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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도시재생활성화기본법’ 제정 추진: 2010.04.27 15:17 입력 | 2010.04.28 20:20 수정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등이 주최하는 ‘도시재생 활성화 및 법제 개편을 위한 공청회(이하 공청회)’가 열렸다.
 
국토부는 도시 재생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기존 법제의 효율적인 개편을 위해 서울시 및 LH 등과 연구 용역을 추진 중이며, 이날 공청회는 이러한 용역의 일환으로 개최된 것이다.
 
국토부는 보도 자료에서 “각종 도시 재생 사업이 수익성 위주의 물리적인 정비에 치중해 정비 방식, 주거 형태 등이 획일화되는 등 문제가 많고 현행 도시 재정비 관련 법제들(도시재정비촉진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도시개발법 등)도 같은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르게 규정하는 등 형평성과 일관성이 부족해 개편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자의 개회 선언으로 막을 올린 공청회는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과 국토부 권도엽 제1차관의 축사로 이어졌다.
 
신영수 의원은 축사에서 “도시 재생은 ‘복지’ 차원의 개념으로 봐야 하는 만큼 중요한 개념이자 시대의 화두”라며 “그러한 측면에서 볼 때 오늘 이 자리는 (그것의) 활성화를 위한 시의적절하고 뜻 깊은 자리”라고 밝혔다.
 
신 의원은 또 “(도시 재생은) 국가가 (주도해야) 할 사업”이라며 “살기 좋은 대한민국의 ‘첩경’이 될 수 있는 만큼 오늘 이 자리가 성과 있는 공청회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권도엽 제1차관은 “도시 문제는 생활에 밀접한 주제일 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문제”라며 “오늘 이 자리가 그동안의 개발 방식을 재검토하고 종합적ㆍ포괄적 시스템을 정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 차관은 이어 “제도 정비와 자원 집중 없이는 ‘도시 재생’이 어렵다”며 “오늘 공청회를 (도시 재생 활성화를 위한) ‘시작’으로 삼아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으고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주제 발표에서는 단국대학교 김호철 교수가 ‘도시 재생 활성화를 위한 법제 개편 방향’에 대해, 제2주제 발표에서는 목원대학교 이재우 교수와 LH 토지주택연구원 이영은 박사가 ‘포괄적 도시 재생을 위한 연계성 강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공청회는 민관ㆍ학계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토론회와 질의응답이 이뤄진 뒤 막을 내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공청회의 취지는 법제 개편 기본 방향에 대한 의견 수렴이며, 향후 개별 법률 및 사안에 대한 내용은 별도의 공청회를 통해 세부적으로 의견 수렴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번 공청회를 통해 제출된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올해 말 관련 법제의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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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주제 발표 - 기본법 제정 및 하위法 재편
예정된 시간(30분)을 넘겨 40여 분간 진행된 발표에서 김호철 교수(단국대학교)는 ‘(가칭) 도시재생활성화기본법(이하 도시활성화법)’을 중심으로 현행 법제의 문제를 지적하고 새로운 법제의 기본 구상과 법제 개편의 주요 내용 등을 다뤘다.
 
김 교수는 “도시 재생 관계 법령은 지난 1970년대 이후 시대적 여건에 따라 단편적ㆍ개별적으로 제정ㆍ통합돼 왔다”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하 도촉법), 도시개발법 등이 상위 도시계획과 연계 없이 개별 사업 단위의 문제 해결 방식을 취하는 바람에 많은 문제가 야기됐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문제로는 ▲불필요한 사업 중복 ▲개별법에 의한 산발적 추진 ▲관련 법제 간 일관성 부족 등이 꼽힌다. 특히 현행 법제가 도시 내 쇠퇴 지역의 주거ㆍ상업ㆍ업무 등 기능 위주의 정비를 위한 법임을 지적하며 이와 같은 물리적 정비 외에 경제ㆍ문화ㆍ복지ㆍ사회 등 복잡하고 다양한 담론을 담을 수 있는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그는 또 “결국 이러한 물리적 정비와 주택 공급 위주의 도시 재생 사업이 도시 내 고용 및 경제 기반을 악화시키고 원주민 재정착을 어렵게 만드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현행 법제의 개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밝힌 법제 개편의 필요성은 ▲통일적 법제 마련과 연계성 강화 ▲종합적 도시 재생 추구 ▲공공의 역할 재정립 ▲지역 실정을 반영한 차별화 전략 마련 등이다.
 
