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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法 “재건축 부가세 공동부담 문제없다”: "분양가에 반영돼 분양총수입으로 회수"; 2010.05.24 14:13 입력 | 2010.05.28 01:23 수정

재건축 과정에서 전용면적 85㎡ 이하를 배정받은 조합원들에게까지 부가가치세(이하 부가세)를 공동 부담시킨 것은 부당하다는 원심의 판결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제1부는 지난달 29일 서울 강서구 화곡1주구 재건축 조합원 700여 명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분담금 반환 소송에 대해 ‘파기 환송’ 판결을 내렸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관리처분계획(안)을 승인할 때 조합원들이 부가세 분담 등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한 채 찬성한 만큼 소형 배정 조합원이 부가세 면제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부가세를 공동 부담하려면 조합원 4/5 이상의 특별 결의가 필요하지만 50%만 찬성하면 되는 일반 결의에 따라 결의됐다”며 “부당하게 부담시킨 부가세를 반환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하급심 판결을 뒤집었다.
 
▲이 사건 부가세는 아파트의 신축 과정에서 발생한 필수적 비용으로 건축 용역을 제공받은 조합은 시공사에게 이를 지급해야 하므로 부가세를 분양가에 반영해 분양받은 자로부터 회수할 필요가 있다.
 
▲조합이 부가세를 대신 부담해야 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분양가 산정 시 참조한 인근 지역 아파트는 일반분양분으로서 그 분양가는 통상적으로 조합원분양가보다 높게 책정돼 있는 만큼 일반분양 아파트의 분양가에 신축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부가세를 반영하지 않고 조합이 대신 부담한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
 
이를 종합해 재판부는 “이 사건 부가세는 분양가에 반영돼 분양 총수입으로 회수됐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결했다.
 
이어 “총 사업비에 부가세가 포함됐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액 상당의 분양 총수입도 증가하기 때문에 추정 비례율에는 변동이 없고 아파트 분양가에 대한 부가세 반영 여부가 불분명하더라도 부가세를 총 사업비에는 포함시키는 통상적인 경우와 달리 분양가에는 이를 반영하지 않아 분양 총수입 추산액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원고들에게 입증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 하급심, “분양총수입에 부가세 미포함…차액 반환해야”
동ㆍ호수 추첨에서 소형 평형(전용면적 85㎡ 이하)을 분양받은 화곡1주구 조합원들은 “자신들에게 납부 의무가 없는 부가세를 총 사업비에 포함시키는 것은 총 사업비를 증가시켜 추정 비례율을 낮추는 결과를 야기하며 추정 비례율은 소형 평형을 포함한 모든 조합원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이어서 소형 평형 조합원들에게도 부가세가 부담되는 부당한 결과가 야기된다”고 주장하며 조합을 상대로 분담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화곡1주구 재건축 조합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며 반박했다.
 
▲‘분양 총수입’을 결정하는 신축 아파트 평형별 조합원분양가를 2개 감정평가법인이 평가한 금액의 산술평균한 가액으로 하였는데, 위 감정평가법인은 조합원분양가를 원가법이 아닌 거래사례비교법에 의해 산정했다.
 
▲또 비교 사례로는 인근 3개 단지의 일반분양가를 선정했고 비교 단지의 입주자 모집 공고문에는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주택은 부가세가 포함된 가격”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므로 부가세는 인근 3개 단지와 같이 대형평형 조합원들이 분양가에 포함해 납부한 것이다.
 
▲‘분양 총수입’에는 부가세가 포함돼 있어서 추정 비례율에는 변동이 없다.
 
하지만 원심은 “‘분양 총수입’에 부가세가 포함됐다고 볼 증거가 없고 오히려 이 사건의 아파트 분양가는 원가법이 아닌 거래사례비교법으로 산정돼 부가세가 반영됐는지를 입증하기가 곤란함을 피고(조합) 스스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분양 총수입’에 부가세가 포함됐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부가세를 ‘총 사업비’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비용 분담 결의 추정 비례율, 조합원 권리가액, 조합원 분담금의 순차적 변동을 초래하므로 특별 다수의 정족수 요건을 갖추지 못해 무효”라고 판시했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조합은 비용 분담 결의에 따라 산정된 분담금과 부가세를 ‘총 사업비’에 포함시키지 않고 계산한 추정 비례율에 따른 분담금의 차액을 원고들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 관련 大法판례: 서대문구 H조합 사례
한편 부가세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7. 2. 8 선고 2004두7658ㆍ서대문구 H조합)를 살펴보면, H조합은 관리처분계획에서 대형 평형 부가세를 ‘총 사업비’에 포함시켰는데 조합원분양가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화곡1주구와 달리 원가법을 적용했다(당시 시행되던 ‘원가연동제’에 따라 원가법이 적용된 것).
 
원가법에 의해 분양가를 정할 때에는 각 평형별로 공사비 등의 원가를 산출한 뒤 그것을 합산해 각 평형별 분양가를 산정해야 한다. 이때 대형 평형에는 부가세를 원가로 가산함으로써 대형 평형 조합원들이 부담하게 하고, 소형 평형 조합원들에게는 부가세를 부담시키지 않았다.
 
이러한 원가법이 적용되면 ‘총 사업비’와 ‘분양 총수입’ 모두에 부가세가 반영되므로 추정 비례율에는 변동이 없다.
 
그런데 H조합은 각 평형별 분양가를 원가법에 의해 산정하면서 대형 평형의 분양가에 부가세를 포함시키지 않았고, 이로 인해 ‘총 사업비’에는 부가세가 포함됐으나 ‘분양 총수입’에는 부가세가 포함되지 않아 추정 비례율이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대법원은 ‘총 사업비’에 부가세를 포함시킴으로써 추정 비례율을 낮게 산정한 결과 소형 평형을 분양받은 조합원이 부가세를 부담하게 되는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반면 화곡1주구 사건의 하급심은 이 사건의 사실관계가 위 판례와 동일한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 사실관계를 살펴보지 않은 채 판례의 요지만을 그대로 받아들여 ‘총 사업비’에 부가세를 포함시키면 추정 비례율, 권리가액, 분담금을 순차적으로 변동시켜 소형 평형 조합원들이 이를 부담하게 된다는 것으로 오인해 판단했다.
 
따라서 이번 대법원 판례는 위 판례가 이번 사안과 사실관계를 달리해 적용될 수 없음을 지적한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나아가 대법원은 이 사건 하급심이 거래사례비교법에 의할 때 부가세가 포함됐는지 입증하기 어려우므로 ‘분양 총수입’에 부가세가 포함됐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데 대해서도 위법함이 있다고 판시했다.
 
거래사례비교법에 의한 분양가는 모든 원가 요소가 적정 반영됐다고 보는 것이 감정평가의 일반 원칙이기 때문이다.
 
화곡1주구 조합이 2심에서 패소한 후 업계 일각에서는 “대다수 조합이 관행적으로 부가세를 총 사업비에 포함해 소형 평형에게 부당하게 부담시켜 왔다”면서 “이번 판결로 대다수 조합의 부당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쏟아지기도 했다.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이로 인해 유사 소송에 휘말린 조합도 생겨났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로 부가세 관련 분쟁은 일단락되게 됐다.
 
상당수 조합이 거래사례비교법에 의해 분양가를 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법원이 이 방식에 의해 산정된 분양가에는 부가세가 포함돼 있어 추정 비례율에 변동이 없고, 이에 따라 부가세가 부당하게 소형 평형에 전가되지 않은 것으로 정리했기 때문이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