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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근구 주식회사 보평이엔씨 대표이사: 이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도 ‘전문화시대’; 2011.12.26 00:14 입력 | 2011.12.26 11:25 수정

송윤창 기자 songyc1@rknews.co.kr

수용재결·명도단행가처분 등 업계 최고
‘전문화’ 내가 아닌 시장이 원하고 있다
 

<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WIDTH: 317px; HEIGHT: 468px" align=left src="/PEG/13248662991334.jpg" width=680 height=774>“도시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이하 정비업체)도 이제 전문화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지금은 21세기잖아요.”
 
‘전문화된 정비업체’를 모토로 재개발·재건축업계에 ‘전문서비스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주식회사 보평이엔씨 이근구 대표가 기자에게 던진 첫 마디다. 이 대표는 그동안 정비업체의 용역범위에 포괄적으로 포함이 되어 있었으나 현실적인 제약 등으로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던 재개발·재건축과 관련한 많은 개별용역들에 대한 전문화 필요성을 제기한 업계의 선구자다.
 
보평이엔씨는 재개발·재건축사업 진행과정에서 갈등이 가장 첨예화되는 이주 및 철거과정의 수용재결 및 명도단행가처분 등 강제인도집행을 전문화한 업체다. 자신들이 정비사업 행정용역을 수행하는 사업장 뿐만 아니라, 이주나 철거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현장들을 중심으로 전문화된 업무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명도단행가처분소송은 보평이엔씨의 이근구 대표가 업계 최초로 시행한 용역방식이다. 이 대표는 명도단행가처분을 통한 이주기간 단축으로 당사자는 물론 조합과 조합원에게도 큰 사업이익을 줬다. 
 
이주기간이 단축되면서 이주비 이자 등 그동안 사업진행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발생했던 비용들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 특히 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불필요하게 높았던 철거비용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당시에는 이주 등에 대한 책임을 철거업체가 졌고, 용역비도 지금처럼 면적당 얼마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건물 1동 당 얼마’ 하는 식으로 상당히 높았다”며 “전문성을 가지고 주민들을 설득하고 이주를 원활하게 진행하지 않고, 강압적으로 하다 보니 철거현장마다 소란스럽고 비용도 많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당시 철거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와중에 생각한 방법이 바로 전문화된 수용재결업무와 명도단행가처분 등의 방식이었다는 것. 지금은 어느 정도 일반화 되었지만, 아직도 축적된 노하우로 보평이엔씨를 따라 올 회사는 없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 12월 23일 크리스마스를 앞둔 바쁜 금요일. 서울 성북구 동선동1가에 위치한 보평이엔씨를 찾아 이 대표로부터 정비사업의 전문화 방법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명도단행가처분’ 당시 절실히 필요했다
 

새로운 서비스나 사업 분야는 항상 시장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다. 물론 시장의 요구를 냉철하게 통찰하는 안목을 가진 선구자에 의해서다.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갈등이 집적되어 나타나는 이주와 관련하여 전혀 새로운 서비스로 업계에 도전장을 내민 이근구 대표도 그런 면에서 선구자다.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는 지는 23일, 서울 성신여대 근처에 있는 이근구 대표의 사무실을 찾았다. 아담하고 생기가 넘쳤다는 느낌이다. 약속을 업무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놓고, 항상 30분을 먼저 기다린다는 이 사장. 이날도 위치를 묻는 기자의 전화에 벌써 출입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대표와 ‘정비사업 전문화’를 주창하게 된 경위, 십수년을 업계에서 일하면서 그린 사업의 궤적, 현재 정비사업이 처한 현실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 전문화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초기 철거용역비가 상당히 높다고 생각했다. 특히 당시까지만 해도 철거과정에서 물리적인 폭력사태가 빈번했고, 이것이 사회적인 문제라도 되면 엄청난 물질적·정신적 비용이 발생했다. 이는 사업에 참여한 업체 뿐 아니라, 조합원 모두에게도 엄청난 피해였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행정기관에서 할 수 있는 강제집행이었다.”
 