그는 이러한 필요성에 입각해 새로운 법제를 마련ㆍ시행할 경우 관련 법 간의 일관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불필요한 사업 중복을 예방하는 동시에 공공의 역할 증대를 통한 종합적 도시 재생 추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제1주제 발표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도시활성화법’은 기본 법제 중 도촉법 및 공통 적용 가능한 사항을 바탕으로 새로운 상위 법(法)을 제정하고 하위 법을 주거와 도심 등으로 기능별로 분리해 재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 도시활성화법은 ▲도시재정비촉진사업의 광역적 계획 기능을 보완ㆍ발전하고 ▲같은 내용을 다르게 정하거나 중복 규정하고 있는 여러 법령에 대한 공통적인 방향 제시를 통해 형평성 및 입법 효율성을 도모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밖에 ▲연계 사업 제도를 통해 공공 지원의 집중과 문화ㆍ사회를 포괄하는 도시 재생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도시 재생 활성화를 위한 도시계획적ㆍ재정적ㆍ행정적 방안을 발굴하며 ▲중앙 정부 차원의 종합적ㆍ체계적 정책 추진을 위한 도시 재생 기구를 설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능별 법제 재편 방안에서는 (가칭) 주거환경정비법과 (가칭) 도시개발 및 정비법이 언급됐다.
 
먼저 주거환경정비법은 도시정비법과 도촉법에 의해 시행 중인 정비사업 관련 제도와 운영 실태 등을 분석, 문제점을 도출하고 보다 효율적ㆍ체계적 사업 시행을 위한 개선 방안을 연구ㆍ모색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삼고 있다.
 
주요 내용은 ▲정비구역 지정 요건의 검토 ▲정비예정구역제도의 실효성 검토 ▲세입자 보호 대책 ▲현행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적정성 및 대안 검토 ▲불투명한 사업 진행으로 인한 부작용 방지 및 투명성 제고 ▲현행 도시정비법의 한계 검토 등이다.
 
도시개발 및 정비법 역시 기본 방향은 주거환경정비법과 동일하다. 다만 현행 도시 재생 사업의 한계를 지적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주요 내용에는 ▲구역지정 요건 재정립 ▲사업 방식 다각화를 통한 탄력적인 도시 재생 사업 시행ㆍ전환 등이 포함돼 있다.
 

◆ 제2주제 발표 - 관련사업 연계로 시너지 효과 도모
‘포괄적 도시 재생을 위한 연계성 강화 방안’을 주제로 이어진 제2주제 발표는 연계 사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도시 재생 관련 사업 간 연계 강화 필요성은 현행 정비사업의 문제점을 고찰하는 데서 그 출발선을 찾았다.
 
발표자가 언급한 문제점은 ▲시장 중심 사업 방식으로 도시 기능이 쇠퇴한 지역의 활성화가 어려운 점 ▲중앙 부처의 개별 지원으로 비효율성이 만연,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간 통합 실현 가능한 제도 기반 부재와 효과 저하 ▲사업시행자의 기반시설 부담으로 사업성 악화 ▲촉진구역별 사업 시차 발생으로 기반시설 확보 어려움 등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연계 사업’이다. 연계 사업 제도는 2곳 이상의 개발 사업을 연계해 하나의 개발 지역으로 통합 개발하는 방식이다.
 
기존 소규모 재개발 구역을 묶어 개발하는 뉴타운 등 도심 재정비촉진사업처럼 인근 개발 사업들을 합하는 형태지만 도시환경정비사업, 재개발ㆍ재건축ㆍ역세권 개발 사업 등 각 정부 부처에서 추진 중인 유사 사업을 통합해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사업 지구 내 기반시설 조성비용을 줄이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연계 대상은 정부 부처가 제도적 근거와 예산 확보를 통해 현재 시행 중인 지역 지원 사업과 경제ㆍ문화ㆍ복지 등 도시 재활성화 관련 사업 등이다. 별도 제도 신설 없이 기존 정비구역과 촉진지구 등을 사업 대상 구역으로 하며 일정 요건을 갖춰 승인을 얻은 경우 재생구역으로 의제 처리할 계획이다.
 
각 지자체는 지역 여건과 필요성에 따라 부처별 개별 사업 또는 연계 사업을 자율 선택하도록 하고 중앙 부처는 이를 심의ㆍ승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연계 사업 활성화를 위해 중앙 부처는 시행 중인 재생 관련 개별 사업을 요건 충족 시 통합 지원하되, 범정부 차원의 추가 재정 투입 없이 촉진지구 내 기반시설 설치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도시 재생 사업 방식을 다양화하고 포괄적인 도시 재생을 추구한다는 구상도 담겨 있다.
 
