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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최찬성 조합장: “둔촌주공 재건축사(史) 다시 쓸 불멸의 사례 만들겠다”; 2010.06.03 14:07 입력 | 2010.06.03 21:48 수정

서울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이하 둔촌주공)는 국내 재건축의 ‘풍향계’다. 6000가구에 달하는 매머드급 재건축 단지로서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 10대 건설사는 물론, 주변 지역을 포함한 서울과 수도권 전체 재건축 단지들의 주된 관심사였다. 지난해 조합설립인가 이후 건설사들 간 사활을 건 격전지로 예고된 현장이기도 하다.
 
최근 고덕지구 등 서울과 수도권 내 재건축 사업장들에서 발생한 시공사 선정과 관련된 다양한 논란들의 이면에는 둔촌주공 시공권 수주를 겨냥한 건설사들의 사전 경험 쌓기 성격이 강하다는 ‘설(說)’까지 등장했다.
 
지난달 31일 시공사선정총회 준비로 바쁜 둔촌주공 조합 사무실을 찾아, 최찬성 조합장과 엄영호 총무이사를 만났다. 이들에게서 지금까지 조합의 사업 진행 과정과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논란들에 대한 조합의 입장을 들어 봤다. 다음은 그들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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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찬성 조합장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현황에 대해 말해 달라.
 
우리 둔촌주공은 강동구 둔촌동 170-1번지 일대 18만9000여 ㎡를 사업 구역으로 해 재건축을 추진 중에 있고 조합원 수가 무려 5930가구에 달한다. 흔히 송파구 가락시영(6600가구)을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이라 인식하고 있으나 그곳은 최대 평형이 62㎡에 불과한데 이곳은 112㎡에 달해 규모에 있어 차원이 다르다. 명실 공히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서 그 상징성 또한 매우 크다.
 
신축 세대수 또한 1만 가구에 달하며 용적률 인센티브 등이 주어질 경우 일반분양분이 3000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므로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는 사업성을 자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설명회(지난달 25일) 때 수많은 업체들이 참가한 것으로 이해한다.
 
 

●…조합설립인가 과정에서 불거진 상가 제척과 관련된 의혹 등 뒷말이 무성했는데.
 
우리 단지는 지난 1980년에 입주가 이뤄져 올해로 준공 30년을 넘겼다. 주거 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고, 조합원들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다. 오랫동안 우리 사업을 이끌어 오면서 하루빨리 조합을 설립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정식 법인으로서 시행 주체가 명확해야 보다 책임감을 갖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고, 관계 법령이 조합 설립 이후에 시공사를 선정하게끔 하고 있어 어쩔 수 없었다.
 
현행법 하에서는 정비사업의 성공 열쇠를 협력업체, 특히 시공사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다시피 우리는 지난해 중반 아파트 소유주들의 동의율을 채웠지만 상가 소유주들의 반대로 사업에 난항을 겪어 왔다. 고심 끝에 상가를 제척한 채 아파트만 재건축하기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는 관계 법령에 근거를 두고 있는 행위로, 결단을 통해 강동구 최초로 상가를 분리해 조합설립인가를 받게 됐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상가 제척과 관련해 갖가지 문제 제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제 와서 이를 번복해서는 안 된다. 최고로 살기 좋은 명품 아파트를 조합원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야말로 이 모든 의혹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더욱이 현재 지속적으로 상가 소유주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합의가 이뤄질 경우 상가도 함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건전한 비판은 환영하나 사리사욕을 앞세우는 일각의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휩쓸려선 안 된다. 지켜봐 달라. 조합원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 우리 재건축 사업을 성공으로 인도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둔촌주공 재건축이 국내 재건축사(史)에 있어 이제까지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모범 사례가 되도록 할 것이다.
 
 

●…내달 서울고등법원의 선고 결과 사업 재개 여부가 판가름 날듯하다.
 
지난 2008년 주민총회에서 상정ㆍ의결됐던 제2호 안건(주택 재건축 조합 설립 결의 및 사업계획 동의)의 경우 조합원 절대 다수의 동의를 얻었지만 법원의 무효 판결이 내려졌다.
 
1심(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합의11부) 패소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나마 그것이 조합 설립 이전에 발생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만약 인근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과 같이 조합원들에게 이주비까지 지급된 상황이었다면 사업이 지연된 데 따른 엄청난 피해가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전가됐을 것이다.
 
그동안 1심에서 지적됐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다음 달 항소심 선고에서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고, 시공사 선정 절차와 맞물려 사업이 본(本)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판결을 끝으로 더 이상의 무의미한 문제 제기가 없었으면 한다. 법률 분쟁이 길어지면 그만큼 사업이 늦춰지고, 그것은 곧바로 조합원들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입찰 조건이 ‘1ㆍ2위 업체 간 컨소시엄 불가’로 정해졌다.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건설사 간 경쟁 유도, 담합 가능성 최소화, 조합원 이익 극대화 등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사회와 대의원회의 심의 및 결의를 통해 결정했다.
 
