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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원회에서 위원장 해임 시 소집권자는?: 2012.01.08 22:19 입력 | 2012.01.30 01:42 수정

“위원장이다” Vs “연장자 순이다” 제각각
법률개정 통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해
 

재개발·재건축 추진위원회에서 추진위원장을 해임할 경우, 그 회의의 소집권자는 누구일까? 지극히 단순하고도 명확할 것 같은 사안을 놓고 법원마다 서로 다른 판단을 하고 있어 업계의 혼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추진위원회에서 위원장을 해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국토해양부 고시 ‘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 운영규정’(표준운영규정) 제18조에 따라, 대체로 ‘가능하다’는 쪽으로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추진위원회에서 위원장을 해임할 경우, 그 회의의 소집권자가 누구인지를 두고는 법원마다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표준운영규정 제24조의 제 규정에 따라 소집권과 진행권을 분리하여, 일정한 요건을 갖춰 위원장에게 회의 소집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보는 견해와, 제17조제6항의 규정에 따라 위원장의 해임과 관련하여서는 ‘부위원장 또는 연장자 순’으로 추진위원회를 대표하므로 부위원장이나 연장자 순으로 소집하면 된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추진위원회 운영의 특성상 소집권자가 누구냐에 따라 회의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분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소집권자를 둘러싼 소송 등 불필요한 비용의 발생과 분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 추진위원회 위원의 해임
추진위원회 위원의 해임을 규정한 표준운영규정 제18조제4항은 ‘위원의 해임·교체는 토지등소유자의 해임요구가 있는 경우에, 재적위원 1/3 이상의 동의로 소집된 추진위원회에서 위원정수(제15조에서 확정된 수)의 과반수 출석과 출석 위원의 2/3 이상의 찬성으로 해임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소집권자와 관련하여, 표준운영규정 제18조제6항은 ‘위원장이 사임하거나 해임되는 경우에는 제17조제6항에 근거하여 부위원장·연장자 순으로 추진위원회를 대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추진위원회 개최절차를 규정한 표준운영규정 제24조는 ‘재적추진위원 1/3 이상이 회의 목적사항을 제시하여 청구할 때’ 위원장은 14일 이내에 추진위원회를 소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원장이 14일 이내에 회의를 소집하지 않을 경우, 감사가 즉시 소집해야 하고, 이 경우 의장은 제17조제6항에 따라 부위원장·연장자 순’으로 맡도록 규정돼 있다.
 
만약 감사가 지체 없이 추진위원회를 소집하지 않을 경우에는 ‘소집을 청구한 자의 공동명의로 회의를 소집하고, 회의 의장은 발의자 대표의 임시사회로 선출된 자’가 맡도록 되어 있다.
 
위원의 해임과 관련한 표준운영규정의 제 규정을 종합해 보면, 우선 추진위원회에서 위원장 등 위원의 해임이 가능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또 위원장 해임과 관련한 사안 시 추진위원회의 의장은 제17조제6항에 따라 부위원장·연장자 순으로 맡아야 한다는 것도 명확하다.
 
문제는 위원장 해임을 위한 추진위원회 소집과 관련하여, 제24조에 따라 위원장에게 직접 소집을 청구하여야 하는지와 관련하여 법원의 판단이 엇갈리는데 있다. 일단 추진위원장에게 소집을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과, 제17조제6항에 근거하여, 부위원장·연장자 순으로 위원장의 직무를 대신해 추진위원회를 소집할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소집권자에 대한 주장들
위원장의 해임과 관련하여, 추진위원회의 소집권자가 부위원장·연장자 순으로 정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표준운영규정 제18조제6항과 제17조제6항을 근거규정으로 제시하고 있다.
 
관련 규정에 위원장의 해임과 관련하여서는 부위원장·연장자 순으로 추진위원회를 대표하도록 명확히 하고 있고, 대표한다는 의미는 추진위원회의 소집 및 진행의 권한을 갖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통념상 위원장이 자신의 해임을 목적으로 하는 추진위원회의 소집권한을 갖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상식 밖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제24조에 따라 위원장에게 회의 소집을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추진위원회 개최는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 소집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토지등소유자 1/10이나, 추진위원 1/3의 소집청구 시에도 위원장이 14일 이내에 추진위원회를 소집’하도록 하고 있는 이상, 위원장에게 소집권한이 있다는 입장이다. 회의 소집권과 진행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추진위원장 해임을 위한 추진위원회 소집권자와 관련한 법원의 엇갈린 판단이, 현실을 전혀 감안하지 않았거나, 몰랐던 데에 있다. 소집권자가 누구냐에 따라 회의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전제로 하지 않고, 단지 표준운영규정상의 조항만을 해석하다 보니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애초의 추진위원회가 수십년 간 함께 해 온 마을공동체 구성원 중심으로 구성되는 점, 사업초기 토지등소유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체나 외부의 힘에 의해 인위적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집권자가 위원장이든, 연장자순이든 내용 상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
 

■ 발의자가 소집권자 돼야
지금까지의 논란을 살펴보면, 위원장 해임을 위한 추진위원회의 소집권자는 발의자 대표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3조제4항과 마찬가지로, 추진위원 1/3의 발의요건만 갖추면 발의자 대표가 회의를 직접 소집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위원장이 자신의 해임과 관련한 추진위원회를 합리적으로 개최하지 않을 것은 사회통념상 명약관화 하므로, 위원장에게 회의의 개최를 요구하는 것은 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것. 
 
그리고 위원해임을 위한 추진위원회 소집발의 요건이 재적추진위원 1/3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추진위원 정수의 과반수 참석에 출석 추진위원 2/3의 동의를 받도록 해임절차를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이상,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추진위원회 남발 가능성도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총회와 달리 추진위원회는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추진위원회의 효율적인 운영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추진위원회에서 위원장을 해임할 시, 소집권자가 누구냐와 관련하여 법원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업계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법 개정 등을 통해 이에 대해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소송 등 불필요한 비용의 발생과, 소집권자가 누구냐에 따른 사업 지연 등 비생산적인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토해양부의 표준운영규정 개정이나, 법원의 입장정리로 하루빨리 매듭지어져야 할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