연계 사업 유형은 ▲개별 사업+개별 사업 ▲개별 사업+프로그램 사업 ▲프로그램 사업+프로그램 사업 등 3가지다.
 
제1유형은 개별 사업으로 추진 중인 사업들을 사업 내용과 함께 공간적으로 연계하고 충분한 사전 검토와 계획으로 파급효과가 큰 사업끼리 연계하는 것을 지향한다.
 
제2유형은 현행 촉진사업에 도서관ㆍ문예회관ㆍ지역아동센터 등을 연계하고 촉진지구 내 기반시설 설치 및 소규모 생활 편의 시설(amenity)의 재생 구역 내 설치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제3유형은 프로그램형 사업과의 유기적 연계 도모, 경제ㆍ문화ㆍ복지 등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재생 사업 추구, 전면 개발 중심의 사업 방식 개선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를 도입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한 고려 사항으로는 현행 사업 구역 미결정지역에서 연계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2가지로 나눠 제시됐다.
 
전자의 경우 과도한 주민 기대감 발생과 선심성 공약 남발 등을 예방하고 사업 추진을 위한 물리적 기준이 부적합한 지역, 소규모 지구 등으로 재생 사업을 다양화하기 위해 연계 사업을 활용한다.
 
후자는 개별 사업 연계로 기존 사업의 장기화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를 위해 기존 사업과 연계 사업의 타당성 검토, 이해관계인 간 협의ㆍ조정, 심의ㆍ승인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한다.
 
이밖에 기대 효과, 실행 가능성, 적합성, 지역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연계 사업에 대한 이해 도모를 위해 지자체의 선택과 활용을 유도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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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이 각자의 견해를 발표하고 있다.
 
주제 발표에 이어 열린 토론회는 시간 관계상 참석한 패널들이 각자의 견해를 밝히는 수준에 그쳐 아쉬움을 더했다.
 
허재완 중앙대학교(도시 및 지역계획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하는 토론회에는 김종보 서울대학교 교수, 김용호 건화엔지니어링 부회장, 윤현수 국토부 도시재생과장, 임태모 국토부 주택정비과장, 최막중 서울대학교 교수, 한정탁 한국주택협회 재개발ㆍ재건축 실무분과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이 도시활성화법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그것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데 초점을 맞췄던 데 반해 국토부 관계자들은 법의 제정 당위성, 활성화를 위한 미비점 개선 등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김종보 교수는 도시활성화법 제정에 대해 법적 안정성 차원에서 타당한지, 기존 미(未)개발지를 도심 개발 법에 근거해 개발하는 게 타당한지 등의 검토를 주문했다.
 
김용호 부회장은 “법 제정 취지 등이 수요자, 특히 소유주에게 제대로 이해될 수 있도록 ‘컨트롤 타워’로서의 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며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인접 지역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는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막중 교수 역시 도시활성화법에 대한 전반적인 공감을 표시했다. 다만 이 법이 기본법이라기보다는 도촉법을 개편하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기본법으로서의 성격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하위 법을 주거ㆍ도심 기능으로 분리하는 데 대해 “‘주거’ 개념에는 문화ㆍ사회 등이 모두 포함된다”면서 “굳이 하위 법을 분리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임태모 과장은 “민관 마찰로 계획이 취소되거나 지방의 경우 사실상 사업 추진 동력이 상실되는 등 현행 개발 방식에 한계가 많다”며 “실효성 검토 등을 통해 (도시활성화법이)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현수 과장은 법제 개편 과정의 핵심으로 ▲정책 일관성 ▲역량 통합 ▲구체적ㆍ집약적 지원 등을 꼽았다. 그는 “앞서 안정성 문제를 지적했는데 명칭을 바꾼다고 사업을 전면 개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존 틀을 유지하되 미비점을 보완하는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기존 개발이 도촉법이란 ‘도그마(dogmaㆍ독단적인 신념이나 학설)’에 갇혀 있는 측면이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업 유형의 세분화 필요성을 고민했고, 그 결과 도출된 것이 바로 도시활성화법”이라고 설명했다.
 
윤 과장은 또한 “연계 사업의 추진 시 기존 부처 간 충돌이 예상되는 만큼 총리실 등과 협의해 보다 현실성 있는 의견 수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공이 조금만 틀을 잡아주고 지원해 줌으로써 민간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며 공공의 역할 확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