곳에서 사업과 보상 문제가 불거진 뒤 LH공사의 자금난이 빚어온 불똥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미디어촌 건설로 튀었다. 대한주택공사가 1조8000억 여원 규모의 선수촌·미디어촌 개발을 맡도록 시와 협의가 거의 마무리될 쯤 LH공사가 출범하며 사업진행이 어려워진 것이다.
 
시는 수차례에 걸쳐 건설을 부탁했지만 몇 달 간의 협의 끝에 올해 초 LH의 사업추진이 최종 무산됐다. 대규모 분양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인데도 LH공사는 끝내 사업을 포기했다.
 
도시정비사업 전문가 S씨는 “대규모 분양분으로 사업성이 확보된 상황에서도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LH공사의 자금난이 최악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인천시 곳곳의 주거환경개선사업 또한 이런 자금난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씨의 진단처럼 저소득층 거주지에서 추진되는 인천시내 주거환경개선사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용마루·십정2·송림4·대헌학교 주변 4개 사업의 경우에는 사업 자체가 전면 재검토되면서 언제쯤 추진이 본격화될지 불투명한 상태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의 개발이익을 재투자하는 사업들도 중단되거나 백지화됐다. 과거 한국토지공사가 지난해 초 인천 로봇랜드의 기반시설 건설비 678억 원을 부담하기로 시와 약속했다가 LH공사로 통합된 후 자금투입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당장 올 상반기 착공을 눈앞에 두고 공사비 마련에 노심초사하고 있지만 원활한 사업진행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LH공사 출범 이전이지만 서울 온수동에서 인천 부평동까지 연장되는 서울지하철 7호선을 청라지구까지 13.5㎞ 추가 연장하는 계획도 마찬가지였다. LH공사가 청라 개발이익을 재투자하는 것 외에 달리 대안이 없는 터라 시가 2년 넘게 사업비 부담을 요청했으나 지난해 초 당시 토공이 최종 불가통보를 해왔다.
 
시 관계자는 “LH공사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겠지만 굵직한 현안사업들이 LH공사의 후퇴로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며 “LH공사가 최대한 예정된 사업을 진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해중 기자 lovecharlotte.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