경쟁을 유발해야 조합원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데 통상적인 방식으로는 입찰 자체가 불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래서 조건을 달았던 것이고, 우리 단지에 가장 합리적으로 부합하는 것이 바로 ‘1ㆍ2위 건설사 간 컨소시엄 불가’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던 것이다.
 
조만간 입찰 마감(6월 14일)을 해 봐야 알겠지만 현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을 각각의 축으로 하는 2개의 세력이 균형을 이루면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공공관리자제도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애가 타는 건 건설사이다. 조합으로서는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제반 요건을 충분히 고려해 우리 조합원들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파트너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장설명회가 성황리에 이뤄졌다. 지침서에서 무상지분율 160% 이상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인근 고덕 주공2단지와 6단지에서 벌어진 ‘무상지분율’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더욱이 우리 둔촌주공은 사업성이라든지 상징성 등에서 위 2곳을 압도한다.
 
일각에서는 무상지분율이 높아지면 분양가도 높아져 미분양 리스크가 커진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둔촌주공에게 해당되지 않는 기우(杞憂)일 뿐이다. 인근 기타 재건축 단지에 비해 분양가가 높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그러한 자신감의 발로로 ‘전(全) 평형 무상지분율 160% 이상’이라는 조건을 제시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 현장설명회에 참가하는 업체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그것이 무색할 만큼 설명회는 성공적이었다.
 
 

●…총회 장소 등 앞으로 진행될 업무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을 듯한데.
 
그렇다. 전체 조합원 수도 많은 데다 시공사선정총회의 경우 조합원의 과반수가 반드시 직접 참석해야 하는 만큼 총회장 대관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 이달 말이나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어찌됐든 최대 현안은 시공사 선정이다. 최상의 파트너를 선택해야 하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이것이 마무리되면 내년 상반기까지 정비계획 변경(종 상향) 및 사업계획 승인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시킬 것이다.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한다. 대다수 정비사업장에서 벌어지는 문제의 근원은 조합원 간의 분열과 대립이다. 우리 조합은 조합원 수가 많은 만큼 추진위원회 시절부터 그러한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지가 강하고 생활수준 등이 높은 만큼 지혜롭게 이와 관련된 문제를 풀어 왔다.
 
앞으로도 이제까지 해 왔던 만큼만 조합을 믿고 협조해주었으면 한다. 조합은 조합원들의 권익 보호 및 신장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아울러 조합원들을 대표하는 기구다. 조합원 없는 조합은 존재할 수 없지만 조합 없는 조합원도 성공적인 사업 청산을 이뤄낼 수 없다.
 
조합의 장(長)으로서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조합원들을 바위처럼 단단하게 뭉칠 수 있도록 하는 데 배전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인터뷰/ 엄영호 총무이사
 
“무엇이 조합원 위한 길인지 먼저 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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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영호 총무이사
 
 
●…실무자로서 ‘무상지분율 160% 이상’ 제시한 데 대한 얘기를 더 듣고 싶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뒷말이 무성했다. 하지만 단순히 무상지분율이 높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데 대해 경계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반대파는 지분율 170% 이상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는데, 이는 외려 우리 사업 추진을 저해하는 일이다.
 
조합 내부에서도 ‘무상지분율을 170% 이상 제시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현 단계에서 최적의 수치로 도출된 것이 바로 ‘160% 이상’이다. 160%라는 수치를 놓고도 ‘건설사들이 응찰을 꺼리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점으로 미뤄 볼 때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지금 이 수치가 얼마냐를 놓고 조합원끼리 싸우는 것은 무의미하다. 인근 고덕 주공2단지는 이 문제 때문에 임원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가 열리는 등 가락시영의 전철을 밟고 있는 양상이다.
 
조합이 우려해 왔던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조합원들을 현혹하는 소수 때문에 수천 명이 원하는 사업이 차질을 빚는다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상가 및 맹지 관련 의혹에 대해서 할 말이 많을 듯하다.
 
현재로서 이를 전면에 내세워 조합원 간 갈등을 유발하는 것은 ‘백해무익(百害無益)’이다. 상가 문제만 하더라도 조합장님은 30년 가까이 소유해 왔던 것이고, 우리 사업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단을 내리셨던 부분인데도 관련 의혹이 난무해 안타까웠다.
 
맹지와 관련된 의혹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어처구니없다’ 정도가 아닐까. 상식적으로 진입로가 없는 맹지는 건축 허가 등이 나지 않는다.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결과 ‘혐의 없음’으로 드러났다. 이런 데도 의혹이 가시질 않는 것을 보면서 유언비어의 위력을 절실히 깨달았다.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조합장님이 다 말씀을 하셔서 딱히 할 말은 없다. 다만 굳이 말을 덧붙이자면 조합 지지자이든 반대자이든 간에 무엇이 조합원을 위한 길인지를 먼저 생각해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조합원들은 사업과 관련해 의문이 나는 게 있다면 언제든지 조합에 문의하길 바란다. 집행부가 조합원들에게 먼저 찾아가는 게 순리지만 우리는 조합원만 6000가구에 달한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 대신 조합의 문이 항상 열려 있다는 사실도 알아줬으면 한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