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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설립무효 등에 대한 이해(보완): 2009.10.22 10:42 입력

선병욱 변호사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1. 개요
전회에서 조합설립무효 등에 대한 이해라는 제목으로 개략적 내용을 기술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주택재건축조합설립에 대한 중요판결이 있었고, 그 판결의 내용이 종래 관행처럼 행하여져 왔던 주택재건축조합설립 및 인가처분에 대한 새로운 견해가 제시된 것이기에 그에 따라 종전에 기술된 내용에 대한 보완이 불가피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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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합설립 및 조합설립인가처분에 대하여
가. 종래의 실무관행
(1)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이라 함) 시행 이전에는 재건축의 경우 (구)주촉법과 집합건물법이, 재개발의 경우에는 (구)도시재개발법이 적용되었는데, 조합설립과 관련하여 주택재개발조합이나 주택재건축조합은 관련 규정에 따라 관할 행정청의 조합설립인가를 받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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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 조합설립인가처분에 대하여 종래 대법원은 재건축조합설립인가는 불량·노후한 주택의 소유자들이 재건축을 위하여 한 재건축조합설립행위를 보충하여 그 법률상 효력을 완성시키는 보충행위일 뿐이므로 그 기본이 되는 조합설립행위에 하자가 있을 때에는 인가권자의 인가가 있었다 하더라도 기본행위인 조합설립이 유효한 것으로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그 기본행위는 적법유효하나 보충행위인 인가처분에만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인가처분의 취소나 무효 확인을 구할 수 있을 것이지만 기본행위인 조합설립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민사쟁송으로써 따로 그 기본행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 등을 구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기본행위의 불성립 또는 무효를 내세워 바로 그에 대한 감독청의 인가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소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9. 5. 선고 99두1854 판결)'고 판시하여 왔고, 그에 따라 주택재건축조합설립에 관한 다툼은 실무상 행정소송으로서 조합설립인가처분 자체의 하자를 이유로 한 조합설립인가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거나, 민사소송으로 기본행위인 조합설립행위의 하자를 이유로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주택재개발의 경우에는 위 주택재건축과 같은 조합설립인가처분에 대한 명시적인 판결은 없었으나, 도시재개발법 제41조에 의한 행정청의 인가는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법률상의 효력을 완성시키는 보충행위로서 기본행위인 관리처분계획이 적법유효하고 보충행위인 인가처분 자체에만 하자가 있다면 그 인가처분의 무효나 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인가처분에 하자가 없다면 기본행위에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따로 그 기본행위의 하자를 다투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기본행위의 무효를 내세워 바로 그에 대한 행정청의 인가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소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4.10.14. 선고 93누22753 판결)'는 판결의 취지에 따라 실무상 재건축조합의 경우와 같은 논리를 적용하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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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도시정비법상 조합설립인가의 성격
대법원은 '도시정비법상의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관계법령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를 갖추어 관할 행정청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등기함으로써 법인으로 성립'하고, '이러한 절차를 거쳐 설립된 재건축조합은 관할 행정청의 감독 아래 정비구역 안에서 도시정비법상의 주택재건축을 시행하는 목적 범위 내에서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일정한 행정작용을 하는 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가진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조합설립인가처분은 단순히 사인들의 조합설립행위에 대한 보충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령상 요건을 갖출 경우 도시정비법상 주택재건축사업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는 일종의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갖는다고 판시하고 있는 바(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7나101716판결), 위 판결은 주택재건축에 관한 사안이기는 하나 주택재개발의 경우도 위 판시와 다를 바가 없다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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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위 판결이 미치는 영향
가. 조합설립의 하자를 다투는 방법
(1) 종래 정비사업조합설립과 관련된 소송들은 행정소송으로 조합설립인가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학인을 구하는 것이거나 또는 민사소송으로 조합설립무효확인을 구하는 형태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위 소송들의 청구원인은 주로 조합설립동의율 미달을 주장하는 것이거나 조합설립동의서에 기재하도록 되어 있는 비용분담사항이나 구분소유권귀속에 관한 사항의 불특정 등 조합설립동의 내용에 관한 하자를 주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이러한 하자를 주장하는 행정소송(조합설립인가처분 취소 또는 무효확인)에 대한 하급심판결들은 위와 같은 하자들이 조합설립이라는 기본행위의 효력을 완성시키는 보충행위에 불과한 조합설립인가처분 자체의 고유한 위법인가의 인정여부에 대하여 다소 엇갈린 판단이 내려지곤 하였고, 조합설립인가처분 취소 또는 무효확인이 기각된 경우 다시 기본행위인 조합설립의 무효를 주장하는 민사소송이 제기되곤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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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러나 위 대법원판결에서는 도시정비법상의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단순한 보충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고, 조합설립동의(조합설립결의)는 조합설립인가처분을 하는데 필요한 요건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어서, 조합설립결의에 하자가 있다면 행정소송(항고소송)으로 조합설립인가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여야 하며, 이와 별도로 조합설립결의 부분만을 따로 떼어내어 그 효력유무를 다투는 확인의 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즉, 조합설립에 관한 다툼은 원칙적으로 모두 행정소송인 관할 행정청의 조합설립인가처분에 대하여 다투는 항고소송의 방법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지, 별도로 조합설립행위의 하자를 들어 조합설립의 유무효를 다투는 민사소송의 방법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이미 민사소송으로 진행되고 있는 조합설립무효확인소송은 관할위반이 되므로 행정법원으로 이송이 되어 모두 행정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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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주택재건축에 있어서 매도청구와 관련된 문제
(1) 도시정비법에서는 사업시행자가 주택재건축사업을 시행함에 있어서 도시정비법 제16조 제2항 및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매도청구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법 제39조). 