#. 명도단행가처분 및 강제인도 집행은 어떤 것인가?
“쉽게 이야기 하면, 재개발·재건축사업에 동의하지 않았거나, 조합원분양을 하지 않은 소유주가 자진하여 건물을 인도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위하여 해당 소유건물로부터 분리시키고자 하는 소송을 말한다. 보통의 경우에는 명도소송에 의해서 명도를 청구하는데, 이럴 경우 소송시간이 오래 걸린다. 문제는 긴급히 명도를 해야 하는 수용재결의 경우 전체 조합원의 손해를 줄이고 사업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명도단행가처분을 활용하게 된다.”
 
#. 어떤 절차로 진행하나?
“먼저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신청한다. 그 다음 ‘명도단행가처분’을 신청하고, 나중에 ‘명도소송’을 신청하게 된다. 문제는 명도소송의 승소판결을 맏더라도 소유권이 이전되게 되면 다른 소유자를 상대로 다시 명도소송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명도소송 전에 가처분결정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하 가처분소송 및 강제집행 추진과정에 대해서는 필요하신 분들이 실무적으로 상담을 받아야 하는 내용들이다.”
 
#. 실적은 얼마나 되나. 그리고 구체적인 성과에 대해 듣고 싶다.
“실적은 대략 40여 곳 정도다. 우리가 처음에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 했지만, 첫 사업지의 경우 이주를 예정보다 빨리 끝내면서 가구당 1000만 원의 이익을 돌려줬다. 이후 첫 사업지의 성과가 기폭제가 되어, 각 구청의 담당자들이 조합에 적극적으로 추천해 줘서 짧은 시간에 이 정도의 실적을 쌓았다.”
 
#.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재개발·재건축업계는 의심이 병이다. 전문화된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사실 의심 때문에 서비스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비용은 비용대로 쓰고, 시간은 늦어지고, 조합원들은 빚더미에 올라앉는다. 이제 업계도 전문서비스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과거처럼 주먹구구식이 아닌, 각자 전문화시대에 걸 맞는 전문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내가 먼저 아닌, 너 있고 내가 있다”
 

이근구 대표는 보평이엔씨의 대표이사이기도 하지만, 올 5월에 국토해양부로부터 인가받은 사단법인 대한도시정비관리협회(이하 대정협) 부회장의 중책을 맡고 있는 업계 주요인사다. 대정협 부회장으로서 정비사업 전반에 대한 생각과 향후 정비업계가 나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표가 강조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전문성’이다. 그리고 ‘상대에 대한 배려’다. “정비업체들이 ‘나 있고 네가 있는 것이 아니라, 너 있고 나있다’는 생각으로 사람을 대하고 사업에 임하면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갈등의 반은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성의 함양을 위해 정비업체 등 업계 관련 업체 대표나 직원들에 대한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한편, 2012년은 남는 자를 가리는 해가 될 것이고, 2013년은 남은 자들의 잔치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곁들였다. 결국 시장에서의 성패여부는 결국 전문성으로 판가름 날 것이라는 주문이다.
 
#. 도시정비법 제정 후, 제69조에 따른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제도가 가장 실패한 제도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대표님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듣고 싶다.
“한 면만 보고 전체를 평가하면 또 다른 오류가 생기게 된다. 현재 정비업체들이 여러 가지로 비판을 받고는 있지만, 만약 지금 이 제도를 없앴을 때 시장에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제가 ‘정비업체의 전문화’를 주창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정비업체들이 전문화에서 위기를 타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 결국 전문화도 사람이 하는 것인데, 사람이 쉽게 바뀌겠는가?
“그래서 정비업체 등 관련업계 대표들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상대의 마음을 읽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 2012년 업계전망은?
“많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결국 지금까지의 시행착오에서 교훈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무엇을 잘 하고, 잘못했는지 되돌아보는데서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