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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수진2구역 공영 Vs 민영 ‘치열한 공방’: "지금이라도 성남시와 LH공사는 주민의 귀를 기울여야 할 때"; 2010.02.09 15:17 입력 | 2010.02.10 15:32 수정

홍순재 기자 loving9417@gmail.com

토지주택공사(이하 LH공사)가 시행하고 있는 성남순환재개발 2단계 사업지 중 성남 수진2구역은 아직도 주민대표회의가 구성되지 않아 사업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수진2구역의 가칭 주민대표회의는 지난 2006년 9월에 설립됐지만 아직 동의율이 30%도 채 되지 않고 있다.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동의율이 50%가 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는 주민들이 조합방식의 재개발을 원하고 있기 때문. 
 
이미 수진2구역에는 주민대표회의와 비슷한 시기에 구성된 가칭 재개발추진위원회가 주민대표회의보다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민들도 민영개발을 원하고 있는 분위기다. 민영개발을 주장하는 추진위원회의 동의율이 전체 대비 약 70%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 
 
이에 주민대표회의 측에서는 동의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약 50여명에 달하는 LH공사 OS요원들을 투입, 집집마다 방문해 각종 선물공세를 펼쳤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진2구역 추진위원회 권태흥 위원장은 “주민들이 이토록 원하지 않는데 LH공사가 막무가내로 추진하려는 목적을 모르겠다”며 “재개발 주인은 주민이지 LH공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성남시는 수진2구역의 사업 시행자 지정권을 철회해야한다”며 “주민들이 이렇게 원하는 만큼 민영으로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성토했다.
 
주민들도 대부분 같은 반응이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 A씨는 “LH공사에서 선물이라고 가지고 오면 대부분의 주민들이 그냥 버린다”며 “우리 같은 서민들이 평생 모은 돈을 각종 비리의 온상인 LH공사에게 맡기는 것은 고양이 앞에 생선을 내미는 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도 “현재 LH공사는 부채도 107조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집집마다 다니며 뿌리는 선물은 무슨 돈으로 산 것이냐”고 성토했다.
 
이러는 상황에서 주민대표회의는 앞으로 사업추진의 갈피를 못잡고 있다. 특히 OS요원 동원에 실패한 이후로 이렇다 할 업무진척이 없어 주민들은 “추후 가칭 주민대표회의의 현재까지 쓴 운영비도 우리 분담금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주민대표회의는 다른 입장이다. 주민대표회의 관계자는 “LH공사는 단지 시행사일 뿐이고 시공사는 따로 정해진다”며 “주민들이 원하는대로 민영 시공사가 시공을 맡을 것인데 왜 반대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LH공사의 순환재개발 2단계 사업지는 성남 신흥2구역, 수진2구역, 중1구역, 금광1구역 등이다. 올해까지 2단계 사업이 마무리되기로 했으나 현재 금광1구역은 주민대표회의 구성무효 상태이고 수진2구역은 아직 주민대표회의가 구성조차 안됐다.
 

◆ LH공사가 시행하면 400억 절감?
수진2구역에서 LH공사는 주민들에게 “당사가 시행을 맡은 경우 기반시설공사비, 이주비이자, 주거이전비, 공사감리비, 컨설팅비용을 아낄 수 있고 건설간접비와 공사비만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LH공사 말대로라면 사업비가 절감돼 약 250억~400억 원의 개발이익이 주민에게 돌아간다는 것.
 
