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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지구 재건축 마스터플랜 나온다: 2010.02.24 16:46 입력 | 2010.02.25 11:14 수정

개포지구 재건축 마스터플랜 나온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32개 아파트 단지(총 2만8700여 가구)가 밀집한 서울시 강남구 개포지구(393만여 ㎡)를 통합 개발하는 마스터플랜이 오는 6월 확정된다.
 
이 일대가 통합 개발되면 이곳은 대모산에서 양재천을 잇는 녹지축을 끼고 총 세대수 3~4만 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에코 주거 단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7일 서울시와 강남구에 따르면 강남구는 시(市)의 요청에 따라 작년 말부터 개포동 660번지, 도곡동 410번지, 일원동 619번지 일대 393만7000여 ㎡ 규모의 개포지구 재건축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이다. 마스터플랜에 맞춰 개포지구 내 개포 주공1~4단지, 개포 시영, 일원 현대ㆍ대우 공무원아파트 8~9단지 등 저층 재건축 추진 단지의 개별 정비계획도 잇따라 수립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구가 작년에 제출한 ‘제1종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은 각 단지별 재건축 계획만 담겨 있을 뿐 전체 지구의 교통, 건물 배치, 녹지, 보행자 동선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종합 계획이 없었다”며 “강동구에서 지난 2008년 말 수립했던 ‘고덕지구 재건축 가이드라인’을 참고로 해 종합 계획을 세우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작년 말 관련 용역을 발주했다”며 “내달 초안이 마련되면 주민 공청회 등을 거쳐 6월 말까지 마스터플랜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마스터플랜에는 개포근린공원과 인근 대모산, 개포지구 내를 흐르는 양재천 등을 잇는 녹지축을 조성하고 보행자 동선과 자전거도로를 고려해 건물 배치를 효율화하는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재대로에 생태 육교 1~2개를 신설하고 양재천에도 교량 1~2개를 추가해 건설ㆍ교통 편의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개포주공 2~4단지의 경우 마스터플랜과 함께 정비계획까지 구(區)가 직접 수립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 내달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나올까
재건축 시장은 지난 11일 한시적 양도세 감면 조치가 종료됨에 따라 상승세가 한풀 꺾인 부동산 시장에서 유일하게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블루칩(blue chip)’이다.
 
그러한 블루칩 중에서도 ‘강남 재건축’은 일종의 ‘대장주’라 할 만하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개포 주공과 대치 은마, 잠실 주공5단지 등이다.
 
하지만 대장주 가운데에서도 차별화가 이루어져 현재 투자자를 비롯한 수요자들의 최대 관심은 오는 3월쯤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확정되는 개포지구에 쏠려 있다.
 
개포지구는 지난 2000년 6월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돼 재건축이 시작됐지만 2002년에 서울시가 이곳의 평균 용적률을 200%로 제한하는 결정을 내린 이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일부 주민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지난 2004년 서울행정법원이 서울시의 손을 들어주면서 사업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업계 관계자 김 모 씨는“‘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결정 고시될 경우 평균 용적률이 200%인 개포지구 내 단지들은 용적률이 과거보다 훨씬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강남 재건축은 물론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을 요동치게 할 수 있는 변수”라고 평가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 박 모 씨는 “정부가 재건축 용적률 법정 상한선을 높여줬다고 하지만 실제 정비계획안이 통과된 후 고시되는 용적률이 상한선에 훨씬 못 미쳤던 경우도 많기 때문에 투자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 판자촌 정비 ‘개포 재건축’ 변수?
한편 역내 판자촌 정비가 개포 재건축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시가 지난달 말 강남구청이 올린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을 검토한 뒤 “구역 내 무허가 판자촌 정비 방안을 마련하라”는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
 
아파트 노후도와 안전진단 외에 지역 내 시설 정비가 재건축 사업에 변수로 등장하면서 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내에서 쉬쉬하던 무허가 판자촌 문제가 재건축 사업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부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적률이나 기부채납 비율 등을 조정해 무허가 판자촌 주민 이주 대책을 먼저 세우지 않으면 지구단위계획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것이 시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서 언급한 개포지구 내 무허가 판자촌은 강남구 개포2동 산 156, 달터근린공원 안에 있는 달터마을(행정구역상 구마을)이다. 이곳은 개포고등학교를 지으면서 밀려난 사람들이 1980년대 중반부터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형성됐다. 그러한 탓인지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이사 온 지 20년 이상 된 60~70대 노인이다. 개포2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달터마을에는 최소 250가구에서 최대 310가구 정도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 서울시 “이주대책 먼저”
서울시 측에서는 용적률 인센티브, 공공 기여 방법 등을 통해 이들이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안전한 이주 대책을 세우고 공원을 정비한 후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을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으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판자촌을 정비하기 어렵다”며 “공원을 정비해 시민에게 돌려주는 방안도 함께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달터공원이 시유지인 만큼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부담 없이 자체 예산으로 공원을 복원한다는 입장이다.
 
강남구 개포동에는 달터마을 외에도 구룡마을(1300가구), 재건마을(100가구), 수정마을(64가구) 등 무허가 판자촌에 35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구룡마을처럼 가구 수가 많거나 개인 소유 땅에 생겨난 마을은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지원의 손길이 많다. 반면 달터마을처럼 시유지에 위치한 곳은 구청에서 제공하는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이나 기업체 등에서 지원하는 연탄, 쌀 등도 받지 못한다.
 
게다가 판자촌 주민들은 주민등록이 없어 지주도 세입자도 아닌 상태이기 때문에 임대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강남구청에서는 지난해 12월 판자촌을 정비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