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다툼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다툼: 2009.12.27 21:24 입력 | 2009.12.28 16:54 수정

선병욱 변호사

1. 개요
정비사업조합은 고시된 정비계획에 따라 사업시행계획을 작성하여 관할관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러한 사업시행계획에는 토지이용계획, 건축물의 높이 및 용적율 등에 관한 건축계획, 비용부담 및 회계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업시행계획에 따라 조합원의 정비사업에 대한 비용분담 등이 변경되는 결과가 초래되기도 하므로, 사업시행계획과 관련된 많은 분쟁이 있어왔습니다.
따라서 앞서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분쟁과 관련된 내용을 살펴본 바와 같이 사업시행계획에 대하여도 그 분쟁을 어떠한 방법으로 다투어야 하는가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할 것입니다.
 

2.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개괄
정비사업조합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사업시행계획을 작성하여 관할관청의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즉, 사업시행자는 고시된 정비계획에 따라 토지이용계획과 정비기반시설 등 설치계획, 건축계획 등의 사항이 포함된 사업시행계획서를 작성하여 조합총회에서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은 후 관할관청으로부터 사업시행시행계획인가를 받아야 합니다(도시정비법 제30조, 제28조 제5항).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조합원의 동의에 관하여, 그 동의요건에 여러 차례 법개정이 있었는데, (구)도시정비법(2005. 3. 18. 법률 제73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제4항에서 정비구역 안의 토지면적의 3분의 2 이상의 토지소유자의 동의와 토지등소유자의 5분의 4 이상의 동의를 요구하였다가, 위 개정으로 정관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를 얻는 것으로 개정되었다가, 현재는 조합총회에서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리고 구법에서는 단순히 토지소유자의 동의만을 얻으면 족한 것으로 규정되었으나, 현행법에서는 조합총회를 개최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사업시행계획의 수립에 관한 사항은 조합총회의 의결사항이 되었고(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9의2호), 이러한 사업시행계획 수립에 관한 조합총회의 의결은 관리처분계획과는 달리 대의원회가 대행할 수 없는 전속적 총회의결사항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아니하나(도시정비법 제25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5조), 도시정비법에서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 전에 미리 조합총회를 개최하여 조합원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도록 정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도시정비법 제28조 제5항), 역시 사업시행계획수립에 관한 사항은 대의원회에서 대행할 수 없는 사항이라 할 것입니다. 
 

