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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서울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 마련: 2010.02.24 16:07 입력 | 2010.02.25 11:16 수정

‘2020 서울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 마련
주상복합 신축 줄이고 소단위 맞춤형 방식 도입

 
앞으로 도심 지역에 짓는 주상복합아파트는 상업시설 비율을 높이더라도 용적률 인센티브를 덜 받게 된다. 서울시내 역세권 중 지역 중심지 역할을 하는 역세권은 일반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이 아닌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정비한다. 또 문화ㆍ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지역은 전면 철거가 아닌 지역 특성을 살리는 소단위 ‘맞춤형’ 정비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위와 같은 내용을 담은 ‘2020 서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ㆍ2일 공람공고)’이 지난 18일 시(市)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기본계획(도시환경정비사업 부문)은 정비예정구역과 건폐율ㆍ용적률, 정비 기반시설 등을 아우르는 큰 그림으로 이번 계획안은 향후 10년간 서울시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사업의 밑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78년 처음 수립된 이래 2005년까지 5차례 변경됐고, 이후 5년 단위로 재정비된다.
 
이번 기본계획은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도심 주거 기능은 분산시키고 각 지역 중심 특성을 살려 정비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시는 먼저 도심에 우후죽순 들어서는 고층 주거 건물을 줄이기로 했다. 지난 2001년 이후 도심부에서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건물 총면적 중 48%가 주거 용도로 쓰일 정도로 도심부에 주거 기능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 2003년부터 현재까지 서울 도심에 공급됐거나 공급 예정인 주택은 주상복합 2600가구를 포함해 약 2만3000가구에 달한다. 서울시는 주상복합 건물이 도심부에 과도하게 들어서는 것을 조절하기 위해 주거복합 비율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를 기존 최대 100%에서 50%로 축소하기로 했다. 주거복합 비율이 30% 미만이면 아예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고, 업무 용도가 90%를 차지해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는 50%로 줄어든다.
 
기본계획을 세울 때마다 자치구별로 수십 곳씩 지정하던 정비예정구역은 ▲신용산역 북쪽~용산소방서 남쪽 ▲영등포역 인근 사창가와 쪽방 밀집 지역 ▲신촌역 주변 ▲마포구 아현동 일대 ▲성동구 왕십리 지구단위계획구역 일부 ▲서울대입구역 인근 ▲구로디지털단지역 등 13곳(39만 ㎡)만 추가 지정했다.
 
반면 옛 성곽과 궁궐 등이 남아 있는 종묘 주변과 태화관길 북쪽 지역, 남산 조망을 위해 특별 관리하는 퇴계로 남쪽 지역은 정비예정구역에서 제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2009년 말 기준 전체 구역 중 45%인 232곳(109만 ㎡)이 예정구역으로만 지정된 채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는 ‘미시행지구’로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해 예정구역을 보수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비구역에 대한 시 지원은 확대된다. 서울시는 이들 정비예정구역 일부와 자치구에서 신청한 도시환경정비사업에 사업 시행에 필요한 용역비를 지원해 정비사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250개 서울 역세권 중 전략적 정비와 육성이 필요한 지역 대표 중심지에도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준공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노후 건축물을 모두 부수고 새 건물을 짓는 철거형 방식 일변도에서 벗어나 소규모 단위로 지역 특색에 맞춘 정비 방식(소단위 맞춤형 정비사업)도 도입된다.
소단위 맞춤형 정비사업은 수복형 재개발처럼 기존의 도로망과 필지 패턴 등 지역 특성과 기능은 유지ㆍ보존하면서 소단위 (재)개발 등을 유도해 점진적으로 지역을 정비하는 사업이다.
 
이는 그동안 역사ㆍ문화적 자원이 풍부한 지역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전면 철거형 재개발이 주로 이뤄지면서 이들 지역의 역사ㆍ문화적 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을 인식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수복형’ 재개발 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수복형 재개발은 지난 1990년 처음 도입됐지만 당초 취지와는 달리 구역으로 지정되더라도 도중에 철거형 재개발로 전환되는 바람에 실제 적용된 사례가 전무한 실정이다.
 
서울시는 이 방식을 통해 건폐율, 건물 높이 등의 규제를 완화해 주고 주차장 설치비 납부 때 기반 시설 설치비 지원 등의 혜택을 줘 소유자나 세입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한편 시는 문화재인 승동교회 때문에 재개발이 어려웠던 종로구 공평동 공평구역을 시범사업지로, 종로 귀금속상가와 충무로 인쇄골목 등도 도심산업 특화지역으로 각각 지정했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