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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1-2구역 시공사선정 총회: '조합원 축제' 제대로 실천했다; 2010.03.10 10:13 입력 | 2010.03.10 16:09 수정

삼정1-2구역 시공사선정 총회
'조합원 축제' 제대로 실천했다

 
딱딱하기만 하던 시공사선정총회. ‘조합원 축제가 되는 총회’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됐다. 
지난 27일 부천오정구 삼정초등학교 체육관 3층에서 오후 2시부터 열린 삼정1-2구역 협력업체 선정 정기총회는 시공자 선정을 중심으로 설계업체 선정, 철거업체 선정, 구조안전진단 업체 선정 이사회 위임 등 주요 협력업체가 선정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총회의 꽃이라고 불리는 협력업체 선정총회를 치룬 삼정1-2구역은 시작부터 달랐다.
 
삼삼오오(三三五五)모여드는 조합원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삼정초등학교 운동장에 흥겨운 풍물놀이 공연을 펼친 것. 자칫 잘못하다간 첨예한 대립으로 회의가 아수라장이 될 우려가 있지만 삼정1-2구역은 시작부터 조합원 축제로서의 총회를 실천했다.

 
◆ 시공사 대림·코오롱건설 드림사업단 ‘낙점’
 
시공사 선정은 기호 1번 대림산업·코오롱건설의 드림사업단과 기호 2번 동부건설과 한신공영의 베스트 사업단, 기호 3번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벽산건설의 프리미엄사업단의 삼파전으로 이뤄졌다. 
 
도급제 방식으로 진행되는 삼정1-2구역 재개발 사업에 대해 드림사업단은 기본이주비 금융비용을 포함한 도급공사비 3.3㎡당 368만6,000원을, 베스트사업단은 3.3㎡당 367만7,000원을, 프리미엄사업단은 3.3㎡당 376만5,000원을 사업 참여 조건으로 제시했다. 
 
세 사업단 모두 실 착공 기준 일까지 한국건설기술연구원발표 건설공사지수 중 주택건축지수 변동률을 반영해 물가상승에 따른 건축비를 조정하며 조합원 부담금은 입주 시 100% 납부하면 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기본이주비는 드림사업단이 세대 당 평균 1억5000만원을, 베스트사업단과 프리미엄사업단이 세대 당 평균 1억2000만원을 지원했고, 조합원 이사비용의 경우 각 사업단순으로 500만원과 300만원, 700만원을 제시했다.
 
총회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담합을 통한 공사비 인상을 막기 위해 도급순위 10위 내 업체들 간의 컨소시엄을 금지한 것으로 안다“며 ”조합원부담금 입주시 100%납부, 기부채납부지 건설, 친환경 자재시공, 유비쿼터스 공사비 포함 등 까다로운 조건들을 모두 만족한 드림사업단에게 한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총회를 통해 드림사업단이 시공사로 낙점되며 삼정1-2구역은 올해 안에 사업시행인가, 내년에는 관리처분인가 및 이주까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설계자는 3.3㎡당 2만7,500원을 사업 참여조건으로 제시한 기호1번 하우드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가 낙점 됐다. 또 철거업체에는 3.3㎡당 22만9,000원을 제시한 참마루건설·케이원엔지니어링 컨소시엄 사업단이 선정돼 계약체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 ‘Green 특화아파트로 변모’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 284번지 일대 9만7,266㎡를 대상으로 재개발이 진행되는 삼정1-2구역은 용적률 229.08%를 적용해 지하 2층∼지상 22층 규모 공동주택 22개동 및 부대복리시설이 지어질 예정이다. 공동주택은 전용면적별로 △ 35㎡ 임대주택 122세대 △ 46㎡ 임대주택 105세대 △ 61㎡ 임대주택 38세대 △ 60㎡ 221세대 △ 85㎡ 815세대 △ 115㎡ 246세대 등 총 1547세대가 건축된다. 
 
삼정1-2구역은 제1경인고속도로의 진입로에 위치해 있고 송내 대로에 인근 해 김포와 서울 등의 접근성이 좋다는 위치적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조합은 현재 이러한 지리적 강점에 더해 구역 인근에 위치한 열병합 발전소를 활용한 증 온수 타입 냉방시스템을 각 가정에 설치하고 유비쿼터스 홈 네트워크를 구축한 특화아파트를 만들 계획이다.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살리는 동시에 친환경 아파트가 자리 잡게 되는 삼정1-2구역은 Green 특화아파트의 명품 주거단지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총회의 패러다임 전환' 보여줬다
정원에스엔디 박란 대표 “함께 울었다”

 
이번 삼정1-2구역 총회는 총회가 지니는 의미를 한 차원 승화시켰다는 평가 받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협력업체 선정 총회를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킴으로써 갈등으로 점철된 정비사업 현장에 센슈얼한 충격을 던져준 것이다. 
 
총회에 참석했던 한 시공사 관계자는 “총회는 작은 민주주의의 장”이라며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결정했을 때 공동체가 함께 진보를 위해 전진하는 모습을 이번 삼정1-2구역 총회가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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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란 대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내며 웃음과 눈물을 이끌어낸 이번 총회의 모습을 살펴보고 그 숨은 주역인 (주)정원에스엔디의 박란 대표를 만나봤다. 

