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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재건축 시동 걸었다: 2010.02.24 16:08 입력 | 2010.02.25 11:15 수정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재건축 시동 걸었다
14개 단지 2만6600가구 구청 로드맵 설계 공모
평균 용적률 133% 수준…높은 개발이익 기대

 
서울시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는 지난 1983년도 택지개발계획으로 1985년부터 1988년까지 5~20층 사이의 중ㆍ저층이 아파트 14개 단지(392개동) 2만6600여 가구가 건립됐다.
이 지역은 203만여 ㎡ 부지에 건폐율 14.44%, 평균 용적률 132.62%를 적용해 계획적으로 개발됐다.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고 특히 교육 여건이 우수해 강남권에 버금가는 인기 주거지로 꼽힌다.
 
이런 목동도 입주 30년이 가까워지면서 재정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택지개발사업이 완료된 후 14년, 주택 준공 후 약 25년이 경과돼 노후 배관ㆍ주차 문제 등으로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고 지역 주민들의 재건축 요구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대단지인 데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어서 재건축이 본격화되면 서울 주택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섣부른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구청, 재건축 청사진 마련
양천구청은 목동 단지 재건축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해 최근 설계 공모에 나섰다. 구(區)는 이달 18일부터 내달 31일까지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기본계획 설계를 공모한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이에 앞서 구는 지난해 9월, 목동 아파트 재건축을 지원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했다.
 
구는 도시계획ㆍ건축ㆍ교통ㆍ디자인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응모작을 평가한 뒤 당선작으로 선정된 작품에 용역을 맡길 계획이다. 공모에서 당선된 업체는 목동 아파트의 건축ㆍ경관ㆍ교통ㆍ녹지 등의 계획과 1~14단지 통합 개발 여부 등의 개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구청이 재건축 사업 준비를 시작한 것은 신시가지의 재건축 시점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으로는 이곳에서 가장 먼저 입주가 시작된 1단지(1985년)가 2013년부터 재건축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 의회가 추진 중인 재건축 연한 단축(입주 20년)이 결정되면 14개 단지가 올해부터 당장 재건축을 할 수 있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목동아파트의 재건축 연한이 가까워 오는 데다 워낙 대단지이다 보니 사전에 체계적인 개발 방향을 마련할 필요가 있기에 설계 공모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낡은 배관과 주차난 등의 문제가 끊이질 않자 주민들 사이에서도 재건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구청은 목동 신시가지를 재건축 예정구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서울시에 건의할 계획이다.
 

◆ 안전진단이 변수
목동 신시가지를 재건축하면 개발이익이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로 건축 규모를 지금의 2배 정도로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용적률이 평균 132.62%인데 재건축 용적률은 최고 300%까지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목동 재건축 사업이 넘어야 할 가장 큰 고비로 ‘안전진단’을 꼽는다. 지난해부터 구조 안전성 항목 비중이 줄어들면서 안전진단 기준이 완화됐지만 이곳 아파트들이 매우 튼튼하게 지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 권 모 씨는 “정부가 목동에 아파트 단지를 지을 때 내구성을 워낙 강조했기 때문에 안전진단 통과(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를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곳 아파트 대부분이 안전진단을 통과한 강남구 개포지구 아파트보다 나중에 지어져 훨씬 튼튼하다는 얘기다.
 
반면 한 건축설계사는 “전문가가 정밀 진단해 봐야겠지만 멀쩡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내부는 배관 등 설비 노후화가 심각해 안전진단 통과가 어려울 것 같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주민들의 재건축 의지도 변수다. 지난해 구청은 자체 연구 결과 지금과 같은 쾌적성을 유지하는 데는 리모델링이 낫지만 사업성에선 재건축이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재건축으로 결론을 냈다. 그러나 리모델링을 원하는 주민들은 “사는 데 큰 불편이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목동 재건축이 당장 가시화하지는 않아서인지 투자 수요가 크게 늘지는 않고 있다. 3단지 117㎡가 11억~11억5000만 원, 90㎡는 7억~7억4000만 원 선으로 지난해 말 수준이다. 목동의 한 부동산중개소 소장은 “단지ㆍ주택마다 대지지분이 달라 투자 가치에 차이가 많으므로 매입 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