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뉴스! 정확한 정보! 도시재생신문 :: 정비구역지정 전 추진위원회 승인 취소 문제

정비구역지정 전 추진위원회 승인 취소 문제: 2010.02.10 16:05 입력

김기원변호사(한가람법률사무소)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1. 서 설
 
최근 대법원은, 정비구역의 지정 및 고시 없이 행하여진 시장·군수의 주택재개발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은 무효라는 판결을 하였다.(대법원 10. 29. 선고 2009두12297 판결) 향후 이 판결은 최근 행정법원에서 이루어진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이라 한다.) 설립인가처분 무효확인 판결에 버금가는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법원 판결의 내용 및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후속적인 법률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o:p></o:p>
2. 대법원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①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9. 2. 6. 법률 제9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한다.) 제13조 제1항, 제2항은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 등이 아닌 자가 정비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토지 등 소유자로 구성된 조합을 설립하여야 하고, 위 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토지 등 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시장·군수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도시정비법 제2조제9호 가목은 “정비사업에 있어서 토지 등 소유자라 함은 정비구역 안에 소재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 또는 그 지상권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도시정비법 제4조제1항, 제2항은 “시장·군수는 정비구역 및 그 면적 등이 포함된 정비계획을 수립하여 시·도지사에게 정비구역지정을 신청하고, 시·도지사가 정비구역을 지정하여 고시한다”고 정하고 있다. 
 
“주택재개발사업 등 도시정비법상의 각종 정비사업에 관하여 그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되려면 그 전제로 토지등소유자의 범위가 확정될 필요가 있고, 토지등소유자의 범위를 확정하기 위하여는 특별시장·광역시장 또는 도지사에 의한 정비구역의 지정 및 고시가 선행되어야 함은 명백”하고, ②더 나아가, 도시정비법에서 정하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의 제도는 2002. 12. 30. 같은 법의 제정에 즈음하여, 그 전까지 정비사업의 초기 단계에서 실제로 빈번하게 구성되어 활동하면서 여러 법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법적으로 별달리 규율되지 않고 있던 사업추진위원회 등에 대하여 일정한 법적 틀을 부여함으로써 정비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다. 
 
추진위원회는 조합설립인가의 신청권을 가지고(도시정비법 제16조 제1항, 제2항), 추진위원회가 행한 업무와 관련된 권리와 의무는 조합에 포괄승계된다.(도시정비법 제15조 제4항) 주택재개발사업의 경우 정비구역 내의 토지 등 소유자는 당연히 그 조합의 조합원이 되며(도시정비법 제19조 제1항), 나아가 앞서 본 도시정비법 제13조 제1항, 제2항의 취지에 따르면 하나의 정비구역 안에서 추진위원회가 복수로 승인되어서는 안 되는 등으로 추진위원회에 대하여 특별한 법적 지위를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정비구역이 지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일부 주민이 임의로 확정한 구역을 기준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시장·군수의 승인을 얻어 설립될 수 있다고 한다면, 정비사업에 관한 제반 법률관계가 불명확·불안정하게 되어 정비사업의 추진이 전반적으로 혼란에 빠지고 그 구역 안에 토지 등을 소유하는 사람의 법적 지위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현저한 우려가 있다. 따라서 그와 같이 정비구역의 지정 및 고시 없이 행하여지는 시장·군수의 재개발조합설립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은 앞서 본 여러 법규정 및 추진위원회제도의 취지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그와 같은 하자는 중대할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위 대법원 판결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보면, 도시정비법은 그 제정 전 법적으로 별달리 규율되지 않고 있던 사업추진위원회에 대하여 조합설립인가 신청권 등의 특별한 법적 지위를 인정함과 동시에 그 설립승인을 위한 요건으로 토지등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도록 법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토지등소유자란 결국 도시정비법 제2조 제9호 가목의 정비구역 안에 소재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 또는 그 지상권자를 의미하는 것이고, 정비구역이란 도시정비법 제4조 제1항, 제2항의 시·도지사에 대한 시장·군수의 정비구역지정 신청에 의하여 시·도지사가 정비구역으로 지정 고시한 지역을 의미한다. 
결국 추진위원회의 설립승인 요건인 토지 등 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전체 토지 등 소유자를 확정할 수 있는 정비구역지정이 선행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o:p></o:p>
3. 대법원 판시법리의 적용범위에 대한 고찰
 
