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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공공이 개입해도 장점 크게 없다: 성남, 공공 시행 후 시간 지연, 비용은 늘어났다!; 2011.11.10 16:21 입력 | 2012.01.30 05:19 수정

손동후 기자 sondh@rknews.co.kr

현재 공공 개입 사실상 전면 백지화, 계획 재수립
 

투명성 확보, 사업비 절약, 시간 단축….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에서 공공이 참여할 때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들이다. 
 
서울시가 2009년 공공관리자 제도를 도입할 때도 그랬고, 성남시가 2000년대 초반 재개발 사업을 공공 시행하겠다고 발표할 때도 명분으로 밝혔던 것들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한 지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서울시의 공공관리자 제도는 삐걱거리고 있다. 공공관리자 제도 발표 후 시간이 꽤 지났지만 서울시의 말과 달리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공공 시행 도입을 기획한 지 10년이 지난 성남시의 경우 재개발에 대한 공공의 시행이 사실상 백지화 돼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본지는 창간2주년을 맡아 성남시의 공공 시행 도입 배경과 실패 사례를 소개해 공공의 바람직한 역할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순환정비방식 도입, 구 주공과 공동시행합의서 작성=성남시의 재개발 공공 시행은 순환정비방식과 공동시행합의서 작성이라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순환정비방식을 도입한 것은 시의 특수한 상황 때문이라고 당시 성남시는 발표했다. 성남시는 1960~70년대 서울을 비롯한 인근 도시의 저소득층이 정착하면서 형성됐다. 
 
구릉지가 많을 뿐 아니라 이들이 정착하면서 다소 무분별하게 주거지가 조성됐던 것이다. 이와 같은 특성으로 인해 성남시는 순환정비방식을 도입했고 구 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 현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구 주공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한 것은 지난 2000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성남시와 구 주공이 공동시행합의서를 작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구역지정 및 계획이 확정되면 성남시는 구 주공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해야 한다. 
 
이때 성남시와 구 주공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취득한 업무 상의 비밀에 대해 누설하거나 유출시키지 않도록 해 합의서 작성 시 주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순환정비방식에 의한 주공 시행이 알려지고 1단계 사업장인 단대구역과 중동3구역에서 주공이 사업시행자로 결정되자 민간 시행을 원하는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졌었다.

 
◆공공 시행 전문성도 떨어지고 사업비 많이 들어=성남시 재개발 구역 내 토지등소유자들의 반발은 1단계 사업장인 단대구역과 중동3구역의 관리처분단계에 이르자 극에 달했다.
 
2007년 10월 중동3구역의 관리처분계획(안)이 공개되자 해당 구역 토지등소유자들은 구 주공의 전문성 및 시행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특히 구 주공은 시공자를 선정하지 않아 공사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공자를 선정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시공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비를 책정하는 것이 상식 밖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공사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립한 관리처분계획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비례율 산정이 어려워 토지등소유자 부담금 산정이 어렵게 되며 관리처분계획은 수립하나마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었다. 
 
비례율은 총수입 추산액에서 총지출 추산액을 뺀 값을 토지등소유자들의 종전자산평가총액으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해 산출하게 된다. 이 비례율과 토지등소유자들 개개인의 종전자산평가액을 곱하면 권리가액이 도출되는데 분양받을 아파트의 금액에서 권리가액을 빼게 되면 부담금이 산출되게 된다. 
 
따라서 총지출액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공사비를 시공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결정해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었다.
 
공사비 등 지출액이 확정되지 않으면 토지등소유자들의 부담금을 알 수 없고 이러한 상태에서 행해지는 관리처분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 2007년 11월 28일 공개한 중동3구역의 관리처분계획(안) 중 정비사업비 추산액을 살펴보면 여러 가지 항목에서 내역이 불투명한 것이 많아 어떤 일에 얼마의 비용이 쓰이는지 토지등소유자들은 의혹의 눈길을 보낸 바 있다.
 
지출 내용 중 용지비 항목에는 주민대표운영비로 14억1820만 원이 책정됐다. 이는 청산시까지 운영비 추정, 주민전체회의 등 개최비용 등이라고 비고란에 명시됐다. 하지만 아래에는 부대비로 23억9143만5033원이 더 책정돼 있었다. 
 
주공은 이를 두고 간단하게 사업운영 제경비라고 밝혔는데 사업운영제경비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의혹이 가는 부분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공사비 항목에 설계변경, 물가연동 등으로 78억6800만8280원이 책정돼 있는데 이는 공사비 연동이라고 주공은 밝혔다. 
 
하지만 관리처분계획 수립 전 시공자를 뽑은 주공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예상되는 착공 시까지의 물가연동 항목이 왜 필요한지 또 물가연동을 한다면 어떤 기준을 두고 상승률을 적용시키는지 의구심을 나타낸 바 있다. 
 
보통 조합방식에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발표 건설공사비지수 중 주택건축지수 변동율’ 또는 ‘재정경제부 발표 소비자물가 인상률’ 등의 기준을 두고 공사비를 연동하기 때문이다.
 
또 ▲공사비 항목의 건설간접비(9억4438만8820원, 약정 호당 151만8310원) ▲(판매)일반관리비(시행사와의 약정) 19억9208만9104원 등도 어떤 내용인지 전문가들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주공의 이른바 시행수수료가 여기에 포함돼 있지 않나 하는 의혹을 나타냈다.


 
 
LH공사 참여 불투명, 민간 시행 회귀? 
용적률 상향 등 재개발 분위기는 양호 
 
■성남 재개발 어떻게 되나
공공 시행으로 인해 ‘잃어버린 10년’을 보낸 성남의 재개발 사업. 하지만 현재는 민간 시행으로 가닥이 잡혀 간다고 지역 토지등소유자들은 전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개발 당시 1단계 사업장인 단대구역과 중동3구역과 달리 LH공사의 사업 시행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2009년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통합되면서 LH공사는 재개발 사업의 시행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단대·중동3구역과 올해 성남시 정비기본계획을 발표하기 전 2단계 사업장이었던 신흥2구역, 중1구역, 금광1구역, 수진2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들은 민간 시행의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지난 8월 한나라당 신영수 국회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공공의 합동으로 개발하는 제3섹터 방식 도입을 거론해 민간 시행의 길이 넓어졌다.
 
올해 초 발표한 성남시의 용적률 제고 방안도 사업에 긍정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성남시는 지난 1월 3일 수정·중원구 본시가지 재개발 사업의 사업성 제고방안을 마련해 전격 발표했다. 
 
사업성 제고방안은 크게 ▲용적률 상향 ▲기금의 조기지원 ▲기금융자확대 ▲기반시설부담금 지원확대 ▲임대주택방식 전환 ▲국공유지 무상양여 등이다.
 
이에 따라 신흥2구역의 경우 작년에 고도제한 완화를 받은데 이어 용적률을 223%에서 265%로 늘려주면 사업성이 크게 높아졌다.
 
문제는 이러한 분위기가 민간 시행으로 이어지느냐 하는 것이다. 성남시 담당 공무원에 따르면 일단 순환정비방식은 도입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지난 7월 공람을 마친 성남시 정비기본계획에서 순환정비방식이라는 말이 언급이 되지 않았고 가용할 이주단지가 없기 때문이다.
 
성남시 담당 공무원은 “정비기본계획은 11월말에 고시할 예정이다”라며 “민영 개발, 성남시 도시개발공사를 건립해 시행하는 방법 등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도시개발공사 시행 등 공공이 시행하는 것은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이미 공공 시행에서 실패를 맛본 성남시가 다시 지역 공사를 건립해 시행을 하면 주민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