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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 인천 구도심개발정책 ‘일부포기’: 2010.02.09 19:58 입력 | 2010.02.10 15:21 수정

연속기획 - 인천 구도심개발정책 ‘일부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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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에 직면한 인천도시재생사업 주민 ‘허탈’ 

 
인천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해온 도시재생사업 중 일부를 포기한다고 밝히면서 구도심 개발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인천도시재생사업이 심각한 후폭풍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인천시 도시재생사업구역에서 해제된 면적은 제물포역 주변이 94만2천㎡, 가좌 나들목 주변이 68만1천㎡, 인천역 주변이 44만1천㎡다. 제물포역과 가좌나들목 주변은 각각 2007년에, 인천역 주변은 2008년에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된 곳이다. 촉진지구 해제로 3개 구역 개발은 일단 백지화됐다. 사업이 백지화된 핵심적인 이유는 주민들의 개발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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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년 도시재생사업 구역으로 설정되고 2~3년 뒤 재정비 촉진지구가 될 때에만 해도 그리 크지 않았던 반대여론이 갈수록 커지면서 시가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align=left src="/PEG/12657130762818.jpg">
 
지난 연말 인천시는 주민 갈등이 불거지면서 급기야 주민의견조사 결과를 이유로 들어 인천역과 가좌나들목지구에 대해 사업 중단을, 제물포역은 사업유보를 일방적으로 선언해 일각에서는 “3년 동안이나 끌어오던 사업을 없었던 일로 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의 표본”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시가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물포역 주변에선 주민의 54.1%가 가좌 나들목 주변에선 82.8%가 시의 공영개발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인천역 주변에서는 75.3%가 반대표를 던졌다.
 
도시정비사업 전문가 S씨는 “이번 사업구역해제결정으로 인천시의 ‘거점별’ 도시재생 구상은 뿌리부터 흔들리게 됐다”며 “7개 도시재생사업 구역은 경인전철과 경인고속도로를 따라 설정된 도시재생사업 구역으로 가정오거리 주변과 도화, 숭의운동장, 동인천역 주변구역 4곳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S씨는 “특히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경인전철 1호선 축은 인천역과 제물포역 주변구역 취소로 큰 타격을 입었다”며 “인천시 도시재생사업의 문제는 그나마 남은 사업들도 미래가 밝지가 않다는 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숭의운동장 사업장의 한 주민은 “숭의운동장을 축구전용 구장으로 새로 짓는 숭의재생사업의 경우 민간사업자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석 달째 공사를 멈추고 있다”며 “인천대가 옮겨간 곳에서 추진되는 도화구역 사업도 지난해 민간사업자가 손을 뗀 뒤 인천도시개발공사로 사업권이 넘어가면서 혼란을 겪었다”고 성토했다. 
 
가정오거리 일대에서 진행될 ‘루원시티’ 사업 역시 사업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현재 심각한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어 사업전망을 낙관하기 힘든 상태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민반대로 일부 사업이 중단됐지만 구도심의 효율적 재생이란 정책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남은 사업들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보방침이 발표된 후 주민 갈등이 심화된 제물포역 사업지구의 경우 두 달 새 점포 절반이 문을 닫아 공동화 현상을 보이는 등 주민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인천시의 사업 강행이 쉽지만은 않으리라는 것이 주된 전망이다. 
 
본지에서는 지난 호에 인천도시재생사업이 ‘한계’에 직면해 근본적으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근거한 사업방식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이런 내용이 보도 된지 얼마돼지 않아 인천시가 도시재생사업 중 일부를 포기한다고 밝혀 사업자체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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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방적 도시재생사업 강행이 원인
 
이처럼 인천의 도시재생사업이 좌초위기에 빠진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민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지 않고 인천시가 무리하게 사업을 강행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실례로 인천 화수재래시장 주변의 경우 주민 의견수렴 절차 없이 동인천역 도시재생사업구역에 편입돼 극심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는 실정이다. 동구 화수동 재래시장 일대 1만8327㎡인 화수재래시장 주변은 2008년 10월 주민 100명이 당시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정돼있던 동인천역 구역에 이곳을 포함해 달라는 민원이 들어오자 인천시가 이를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인천시는 세 차례 현장실사를 나간 뒤 지난해 4월 도시재정비 위원회를 열어 구역편입을 확정했다. 취재결과 주민 대다수가 실제 개발을 바라는지 파악하기 위한 설명회나 공청회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동인천역 일대 개발의 근거법인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에 따르면 사업자는 촉진지구를 늘리거나 줄일 때 설명회나 공청회를 열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돼 있다. 확대나 축소면적이 전체의 10% 범위 안쪽일 때에는 주민에게 그 사실조차 알리지 않아도 된다. 
이런 근거법에 따라 인천시는 화주재래시장 주변이 도시재생사업구역에 편입된 것에 대해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도시정비사업 전문가 S씨는 “인천시의 말처럼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구역이 언제까지 어떤 식으로 개발되는지 주민들이 전혀 모르게 되면 당사자인 주민 반발이 거세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구역편입에 대해 최소한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것은 인천시의 행정편의적인 발상에 원인을 찾을 수 있고 최소한의 주민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것이 현재 인천 도시재생사업 논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인천시의 무리한 사업 강행으로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일각에서는 “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겠다는 도시재생정책이 주민의견 조사방법 조차 설득력을 잃고 있으니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의문이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제물포역 사업지구 내에는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라 비판여론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씨는 “도시재생사업은 기본적으로 슬럼지역을 전면 철거하는 사업방식이 아니라 기존의 마을을 개선하는 사업방식에 따른다”며 “문제의 발단은 시가 불도저식 개발을 밀어붙임으로써 원주민의 지지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인천시 도지재생사업은 시가 그동안 추진해 온 도시재생프로젝트가 제대로 성사된 곳이 없고 각종 개발사업들도 비슷한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민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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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안은 ‘도시정비법’ 근거한 사업뿐
 
경인전철 인천역과 제물포역 주변, 경인고속도로 가좌나들목 주변 등 3개 지역의 재정비 사업이 취소됨에 따라 공영개발방식을 민간개발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인천 도시재생사업이 도시개발법에 따라 이뤄졌기 때문에 토지등소유자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며 “도시정비법에 근거한 민간방식의 사업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S씨는 “인천 도시재생사업의 경우에는 이미 도시개발법에 따라 사업이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에 근거법을 도시정비법으로 전환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도시정비법을 근거로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면 최소한 민간 사업자를 끌어와 민간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가 야심차게 추진한 도시재생정책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은 공영개발방식의 무리한 사업추진이 주민반발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라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또 공영개발방식의 주체인 LH공사가 현재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도 주된 문제라는 것이 S씨의 설명이다.
 
경인철도의 경우 낙후된 역세권 활성화를 위해 인천시가 추진해 온 도시재생사업에 기대를 걸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인천시가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사업을 밀어 붙이다가 뒤늦게 반대에 부딪쳐 사업을 취소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인천시의 일방통행식 개발행태가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고 성토했다. 
정비사업관계자들은 “인천시 도시재생사업을 활성화시키려면 인천시가 직접 나설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민간 주도 개발방식으로 바꾸는 게 좋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인천발전에 중추적인 구도심 개발사업인 도시재생사업이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어 민간개발로 계속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사업진행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인천의 도시재생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재정비촉진지구 일부 주민들은 공영개발을 찬성한다는 의견을 시에 밝히고 있어 공영개발 찬·반 주민들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등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도시재생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 onclick=news_contents.add_content()></A>
 
임해중 기자 lovecharlotte.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