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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신한피앤씨 이재원 대표: ‘공공관리자제도’ 성공을 위한 길을 묻다; 2010.02.24 18:21 입력 | 2012.01.29 17:49 수정

‘공공관리자제도’ 성공을 위한 길을 묻다
CM업무 정착 기존정비업체 활용해야
“형평성 시비로 제도 불시착 할 수도” 

 
지난18일 서울시 마포구 마포동 신한피앤씨 본사에서 인터뷰에 응한 이재원 대표는 공공관리자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형평성 시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개발사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기 위해 도입된 공공관리자제도의 취지에 대해서는 이 대표도 공감했다. 하지만 아직 첫 걸음이다 보니 곳곳에서 시행착오가 발생했고 그 중 형평성 시비가 핵심쟁점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또 재원 문제에 대해서는 서울시 기금에서 뉴타운사업처럼 4.3%의 저리 융자를 통해 교부금을 빌려주고 사업시행인가 후 시공사를 뽑았을 때 협력업체의 용역비를 지급하도록 하는 정책지원이 전면적으로 확대·실시돼야 함을 지적했다.
 
공공관리자제도가 사업초기부터 정비업체의 난립과 동의서 매수·매도 등 부당한 업무처리로 불필요한 돈이 줄줄이 새나가거나 경쟁적인 홍보요원 가동으로 그 외의 막대한 비용이 조합원분담금으로 전가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지만 재개발사업 현장에서 지적되어온 고질적인 병폐들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교부금 지원제’를 전면 확대해 협력업체가 자금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지론이다. 
 
일부 시공사와 재개발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공공관리자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주)신한피앤씨의 이 대표를 만나보고 공공관리자제도가 성공하기 위해 어떤 문제들을 보완·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 (주)신한피앤씨 이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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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요구하는 것은 ‘공공관리자제도’하에서 정비업체의 역할은 CM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비업체가 전반적인 건설사업관리 업무를 수행해야만 불필요한 예산이 낭비되는 것을 제어할 수 있다는 취지다. 또 공공이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관리하기 때문에 행정용역은 공공으로 전가되고 정비업체는 사업의 전반적인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건축감리 등의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공공관리자제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서울시 공공관리과장에 따르면 시에서는 시공사와 맺는 가계약과 본계약에 대해 문제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가계약 당시에는 공사비의 근거가 되는 세부 내역이 전무하다가 본계약 때에 와서야 상세내역이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공사비를 과다 산정하는 부작용을 예방하는 것이 공공관리자제도의 핵심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재정비사업에 CM을 정착시켜 사업 전반을 감독하고 건축감리 등을 통해 불필요한 공사비를 줄인다는 취지는 환영할 만하다”며 “하지만 공공관리자제도에서 정비업체가 CM업무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형평성 시비에서 벗어나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있다”고 전했다.

 
●… 공공관리자제도의 조속한 정착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형평성 시비’를 강조하는 것으로 안다.
 
일단 공공관리자제도 도입을 통해 ‘비용절감’등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고 있는 점은 인정하고자 한다. 정비사업에서 고질적인 병폐가 발생했던 근본원인은 추진위구성 단계에서 주민 스스로가 자금을 조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금을 대여하고 지원하는 정비업체나 시공사 등이 정비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각종 비리사슬이 파생하고 주민분담금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공공관리자제도는 이런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시공사 선정까지 소요되는 공공관리 비용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공동으로 부담하고 시공사 선정 이후에는 조합이 부담하도록 해 ‘자금커넥션’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취지다. 
 
관리감독이 부실하고 사업초기부터 정비업체가 난립해 ‘자금커넥션’이 생겨나 동의서 매수·매도 등 부당한 업무처리나 홍보요원을 과도하게 활용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공공관리자제도가 시범적으로 시행되는 지구에서 이런 고질적인 문제가 획기적으로 해소돼 제도 시행의 첫 걸음이 ‘반’은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공공관리자제도 시범지구였던 성수지구의 경우에는 주민설명회 개최 후 약 2개월 만에 추진위가 설립됐고 동의서 징구를 위한 홍보요원이나 동의서 매수·매도가 대폭 줄어들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 정도 성과에 만족해서는 공공관리자제도의 조속한 정착을 도모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사비를 낮추고 사업절차를 간소화한다는 점인데 이를 위해 서울시는 정비업체가 CM의 업무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정비업체가 전문적인 CM업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형평성 시비’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점이다. 
 
개략적으로 1000세대를 기준으로 99㎡(30평) 기준 공사비(본 공사비 + 철거 포함)는 2691억 원으로 보고 있다. 이런 공사비를 2134억 원으로 개선(약 20%정도 경감)한다는 것이 공공관리자제도의 취지이고 이를 위해서는 정비업체가 전체적인 건설사업을 관리하고 감리용역 등의 업무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토록 중요한 정비업체 선정을 5분 동안의 PT를 통해 결정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또 기존의 정비업체가 CM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수 정비업체의 경우, 이미 CM업무를 수행할만한 기반사안이 모두 마련돼 있는 상태다. 때문에 기존의 우수 정비업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CM업무가 더 효과적으로 정착될 수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공공관리자제도 첫 시행 단계에서 이런 여건이 제대로 반영돼지 않았고 정비업체 선정과정에서 ‘형평성 시비’에 휘말린 것은 공공관리자제도 안착에 오히려 방해가 됐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일단 ‘형평성 시비’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다. 또 기존 정비업체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CM이 더욱 빨리 정착할 수 있다. 

