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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재개발사업 무허가건축물소유자 지위: 2009.12.27 21:24 입력 | 2009.12.28 16:54 수정

전영상 변호사(한가람법률사무소)

1. 주택재개발사업 토지등소유자 및 조합원의 의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함) 제2조 제9호 가목은 주택재개발사업의 경우 토지등소유자의 개념에 관하여 ‘정비구역 안에 소재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 또는 그 지상권자’라고 정의하고. 한편,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주택재개발사업에 있어서 조합원은 토지등소유자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조합을 설립하여 주택재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그 조합원이 될 수 있는 자는 정비구역 안에 소재한 토지의 소유자, 건축물의 소유자 및 그 지상권자인 것이다. 
 

2. 무허가건축물소유자도 토지등소유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 가목에서는 건축물의 소유자도 토지등소유자에 해당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이때의 건축물의 범위와 관련하여 타인의 토지에 무단으로 건축한 무허가건축물도 포함되는지 여부가 문제되어 왔다. 실제 이러한 무허가건축물에 있어서는 이른바 딱지의 형태로 전전매매되어 왔고 그 취득목적 여하는 불문하고 분양권을 부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도시정비법에 의한 주택재개발사업을 조합이 시행하는 경우에 있어서 과연 무허가건축물소유자가 토지등소유자에 해당하고, 따라서 당연히 조합원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가 새롭게 대두하게 된 것이다. 또한 무허가건축물소유자가 토지등소유자에 해당하는지의 문제는 도시정비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및 이른바 표준정관에서의 관련 규정에 대한 해석과도 관련되어 있다. 실제 아래에서 볼 대법원 판결 사안에서 조합원이라고 주장하면서 피고인 관할관청에 보조참가한 무허가건축물소유자들은 위 관련 규정 등을 근거로 무허가건축물소유자도 토지등소유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나. 먼저 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 가목의 해석과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은 무허가건축물소유자들은 도시정비법에 의한 주택재개발사업에 있어서 토지등소유자에 해당되지 아니하고, 이들 무허가건축물소유자들을 제외할 때 토지등소유자들의 동의요건을 갖추지 못한 조합설립인가신청에 대한 인가처분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즉 대법원은 “무허가건축물은 원칙적으로 관계법령에 의하여 철거되어야 할 것인데도 그 소유자에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여 결과적으로 재개발사업의 시행으로 인한 이익을 향유하게 하는 것은 위법행위를 한 자가 이익을 받는 결과가 되어 허용될 수 없는 점, 재개발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하여는 정비구역 안의 무분별한 무허가주택의 난립을 규제할 현실적 필요성이 적지 않은 점, 무허가건축물의 소유자를 당연히 구 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 가목에서 정하는 토지등소유자로 해석한다면, 다른 사람의 토지 위에 무단으로 무허가건축물을 축조한 다수의 소유자들이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및 재개발조합을 결성하여 그 토지소유자를 재개발조합에 강제로 편입시킴으로써 적법한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구 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 가목 및 제19조 제1항에 의하여 소유자에게 조합원의 자격이 부여되는 건축물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적법한 건축물을 의미하고 무허가건축물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판시한 것이다.
다. 한편, 위 대법원 판결 사안에서 무허가건축물소유자들은 도시정비법 제2조 제3호 다목, 제4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2항 제3호, 제10조 제1항, 서울시 정비조례 제2조 제1호, 제3조 제2항 제1호의 각 규정을 볼 때 기존무허가건축물이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대상이 되는 정비구역 내의 노후·불량건축물에 해당하므로, 당연히 기존무허가건축물 소유자는 도시정비법상의 토지등소유자에 해당하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은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제2조 제1호 및 제3조 제2항 제1호에서는 기존무허가건축물이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대상이 되는 정비구역 내의 노후․불량건축물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 각 규정은 정비계획의 수립대상구역에 관한 것일 뿐 토지등소유자의 범위에 관한 규정이라고 해석되지 아니하므로, 위 각 규정들만으로는 무허가건축물의 소유자가 구 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 가목 및 제19조 제1항에서 정한 토지등소유자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여 이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기실 이들이 근거로 들고 있는 규정들은 도시정비법 제4조에 따른 정비계획의 수립 및 정비구역의 지정과 관련하여 노후·불량건축물의 범위에 기존무허가건축물이 포함된다는 데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을 뿐, 이로써 당연히 무허가건축물이 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 가목의 토지 또는 건축물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위 대법원 판결은 타당하다고 본다.
 

3. 무허가건축물소유자는 조합원이 될 수 없나?
가. 그렇다면 여기서 법에 의해 토지등소유자가 될 수 없는 무허가건축물소유자는 결코 조합원도 될 수 없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그런데 이 점에 관하여 대법원은 “다만, 이와 같은 법리에 의하여 토지등소유자의 적법한 동의 등을 거쳐 설립된 재개발조합이 각자의 사정 내지는 필요에 따라 일정한 범위 내에서 무허가건축물 소유자에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도록 정관으로 정하는 경우에 비로소 그 예외가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1999. 7. 27. 선고 97누4975 판결 등 참조).”라고 판시함으로써 무허가건축물소유자도 예외적으로 조합원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나. 이와 관련하여 무허가건축물소유자들은 위 대법원 판결 사안에서 국토해양부 표준정관 제9조 제1항과 조합 정관 제9조 등을 거론하면서 무허가건축물소유자도 도시정비법상의 토지등소유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들은 주택재개발조합이 적법하게 설립된 경우 그 정관으로 기존무허가건축물 소유자 등에 대하여 조합원자격을 인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지, 조합이 설립되기도 전에 무허가건축물소유자가 당연히 도시정비법상의 토지등소유자의 지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무허가건축물소유자들의 주장은 본말이 전도된 것으로서 위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점을 확인해 주고 있다. 
 

4. 결론 
위 대법원 판결은 도시정비법상의 주택재개발사업에서도 종래 대법원이 구 도시재개발법에 의한 주택재개발사업에서 하였던 판단(대법원 1999. 7. 27. 선고 97누4975 판결)과 같은 맥락에서 판시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즉 도시정비법하에서도 원칙적으로 적법한 소유자(지상권자)만이 주택재개발사업으로 인한 이익을 향유할 수 있고, 따라서 무허가건축물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허가건축물이 들어서 있는 토지소유자, 기타 적법한 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취지로 이해될 수 있다. 다만 위 대법원 판결은 무허가건축물소유자들도 예외적으로 조합원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는데, 이는 곧 무허가건축물소유자들이 주택재개발조합을 설립할 수는 없으나 적법하게 설립된 조합의 조합원은 될 수 있다는 것으로서 주택재개발조합에 조합원의 확정에 관하여 어느 정도의 자율을 보장해 준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현실의 주택재개발사업에 있어서 무허가건축물소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해 주는 정관이 제정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기실 조합원수의 다과는 모든 정비사업의 사업성과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