여기서 '사업시행자'란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자를 말하는 것이고(법 제2조 제8호), 시장⋅군수 또는 주택공사가 아닌 자가 정비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토지등소유자로 구성된 조합을 설립하여야 합니다(법 제13조 제1항). 
조합은 도시정비법 소정의 조합설립동의 등의 요건을 갖추어 관할 행정청의 인가를 받은 후 30일 이내에 등기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이므로(법 제18조), 조합은 조합설립미동의자에 대하여 조합설립등기를 마친 때로부터 매도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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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시정비법 제정 이전에는 주택재건축의 경우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함) 제47조에 의한 재건축결의의 요건을 갖추어 같은 법 제48조에서 정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재건축에 참가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매도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도시정비법에서는 사업시행자가 같은 법 제16조 제2항 및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매도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집합건물법 제48조를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법 제39조).
집합건물법 제48조는 재건축 참가여부에 대한 최고 및 회답절차 및 시기와 매도청구권행사시기 등만을 정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이 집합건물법 제48조에서 정하고 있는 방법과 절차 등을 제외한 나머지 매도청구에 관한 사항은 모두 도시정비법이 적용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또 도시정비법상의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단순한 보충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가지며, 조합설립동의(조합설립결의)는 조합설립인가처분을 하는데 필요한 요건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라고 보는 법원의 입장에 선다면, 일단 도시정비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어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조합이 성립되면, 위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되거나 또는 당연무효가 아닌 한 그에 따른 매도청구는 일응 적법하다고 인정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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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합설립미동의자들에 대한 매도청구소송 진행시 통상 조합설립동의율 미달 또는 조합설립동의서에 기재하도록 되어 있는 비용분담사항이나 구분소유권귀속에 관한 사항의 불특정 등 조합설립동의 내용에 관한 하자 등 조합설립의 무효사유(도시정비법 시행 이전에는 집합건물법 제47조 소정의 재건축결의의 하자)를 항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집합건물법 제48조 위반사항은 별론으로 함). 
이 경우 위 대법원판결의 취지와 관련하여 검토해 보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즉, 도시정비법상의 조합설립인가처분은 일종의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가지며, 조합설립동의(조합설립결의)는 조합설립인가처분을 하는데 필요한 요건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으므로, 조합설립동의 자체로는 독립한 법률효과가 발생하지 않게 되고, 따라서 종전과 같이 조합설립동의율 미달이나 조합설립동의 내용의 불특정 등과 같은 개별 사항들을 항변사유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설립인가처분 자체의 효력유무를 항변사유로 하여야 하는 결과가 됩니다.
위와 같이 조합설립인가처분의 효력유무를 항변사유로 함에 있어서는 행정행위의 공정력과 관련하여 민사소송인 당해 매도청구소송에서 선결문제로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행정행위의 공정력이란 그 행정행위가 행정쟁송이나 다른 행정행위에 의하여 적법하게 취소될 때까지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행정행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인 경우에까지 공정력이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매도청구의 상대방, 즉 조합설립미동의자는 조합설립인가처분이 당연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매도청구의 기각을 구할 수 있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조합설립인가처분의 하자가 당연무효라고 인정되지 않는 경우, 다시 말해 당해 하자가 위 인가처분의 취소사유에 불과한 경우에는 행정행위의 공정력과의 관계에서 당해 민사법원으로서는 조합설립인가처분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게 되고, 결국 이 경우 조합설립인가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한 항변은 배척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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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론
위 대법원판결로 종래 진행되고 있던 관련소송들이 행정법원으로 모두 관할이송이 되어야 하는 등 당분간은 다소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도시정비법상 정비사업조합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정리함으로써 관할 및 분쟁해결방법을 일원화하였다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 할 것입니다.
종래 조합설립인가처분에 대한 분쟁에 있어서는 인가처분 자체의 고유한 위법이 있는가의 여부만이 주로 쟁점으로 다루어져 왔으나, 조합설립동의가 조합설립인가의 요건이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조합설립인가처분의 위법에 대한 판단의 범위가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관할행정청이 조합설립인가를 함에 있어서 종전과 같이 제출된 서류상의 형식적인 검토에 그치지 않고 조합설립인가의 요건을 제대로 갖춘 것인지에 관하여 실질적인 검토를 한 후 인가를 해 주어야만 조합설립에 관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