3.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다툼
가. 다툼의 유형
사업시행계획은 정비사업조합에 의한 사업시행계획서의 작성과 작성된 사업시행계획(안)에 대한 조합총회의 의결절차 및 조합원동의절차, 그리고 관할관청에 대한 시행계획인가신청 및 관할관청의 인가절차로 나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분쟁도 사업시행계획서의 작성과 관련된 내용상 하자에 관한 다툼, 사업시행계획(안)에 대한 총회결의 및 동의 등 절차적 하자에 관한 다툼, 관할관청의 인가에 관한 다툼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나. 기본행위에 대한 분쟁
(1) 조합원들은 사업시행계획과 관련하여 사업시행계획서 작성에 있어서의 위법(정비구역지정 처분의 위법 포함)이나, 총회결의의 하자 또는 조합원동의에 관한 하자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종래 사업시행계획(안)에 대한 조합총회결의무효확인을 구하면서, 아울러 조합총회결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조합총회 결의효력정지 및 집행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어 왔고, 또한 실무상 이러한 방법이 인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에서는 도시정비법에 따른 정비사업조합은 관할행정청의 감독 아래 도시정비법상의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공법인으로서, 그 목적 범위 내에서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일정한 행정작용을 행하는 행정주체의 지위를 가지며, 이러한 행정주체의 지위에서 따라서 정비사업조합이 행정주체의 지위에서 도시정비법에 기초하여 수립하는 사업시행계획은 인가를 통해 확정되면 이해관계인에 대한 구속적 행정계획으로서 정비사업조합이 행하는 독립된 행정처분에 해당하고, 이러한 사업시행계획안에 대한 조합총회결의는 그 행정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 중 하나에 불과한 것으로서, 그 계획이 확정된 후에는 항고소송의 방법으로 계획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을 뿐, 절차적 요건에 불과한 총회결의 부분만을 대상으로 그 효력유무를 다투는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2009. 11. 2. 선고 2009마596 결정).
결국 위 대법원의 결정은 관할관청의 인가 등에 의하여 확정된 사업시행계획에 대하여 총회결의효력을 다투기 위하여는 사업시행계획의 취소나 무효를 구하는 항고소송만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그 귀결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의 효력 이나 집행 또는 절차속행 등의 정지를 구하는 신청은 행정소송법상 집행정지의 신청을 구하는 방법으로서만 가능할 뿐, 민사소송법상의 가처분의 방법은 허용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2) 그렇다면 사업시행계획이 관할관청의 인가등에 의하여 확정되기 전에는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조합총회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는 것인가 의문이 들 수 있으나,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09.9.17. 선고 2007다2428 판결)에서,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를 기준으로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인가·고시가 있기 전에는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총회결의하자를 이유로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고, 행정주체인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조합 총회결의의 효력 등을 다투는 소송은 행정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의 존부나 효력 유무에 관한 소송으로서 그 소송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므로, 이는 행정소송법상의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사업시행계획의 경우도 인가 등으로 확정되기 전에는 사업시행계획안에 대한 총회결의 하자를 이유로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사업시행계획안에 대한 조합총회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은 관리처분계획과 마찬가지로 행정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의 존부나 효력유무에 관한 소송으로서 그 소송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의 위법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므로 역시 행정소송법상 당사자소송이라 할 것입니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다93001판결).
 

다. 인가처분에 대한 다툼
(1)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관할관청의 인가는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법률상의 효력을 완성시키는 보충행위로서 그 기본이 되는 사업시행계획에 하자가 있을 때에는 그에 대한 인가가 있었다 하여도 기본행위인 사업시행계획이 유효한 것으로 될 수 없으며, 다만 그 기본행위가 적법·유효하고 보충행위인 인가처분 자체에만 하자가 있다면 그 인가처분의 무효나 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고 할 것이지만, 인가처분에 하자가 없다면 기본행위의 무효를 내세워 바로 인가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소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없다 할 것입니다.
따라서 사업시행계획인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은 그 인가처분 고유의 위법을 사유로 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고, 기본행위인 사업시행계획 또는 인가처분이 있기 전에 이루어진 정비구역지정처분 등의 위법을 사유로 하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입니다.

(2) 재건축결의를 포함하는 조합설립의 동의에 관하여는 도시정비법 제16조 제2항의 의결 정족수에 의한 찬성결의가 필요하고, 그 후 재건축결의의 내용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 한 위 법 제16조 제2항의 의결 정족수에 의한 찬성결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종래 대법원의 입장이므로, 사업시행계획은 재건축결의에서 결정된 내용에 따라 작성되어야 하지만, 조합이 사업시행계획을 재건축결의에서 결정된 내용과 달리 작성한 경우, 보충행위인 행정청의 인가처분이 적법요건을 갖추고 있는 이상 위 의결정족수 미달은 그 인가처분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기본행위의 하자를 이유로 당사자소송을 제기하여야 할 것입니다(대법원 2008.1.10. 선고 2007두16691 판결). 
 

4. 정리
이를 정리하면, 사업시행계획이 관할관청의 인가 등으로 확정이 되면,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총회결의의 하자 또는 동의하자 등의 사유를 들어 개별적으로 총회결의의 무효 또는 사업시행계획의 무효를 구하는 민사소송이나 당사자소송을 제기할 수 없고,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는 항고소송만이 가능하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업사행계획에 대한 관할관청의 인가가 있기 전에는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절차상 하자 등을 이유로 개별적인 소송제기가 가능하다 할 것이나, 이 경우에도 민사소송의 방법은 허용되지 아니하고 행정소송법상 당사자소송을 제기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