홍보활동 당시 LH공사는 소식지에서 “가만히 앉아서 공공시설 설치공사비, 공사감리비, 이주비 이자까지 지불하겠는가? 아니면 공공시설도 공짜로 설치하고 감리비와 이주비 이자를 아끼겠는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영방식을 촉구하고 나선 주민들은 이에 대해 허위 날조된 사항이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주민 A씨는 “관악구에서 LH공사가 시행한 재개발사업의 소요비용 추산액을 살펴보면 이러한 주공의 홍보 내용이 허위 사실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11월 LH공사(구 주택공사)가 시행한 서울 신림1구역 관리처분계획인가서의 자금운용계획서 중 소요비용 추산액을 살펴보면 △기반시설인 공원공사비 15억3천417만5천원 △공사건설간접비(시공감독 및 감리에 소요되는 비용) 121억6천148만3천460원 △권리자 이주비(권리자 이주비지원금 이자와 임대보증금에 대한 이자 및 임대료 등 추정액) 128억3천708만8천691원 △세입자주거대책비(적격세입자에 대한 이사비 및 주거대책비와 비적격자에 대한 이사비용 추정액) 35억3천630만2천40원 △현장제경비(사업시행에 투입되는 권리자 안내, 인쇄, 기타비용) 5억3천751만7천56원 △행정용역비(권리자대표기구 행정자문비용) 6억1천57만8천200원 등이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주공이 사업시행자로써 사용한 경비인 △사업추진비(시행자 재개발사업추진비용) 6억3천566만6천882원 △재개발사업관리비(시행자의 재개발사업관리비로 대지비 및 건설공사비 등에 2.6928% 적용하여 추정) 105억3천241만5천367원 △시행자투입금에 대한 비용(시행자가 투입한 추정사업비에 대한 기간이자 추정) 437억8만3199원 등 이른바 시행자로서 ‘용역비’까지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신림1구역의 소요비용 중 사업추진비, 재개발사업관리비, 시행자투입금에 대한 비용 등은 시행 용역비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수진2구역을 어떻게 LH공사에 맡길 수 있겠냐”고 성토했다. 
 

◆ 홍보(OS)요원 투입 각종 선물 공세 
지난 2006년 수진2구역에서 활동한 LH공사의 홍보요원은 약 50여명정도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소요되는 비용을 1인당 17만원으로 책정하면 하루에 85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이다.
수진2구역의 LH공사 측 홍보요원이 9월말부터 활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최소한 두 달 동안 이들이 활동했을 경우 한 달에 2억5500만원, 총 5억1000만 원의 경비가 소요된 것으로 추산된다.
 
뿐만 아니라 OS요원들이 활동하면서 각종 선물공세를 했다고 주민들이 주장하고 있어 동의서를 받기 위해 주민대표회의에서 지불했던 비용은 더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수진2구역 주민 W씨는 “LH공사 OS요원들이 ‘어버이날’이라고 집집마다 카네이션을 돌리고 과일 등 동의서를 받기위해 주민들에게 보낸 선물들이 엄청났다”며 “LH공사가 정말 순환재개발이 왜 필요한지 그 안에서 LH공사의 역할을 무엇인지 주민들에게 인식시켜줬더라면 반발은 수그러 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전문가들도 LH공사의 도덕성에 대해 비판했다. 
 
재개발 전문가 B씨는 “순환정비방식이라는 명분도 좋지만 주민들의 의사를 정확히 반영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며 “순환정비방식을 홍보하는데 두 달이라는 긴 시간도 왜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그보다 투명하고 주민들에게 안정감을 줬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인터뷰/ 권태흥 (가칭)수진2구역주택재개발추진위원장
“주민이 원하는 것이 正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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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순환재개발’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LH공사의 막무가내 식 업무행태와 도덕불감증 때문에 반대하게 됐다는 권태흥 위원장을 만났다.
 

●…추진위원회의 설립배경은 무엇인가
주민들이 LH공사가 시행을 맡는 것을 대부분 반대하고 있다. 현재 주민대표회의도 추진위원회도 가칭상태다. 그러나 동의율만을 봤을 때 주민대표회의에 동의하는 주민들은 약 30%도 되지 않는다. 반면 추진위원회 측에 동의하는 인원은 70%정도 차지하고 있다. 객관적인 수치가 말해주고 있다. 주인인 주민들이 반대하는 개발을 굳이 추진하려는 목적을 알 수 없다.

 
●…올해까지 2단계 사업이 마무리되기로 됐는데.
성남시 순환재개발은 실패한 사업이다. 이를 은폐하기 위해 사업을 억지로 끌고 가려 하는 것이다. 실제 지금 2단계 사업이 제대로 되는 곳이 어디있는가. 금광1동은 주민대표회의가 무산되고 수진2구역은 주민대표회의가 구성조차 못했다. 성남시의 명백한 직무유기다. ‘순환재개발’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성남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성남시는 이제부터라도 진정 주민들이 원하는 바를 경청하고 주민들이 민영으로 원한다면 그 통로를 만들어 줘야한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추진위원회는 민영으로 사업추진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수진2구역 주민들이 원하고 있다. 힘든 상황이지만 진정 주민들이 ‘주인’이 되는 사업을 하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주민들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항상 투명하고 주민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 추진위원회와 추진위원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홍순재 기자 loving941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