실무에서는 위 대법원 판결의 해석 및 그 적용 범위에 대해, 위 대법원 판결의 사안은 기본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을 받은 것이므로, 추진위원회 설립승인 당시 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있어 전체 토지등소유자를 어느 정도 확정할 수 있는 사안에는 위 대법원 판결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추진위원회 설립승인 당시 이미 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있었던 사안에서도 위 대법원 판결의 이유와 동일한 이유로 “... 정비구역이 지정되지 않은 확대구역의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그들을 추진위원회 설립에 필요한 토지등소유자로 보아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처분은 정비구역의 지정 및 고시 없이 한 재개발조합설립추진위원회 설립승인처분으로서 무효라 할 것이다”라고 판결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09. 12. 11. 2009구합13375 판결).
 
위 판결은 1심 판결에 불과한 것이므로, 향후 대법원의 판결을 지켜보아야 할 것이지만, 필자의 견해로도 ①대법원이 앞서 살펴 본 판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도시정비법은 제2조 제1호에서 정비구역이라 함은, 정비사업을 계획적으로 시행하기 위하여 제4조의 규정에 의하여 지정·고시된 구역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9호 가목에서 주택재개발사업에서의 토지 등 소유자라 함은 정비구역안에 소재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 또는 그 지상권자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도시정비법 제13조 제2항에 따라 토지 등 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기 위해서는 당연히 정비구역지정이 선행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고, ②도시정비법상 기본계획에 따른 정비예정구역과 정비계획에 따른 정비구역은 엄연히 구별되는 것이므로, 추진위원회 설립승인 당시 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있어 토지등소유자를 어느 정도 확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하여 위 대법원 판시법리가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o:p></o:p>
4. 대법원 판결에 따른 후속적인 법률문제
 
실무에서는 앞서 살펴 본 대법원 판시법리의 적용범위에 대한 논의 외에도 대법원 판결의 사안과 동일한 하자를 안고 있던 추진위원회가 이미 조합 설립인가를 받았을 경우 어떠한 후속적인 법률문제가 발생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위와 같은 논의와 관련된 하나의 견해는 ①추진위원회와 조합은 완전히 법적 성격이 다른 단체이고, 조합이 구성되면 추진위원회는 해산되므로 이미 조합이 설립된 이상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상의 하자는 조합에 승계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거나, ②조합이 설립된 이상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의 효력을 다투는 것은 법률상 이익이 없고, 추진위원회 승인 과정상의 하자는 조합 설립인가 과정상의 하자가 아니므로 더 이상 추진위원회 승인 과정상의 하자가 문제되지 않는고 보는 입장이다. 이러한 견해는 일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로는 위 대법원 판결에 따라 아래와 같은 후속적인 법률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법 제13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라 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 조합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 시장·군수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16조 제1항은 “주택재개발사업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추진위원회가 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때에는 ... 시장·군수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도시정비법상 조합설립인가 신청권자는 추진위원회여야 한다(대법원도 앞서 살펴 본 판결에서 “추진위원회는 조합설립인가의 신청권을 가지고(도시정비법 제16조 제1항, 제2항), ... 도시정비법 제13조 제1항, 제2항의 취지에 따르면 하나의 정비구역 안에서 추진위원회가 복수로 승인되어서는 안 되는 등으로 추진위원회에 대하여 특별한 법적 지위를 인정하고 있다”고 판시하여 이러한 점을 분명히 하였다.).
그러므로,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이 무효가 될 경우, 조합설립인가 신청이 신청권한이 없는 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되므로, 결국 이는 조합설립인가 자체의 하자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인바, 향후 추진위원회 설립승인 무효를 원인으로 한 조합설립인가 무효확인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o:p></o:p>
5. 결 론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정비사업의 실정 및 그 파장을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는 비판이 있기는 하나,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이번 대법원 판결은 기본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은 지역에 대한 것인바, 이미 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있어 어느 정도 전체 토지 등 소유자를 확정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해서도 위 대법원 판결이 그대로 유지될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이번 대법원 판결은 정비구역이 지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선 추진위원회부터 설립한 후 정비구역이 지정될 때까지 장기간을 소요함으로써 결국 막대한 비용을 소요해 온 추진위원회들에 일침을 가한 것이라는 면에서 그 의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o:p></o:p>
  <o:p></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