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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율 뻥튀기’ 북아현2구역 조합설립인가 ‘취소’: 2010.02.24 16:19 입력 | 2010.02.25 11:15 수정

‘동의율 뻥튀기’ 북아현2구역 조합설립인가 ‘취소’

 
조합장 등이 얽힌 비리로 몸살을 앓던 재개발 사업장에서 조합설립인가 ‘취소’ 결정이 나옴에 따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제6부(재판장 김홍도 판사)는 지난 17일 북아현2 재정비촉진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서울시 서대문구 북아현동 520번지 일대ㆍ이하 북아현2구역) 조합원 정 모 씨 등 61명이 관할 서대문구청을 상대로 낸 조합설립인가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단을 내렸다.
 
이번 재판을 주도했던 ‘북아현2구역 뉴타운 재개발 주민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측 주장의 핵심은 조합 측이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조합원에서 제외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75%를 넘겨야 하는 동의율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아현2구역의 경우, 조합 측은 지난 2008년 9월에 전체 조합원 1198명 가운데 907명(75.7%)의 동의를 얻어 설립인가를 받았다. 조합설립인가에 필요한 기준을 간신히 넘겼던 셈.
 
하지만 정 씨 등은 “몇 달 뒤 열린 주민총회 당시 성원보고에서는 전체 조합원이 1258명으로 늘어났다”면서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동의율은 72% 수준으로 떨어져 인가 요건에 미달된다”고 주장해 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조합 측은 시유지 ‘지분 쪼개기’에 참여한 사람들로부터도 동의서를 받았다”면서 “반면 떳떳하게 세금을 내고 이곳을 터전 삼아 수십 년간 살아온 일부 주민들은 조합원 명부에 아예 빠져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의 주장을 법원이 수용함에 따라 유사한 소송에 휘말린 타 지역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아현동에 거주하는 K씨는 “북아현뉴타운 내 다른 구역에서도 북아현2구역과 같은 방법으로 추진위ㆍ조합 등을 설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번 법원의 판단을 근거로 유사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합설립인가 이후 사업비가 1000억 원 이상 늘어난 것에 대한 불만도 극에 달해 있는 상태다. 공대위 측 관계자는 “조합 설립 이후 사업비가 1000억 원 이상 늘어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공개경쟁입찰로 시공사를 다시 뽑아 전체 사업비를 낮추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서울 왕십리뉴타운의 조합설립취소 판결에 이어 북아현2구역의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됨에 따라 소송에 휘말린 뉴타운 내 다른 재개발 사업장들도 큰 혼란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5년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북아현 2구역은 시공사로 S건설과 D산업 등이 선정됐고 작년 말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았으나 이번 조합설립인가 취소 사태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