 
◆ 총회는 작은 민주주의의 장
 
총회는 사업의 향방을 결정하는 안건이 통과되고 전체 주민들의 의견을 조율해야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중요한 자리다. 
 
삼정1-2구역 윤 조합장은 “이런 이유로 총회장은 축소된 민주주의의 장”이라며 “조합원들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는 과정이 총회의 참된 의미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관행적으로 협력업체선정을 둘러싼 총회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나 치열한 이권다툼이 있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삼정1-2구역은 이런 관행을 깨고 ‘총회’를 건전한 민주주의의 축소판으로 만들어 총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각 안건을 제안하고 토론을 진행하며 총회장을 가득 메운 조합원들은 서로의 의견을 건전하게 제시하며 열띤 회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특히 각 안건에 대한 결론이 도출된 이후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한 마음 한 뜻으로 미래를 약속하는 조합원들의 모습은 타 현장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으로 여겨지고 있다.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 K씨는 “내 경우 다른 시공사에게 한 표를 던졌지만 총회 결과에 만족한다”며 “결과가 나왔다면 빠른 사업을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옳다”고 전해 이번 총회의 분위기가 매우 합리적이었다고 평가했다. 

 
◆ 총회는 축제의 장
 
이번 총회는 풍물놀이 공연을 시작으로 명곡 감상의 시간, 경품 추천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며 그야말로 ‘조합원 축제의 시간’이 됐다.
 
총회장에 입장하며 풍물놀이패와 함께 어깨춤을 맞추던 조합원 일부는 회의장 안에 들어가기 전까지 친목의 시간을 가져 열띤 토론이 열리기전 분위기를 순화하는데 일조했다. 또 회의장에 들어가자마자 들리는 명곡들은 가득 메운 인파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해 원활한 회의 진행에 기여했다. 
 
모든 것을 계획한 (주)정원에스엔디 박란 대표는 “심리학적으로 한 공간에 사람들이 가득 모이면 공황장애에 의한 스트레스가 발생하곤 한다”라며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 선곡한 음악들은 모두 심리치료에서 쓰이는 것들로 구성돼 총회가 축제의 장이될 수 있는 기반사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가 끝날 때 즈음 개표와 함께 진행된 ‘경품추천’의 시간은 서로의 행운을 축하하며 다소 뜨거워진 회의 분위기를 가라앉혀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냈다.
 
42인치 LCD TV의 행운을 가져간 조합원은 “이토록 흥겹고 감동적인 회의를 마련해준 조합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삼정1-2구역이 명품 주거단지로 변모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物心兩面)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울먹였다. 

 
◆ 박 대표 “나도 함께 울었다”
 
삼정1-2 협력업체 정기총회를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킨 숨은 주역은 총회전문대행업체 정원에스엔디의 박란 대표다.
 
회의 전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하나하나 자기 손으로 기획한 박 대표는 “여러 곳의 총회를 진행하며 느낀 점은 총회의 모습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반대를 위한 발목잡기나 아비규환(阿鼻叫喚)을 방불케 하는 총회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총회는 축소된 민주주의의 장이니 만큼 합리적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결과가 도출되면 함께 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라며 “토마스 쿤의 말처럼 삼정1-2구역과 같은 축제의 총회가 여러 번 반복되면 새로운 총회의 패러다임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一問一答). 

 
●… 총회 후 함께 울었다던데
 
성황리에 마친 총회 후 간단한 회식자리를 함께하며 참석한 조합원 분들 중 한 분이 “사업이 완료되면 모든 것이 변할 텐데.. 이곳에서 20여 년을 넘게 살아왔는데..”라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았다. 그때 나 또한 가슴이 울컥하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재개발사업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새로운 삶을 위해 모든 것들이 바뀌고 재산가치의 상승을 도모한다는 긍정적인 면이고 또 다른 하나는 오랜 시간 정든 집이 허물어진다는 심리적인 상실감이다. 이런 심리적인 상실감을 이해하고 함께 공유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총회를 축제의 장으로 바꾸겠는가.
 
우리가 말하는 총회는 겉만 그럴듯한 것이 아니라 조합원 모두가 가슴으로 느끼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진정한 축제를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울음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총회대행 업체가 단순히 서면결의서를 확보하고 총회 개최에만 열을 올린다고 생각하는 것은 세간의 편견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현장은 오랜 시간 동안 정이 깃든 지역이 일종의 시한부 선언을 받은 것과 같기 때문에 주민들의 서운함과 섭섭함을 함께 공유하고 이해하는 것도 총회대행의 중요한 역할인 셈이다.
 
삼정1-2구역 총회의 경우에도 이런 심리적인 안정감이 선행되지 않았다면 화목하고 즐거운 총회를 개최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 평소 말하던 '축제의 장'이 이것인가.
 
맞다. 함께 울고 웃으며 모든 것을 털어낼 수 있는 총회를 꿈꾸고 있었다. 그리고 삼정1-2구역은 그 꿈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쿤의 말처럼 패러다임의 전환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고 믿는다. 탈 많은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새로운 총회의 모습을 제시할 수만 있다면 몇날며칠 밤을 새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리고 그 꿈을 위해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어떻게 총회를 계획하고 진행할 것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
임해중 기자 lovecharlotte.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