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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지종합관리계획 ‘무산 위기’: 인천시 “대규모 예정구역 지정 없을 것”; 2010.02.24 18:07 입력 | 2010.02.25 11:07 수정

주거지종합관리계획 ‘무산 위기’
인천시 “대규모 예정구역 지정 없을 것”
 
투기억제를 위해 정비예정구역을 폐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의 법제화가 무산 위기에 빠져다.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은 지난해 2월경 서울시 주거환경정책자문단(이하 자문단)이 제안했던 것이다.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은 현행 도시정비법상 정비기본계획 수립과 동시에 정비예정구역이 지정되면서 투기가 성행하는 등의 문제점을 바로잡고자 정비예정구역 지정 제도를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계획이다. 
 
서울시가 준비했던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의 주요내용은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을 5대 권역으로 나눠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었다. 
 
당초 서울시는 시 전체를 도심ㆍ동남ㆍ동북ㆍ서남ㆍ서북권 등 5대 생활권으로 나눈 뒤 권역별로 주거여건과 주택공급 상황, 그리고 기반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정비사업계획을 세울 계획이었다. 2011년까지 뉴타운 등 정비사업이 집중돼 주택 멸실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지난해 초에 심각하게 제기된 만큼 ‘선 지정 후 개발’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을 도입함으로써 빠른 개발이 필요한 곳은 정비예정구역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비구역으로 지정해 부동산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했다. 
 
하지만 이번에 국토부에서 서울시에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전달함으로써 정비예정구역 지정 제도 폐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사업전문가 S씨는 “국토부가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이 자칫하면 옥상옥이 될 수 있어 서울시에 장기과제로 검토하자는 의견을 보냈다”며 “서울시가 국토부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당시 자문단의 제안이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의 법제화를 적극 추진해 왔다. 
 
이 같은 서울시의 노력으로 지난해 7월 주거지종합관리계획과 공공관리제도가 주축이 된 도시정비법 개정안까지 발의됐다. 하지만 국토부의 ‘시기상조’라는 의견에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이 상당기간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핵심적인 위치에서 입법발의를 주도했던 관계자는 “서울시의 요청에 따라 정비예정구역 폐지가 포함된 이번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예정이었지만 국토부가 정비예정구역이 폐지될 경우 정비사업 전반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해 이번 개정안에서 주거지종합관리계획 자체를 제외시켰다”며 “장기적으로 추진한다는 말만 들었을 뿐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도시정비법 개정안에는 도시정비법 제3조의 제명을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의 수립’에서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의 수립’으로 변경하고 제3조제1항의 내용 중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과 ‘기본계획’을 모두 ‘주거지종합관리계획’으로 변경했으며 정비예정구역에 관한 규정인 제3조제1항을 삭제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이 ‘없던 일’이 된 것을 인정하면서도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분위기다.
 
“정비사업이 ‘주거지종합관리계획’으로 통합되고 ‘정비예정구역지정제도’는 폐지된다”는 주장에 대해 서울시는 반박자료를 내고 “재개발·재건축의 주거지종합관리계획으로 통합과 정비예정구역 지정 제도 폐지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면서 일축했다. 
 
서울시주거정비과장은 지난달 19일 용산사태와 관련한 한 모임에서는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별적인 개발을 지양하고 종합적인 주거지관리를 위한 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해 주거안정화에 노력할 것이다”고 말해 아직까지 법제화 의지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사업 전문가 S씨는 “이 같은 서울시의 반응은 국토부와 함께 발주한 용역의 결과에 따라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진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부와 주거지전역에 대한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의 역할을 할 주거지종합관리계획에 대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며 “용역결과에 따라 정비예정구역 지정제도의 폐지여부도 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주택정비과 관계자는 “서울시에 주거지종합관리계획에 대해 국토부가 어떤 의견을 제시했는지에 대해선 답변해 줄 수 없다”면서도 “현재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의 타당성 용역을 발주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타당성 용역의 결과는 내년쯤에나 나올 예정이어서 당분간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이 도시정비법에 반영될 일은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4년 만에 도시정비사업 정책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 인천시는 서울시와 입장이 조금은 다르다. 서울시가 주거지종합관리계획에 대한 용역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과는 다르게 인천시는 2020계획 수립에 신중하겠다는 자세다. 
 
도시정비사업 전문가 S씨는 “인천시 전역에 부동산 붐이 일어나 정비사업의 부작용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시 입장에서는 정비예정구역 문제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도시정비법 개정안 통과여부도 중요하지만 현장상황을 무시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며 “기존대로 기본계획을 세우더라도 한꺼번에 여러 곳을 예정구역으로 지정하는 일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거지종합관리계획 : 정비사업이 개별적으로 진행돼 발생하는 난개발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제안된 계획. 서울시 주거환경개선정책자문단이 제안한 내용에는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역세권 시프트 및 압축 개발계획, 소형 저렴주택공급계획, 한강연접부 경관관리계획, 주거지관리 및 주거유형 다양화계획 등이 포함됐다.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의 주요 내용인 정비예정구역 폐지는 ‘선지정 후개발’ 방식으로 투기가 성행해 시장이 불안해진다는 지적에 따라 빠른 개발이 필요한 곳은 정비예정구역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비구역으로 지정하는 동시에 전세난등이 예상되는 지역은 정비구역지정을 늦추자는 의견에 따라 도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