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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정민 변호사(법무법인 영진): “조합원 편에서 그들의 목소리만 듣는다”; 2010.01.26 16:24 입력 | 2010.01.27 03:24 수정

/인터뷰/ 강정민 변호사(법무법인)

“조합원 편에서 그들의 목소리만 듣는다”

 
지난해 말 신당 8구역 판결 이후 ‘구역지정 전 승인된 추진위원회’설립 무효소송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구역지정 전에 승인된 추진위원회에는 서울시에만 200여 곳으로 전국적으로는 600여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주지연에<IMG style="MARGIN: 4px 8px 4px 0px" align=left src="/PEG/12644906475161.jpg"> 대해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는 수원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 조합일선 현장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올 한해에도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다양한 법률 쟁점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강정민 변호사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법률 쟁점은 현실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조합원들의 입장에서 조합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변호사의 책무”라고 말한다. 
 
 
<강정민 변호사>
 
재개발·재건축 분야의 전문변호사로 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강정민 변호사를 만나 현재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 몇 가지를 추려내 쟁점별로 살펴봤다. 

 
●… 구역지정 전 추진위 무효소송이 ‘폭탄’으로 부상하고 있다. 
구역지정후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라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의 규정은 지난 해 법률제9444호로 처음 신설됐고 공포 후 6개월 뒤인 8월7일자로 시행됐다. 법률 시행 이후에 추진위원회의 설립승인을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구역지정이후에 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만 한다. 
 
그러나 법률 시행 이전에 추진위원회설립승인을 받은 추진위원회에는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지난해 8월7일 이전에 설립승인을 받은 추진위원회 중 구역지정 전에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을 받은 경우 승인이 유효한 것인지의 여부는 순전히 법률해석상의 문제라고 봐야 할 것이다. 
 
도시정비법 개정 전에는 민간에서 구역지정제안신청을 하면 관에서 타당성검토를 통하여 구역지정을 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구역지정전에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을 받은 추진위원회의 유형은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 있다. ① 기본계획수립전에 설립승인을 받은 추진위원회 ② 기본계획수립 이후 설립승인을 받은 추진위원회로서 아직 구역지정을 받지 못한 경우 ③ 기본계획 수립 이후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을 받았고, 기본계획상의 개발예정구역과 지정된 정비구역이 거의 일치하는 경우(면적상 10% 범위까지의 경미한 불일치의 경우까지 포함) ④ 기본계획수립 이후 설립승인을 받은 추진위원회로서 기본계획상의 개발예정구역과 지정된 정비구역이 10% 이상 불일치하는 경우 ⑤ 위 어느 하나의 유형에 속하지만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경우이다.
 
위 각 경우마다 법률 해석의 결론은 무엇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⑤와 같이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경우에는 다른 논점이 추가될 수 있다. 조합설립인가시점에서 추진위원회는 소멸하게 되는데 소멸된 추진위원회의 설립승인여부를 다투는 것이 소송법상 허용되는지의 문제로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변호사마다 해석하는 방향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오겠지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정비구역지정고시 전 추진위승인’은 현실적인 안목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 수원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에서 명도거부로 인한 이주지연에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손해배상청구 판결은 토지등소유자들이 이주를 하지 않음으로써 착공이 지연되어 조합이 손해를 입게 된 경우 이주를 거부한 토지등소유자들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다. 
 
조합이 주체가 되어 부동산의 소유권을 확보해야만 하는 대상자에는 크게 조합설립미동의자들과(A그룹) 현금청산대상자들로(B그룹) 나눠진다. 또 B그룹에서는 분양신청 기간 내에 분양신청을 하지 않거나 분양신청을 철회한 자들로 구성되는 1차 현금청산대상자들과(B-1그룹) 분양계약체결기간 내에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자들로 구성되는 2차 현금청산대상자들로(B-2그룹) 구분된다. 
 
A그룹에 대해서는 수용 또는 매도청구소송을 통하여 조합이 부동산소유권을 확보하게 되고 통상적으로 이주 전에 절차가 완료되므로 A그룹으로 인해 착공이 지연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이주지연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는 것은 바로 위 B그룹이라고 볼 수 있다. B그룹에 대해서는 청산사유가 발생한 직후 청산절차를 진행해야만 이주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현금청산절차가 종료되어야만 이주가 완료되는 양상으로 절차가 진행되었으나 이번 판결로 인해 현금청산절차와는 별도로 이주를 빨리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 
 
이주를 무기로 현금청산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있던 현금청산대상자들이 더 이상 이주를 무기로 삼을 수 없게 되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위 판결은 조합 입장에서는 크게 환영할만한 판결이라 할 것이다. 

 
●… 이정희 의원이 재개발 세입자 주거이전비와 임대차 재계약을 보장하는 도시정비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인적으로 도시정비사업에 있어서 세입자에 대한 보상을 강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생각한다. 도시정비사업은 토지등소유자의 자산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공익사업에 적용되는 보상규정을 무작정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도시정비사업에 있어서의 세입자문제는 토지등소유자와 세입자간 사적 자치의 원칙에 따라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라는 의미다. 
 
짧게 말해 자기가 소유한 건물을 임대할 것인지 언제까지 임대할 것인지의 문제는 전적으로 건물주가 결정할 문제이고 토지등소유자의 자산을 담보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보상규정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본다. 
 
때문에 세입자에 대해 보상을 할 것인지의 여부는 사업시행자인 조합에서 조합원들의 합의를 거쳐 결정할 문제라고 보는 것이 옳다. 조합 총회에서 세입자보상여부와 보상범위에 대하여 토론을 거쳐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입자에 대한 보상을 결정한 경우에는 그 보상금액은 사업시행자가 부담하되 그 재원의 확보를 위하여 관할관청에서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기타 건축제한규정을 완화하여 줌으로써 보상금액의 120%에 상당하는 사업이익을 더 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토지등소유자와 세입자가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