 
●… 공공이 선정한 정비업체의 추진위 승계와 관련해서는. 
 
이는 공공관리자제도를 안착시키기 위한 방안 중 매우 실무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정비업체를 승계’하는 것이 옳다는 말은 오랜 현장경험을 통해 체득한 노하우다.
 
일단 한남뉴타운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다. 본래 재정비촉진지구였던 한남 뉴타운의 경우 특정 시공사와 정비업체가 함께 사업진행을 주도해 왔던 곳이다. 하지만 ‘공공관리자제도’가 도입되면서 기존 업체의 ‘기득권’챙기기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한남뉴타운은 위원장 선출 후, 추진위원을 구성하기 위해 위원장이 50%, 감사가 30%, 낙선자가20%의 비율로 추진위원 추천권을 가지게 되는데 감사와 낙선자 배후에서 기존업체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후문이다. 
 
이런 이유로 갈등이 발생하고 있고 추진위원회설립을 위한 동의서 발송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현장관계자의 설명이 있었다. 또 선정된 정비업체를 흔들어놓고 ‘경쟁 입찰’을 통해 기득권을 되찾겠다는 기존업체들의 말이 공공연하게 들리고 있다고 한다. 공공관리자제도를 도입했을 때 기존 협력업체들의 기득권 다툼에 의해 사업장이 ‘아수라’장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는 ‘기득권’싸움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공공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정비업체를 선정하더라도 소위 사전작업을 하고 있던 업체들이 쉽게 승복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만약 이런 부작용이 지속된다면 공공관리자제도의 본 취지인 사업절차 간소화 및 비용절감 효과가 퇴색될 수 있다. 이곳저곳에서 갈등이 발생해 오히려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각종분쟁으로 평균 8년 이상 걸리던 사업기간을 6년으로 단축한다는 공공관리자제도가 ‘기득권’싸움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사업기간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 이런 이유로 공공관리자제도하에서는 명쾌하게 정비업체를 ‘승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승계’에는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효율적인 제도 정착을 위해 정비업체 승계 후 CM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승계까지 고려한 정비업체 선정기준이 다시 구성되어야 한다. 기술사 몇 명 채용한다고 해서 CM업무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각 정비업체가 가지고 있는 제반사항 및 기반을 잘 살펴보고 CM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잘 파악해야만 한다.

 
●… ‘비용지급’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조합에 대해서는 설계비 등 용역비, 세입자 이주대책비, 조합원 이주비까지 서울시가 낮은 이자로 융자를 확대한다는 것이 공공관리자제도의 골자다. 
 
다시 말해 사업전반을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함으로써 △ 추진위 조합운영비에서 15% 감소 △ 기타 용역비 2% 감소(설계 감리비는 10% 증가, 기타 경비는 40% 증가) △ 조합원 660명, 1230세대, 30평 기준, 세대 당 총 분양가를 3천7백17억 원에서 3천32억 원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그전에 협력업체의 용역비를 어떻게 지급할 것인가 따져봐야 한다. 이는 현장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는 생각하기 어려운 점이다. 때문에 공공관리자제도가 빠른 시간 안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일선 담당자들이 현장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사업시행인가(6만6천㎡ 기준)까지 보통 협력업체 용역비로 30∼40억 원이 소요된다. 즉 사업시행인가 후 시공사를 선정한 경우 투입된 용역비 지급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런 비용지급 및 대여금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시공사 선정 이후 또 다른 혼란이 올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또 공공관리자제도에서 정비업체가 CM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업무영역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고 이 또한 ‘비용’문제와 직결한다. 공공이 관리·감독하며 전반적인 행정절차를 수행한다면 해당 정비업체는 건설사업관리에 집중하고 이에 대한 용역비용을 현실화해야 한다.
 
만약 용역비용 책정 기준이 정확하지 못하다면 정비업체 용역비로 감리용역이나 CM용역비가 이중으로 부과될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공공관리자제도가 확고하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비용지급’ 및 ‘실제적인 용역비 기준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 공공관리자제도 정착을 위한 전문적인 진단이 탁월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시행착오에 대한 개선과 보완을 지속해야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긴 했지만 오랫동안 이어져온 재개발사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관리자제도가 도입된 만큼 불시착(vertical landing)은 용납될 수 없다.
 
때문에 원론적인 발상으로 제도시행에 접근하는 것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현장’을 이해해야하고 이면을 잘 따져서 정책을 수정·보완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다. 이런 노력이 병행된다면 공공관리자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서울시는 자료를 통해 공사비 낙찰률은 80%, 설계변경률은 5%, 물가연동률 3%를 적용하고 대여금에는 이자율 4.3%, 사업기간 6년으로 예비비는 2%로 가정해 총 20%의 사업비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아까 언급한 것처럼 비용지급, 기득권 문제, 정비업체 승계, CM업무의 활성화를 위한 세부적인 사안이 마련돼지 않는다면 이런 수치는 단순한 ‘자료’에서 멈출 공산이 크다. 
 
공공관리자제도는 아직 ‘걸음마’단계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쉽사리 성공을 장담하거나 실패를 예상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중요한 일은 현장경험을 통해 파생되는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고쳐나가는 것이다. 
 
정편의적인 발상으로 개선에 대한 의지를 잃는다면 공공관리자제도가 자칫 옥상옥(屋上屋)이 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한다. 이런 경각심만이 공공관리자제도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