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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팔달10구역 ‘시공사선정총회금지가처분’ 결정: 2010.04.27 15:23 입력 | 2010.04.28 20:19 수정

시공사 선정 문제로 조합원 간 갈등을 빚고 있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10구역(115-9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이 ‘표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로 예정돼 있던 시공사선정총회가 반대파 반발과 법원의 총회 금지 가처분 결정으로 무산되면서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팔달10구역 조합 측은 이날 조합원 총회를 열어 3개 컨소시엄이 제출한 제안서를 토대로 시공사를 선정하려 했으나 반대파 측이 법원에 신청한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 1일 받아들여짐에 따라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가처분 신청이 수용된 이유는 총회 상정 업체를 결정하는 대의원회의 정족수가 미달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합 측 관계자는 “당시 대의원회의에 서면 결의(서)로 투표한 대의원이 많았는데, 한 조합원이 이를 문제 삼아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총회가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달 다시 총회를 개최하는 쪽으로 얘기가 오가고 있지만 그마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제36조 제8항에는 ‘대의원회는 재적 대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돼 있다.
 
지난 1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팔달10구역은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내고 지난 3월 2일 입찰 서류를 접수받았다. 당시 응찰한 건설사는 ▲GS건설-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건설부문-동부건설 ▲현대건설-금호건설 등 3개 컨소시엄이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시공사 선정이 집행부의 ‘의도’에 의해 ‘짜 맞추기’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반발, 조합원 간 갈등이 표출ㆍ증폭되기 시작했다. 조합 측은 대의원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컨소시엄ㆍ지명경쟁입찰)에 대해 “변경 없다”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반대파는 ‘책임 시공이 가능하고 높은 브랜드 가치를 지닌 단일 건설사 선정’과 ‘일반경쟁입찰에 의한 재입찰’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반대파는 현재 집행부 해임까지 밀어붙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조합과 반대파 간 시공사 선정 방식을 놓고 ‘불협화음’이 계속돼 시공사 선정이 지연될 경우 이곳 재개발 사업은 장기화의 ‘늪’에 빠지게 될 공산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조합원 A씨는 “양측이 다투는 동안 그 피해는 모두 조합원들이 떠안고 있다”면서 “진정 조합원을 위한다면 시공사 선정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 투명성을 확보한 뒤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미응찰 업체가 조합원 선동?
일각에서는 팔달10구역 시공사 선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K건설의 조합원 선동과 그로 인한 갈등을 꼽고 있다.
 
조합원들에 따르면, 당초 K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키로 했던 건설사가 다른 대형 건설사와 짝을 이루면서 K건설의 입찰 참여가 무산됐다. 이들은 이후 K건설이 대의원 및 조합원들을 선동해 총회 개최를 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지난달 21일에 시공사선정총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K건설 측이 전단지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응찰 업체의 부당성을 알리면서 총회가 연기됐다. 전단지에는 ‘입찰 업체들의 공사비가 너무 비싸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측 관계자는 “오랫동안 우리 구역에 공을 들였던 K건설이 입찰 참여가 무산되자 조합원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K건설 측에 정도에 어긋나는 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 같은 일이 건설업계 전체의 이미지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면서 조합원들은 주민 간의 갈등으로 자신들에게 피해가 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조합원 B씨는 “일부에서 금품 수수 소문까지 떠돌고 있을 정도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조합원 간 갈등이 극에 달했다”며 “이렇게 서로 비방만 하다가 자칫 사업 자체가 무산될까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팔달10구역 재개발은 팔달구 인계동 847-3번지 일대 17만 ㎡에 26층 높이의 아파트 29개동 2450가구가 들어서는 사업이다. 수원 지역 재개발 가운데 2번째 큰 규모로 추정 사업비만 4000억 원에 달한다.
 
그렇다 보니 이곳 시공권 수주를 놓고 건설사 간 경쟁이 극에 달할 것으로 일찍부터 예견돼 왔던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몇몇 업계 관계자들은 이곳 시공사 선정 절차가 쉽게 마무리되지 못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