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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환경정비사업 재산권 침해 '심각': 소유권 박탈은 맘대로, 개발이익은 소수가 취득; 2009.09.21 10:49 입력 | 2009.09.28 04:51 수정

홍순재 기자

재정비사업 ‘누구 위해 존재하는지 분명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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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주택재개발․재건축과 달리 조합이 아닌 토지등소유자 방식에 의해 진행되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은 현재 토지수용재결까지 끝난 서울의 A도시환경정비사업장에서 토지등소유자가 비용 및 수익의 부담에 관한 내용이 없는 사업시행인가를 인정할 수 없다며 낸 소송에 대해 법원이 “토지등소유자의 4/5 이상의 동의가 있으므로 사업시행인가요건이 충족된다”고 원고패소 판결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이 “도시환경정비사업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이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이 정한 규정을 기계적으로만 해석해, 헌법이 정한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주장이 제기 되면서 도시환경정비사업을 규정한 도정법 자체의 위헌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도시재생신문은 이 판결을 토대로 현행 도정법이 규정하고 있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집중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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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가 차단된 채 동의서가 징구 되고 있다 = 우리가 알고 있는 재정비사업의 가장 일반적인 모습은 조합방식이다. 이 경우 추진위원회설립, 조합설립, 관리처분계획 등에 관한 동의를 조합원(토지등소유자)에게 요구하고 있다. 또 동의서 징구 시 조합방식의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는 신축건물의 설계개요, 건축물철거 및 신축비용 개산액, 비용분담에 관한 사항이나, 산출기준 등이 명확하게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도정법 제8조3항과 제13조제1항의 규정에 의해 토지등소유자 방식으로 진행되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 토지등소유자(대토지소유자)가 사업시행인가신청을 위해 자신이 만든 규약에 지정된 동의율을 충족시키기 위한 동의만 요구 된다. 대토지소유자가 규약이라는 형식으로 정한 동의율만 충족하면 되도록 하고 있다.
 
그나마 사업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들도 자신들이 향후 분담하게 될 분담금액이나, 신축건축물 구분소유권의 귀속에 관한 사항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동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정한 비율의 동의 요건만 충족되면 구성원 개개인의 동의여부와는 무관하게 소수를 위한 의결결과에 따른 권리, 의무가 토지등소유자 전원에게 부과되게 된다. 특히 이 경우 사업에 동의하지 않는 소유자가 소수일 경우 그들의 재산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소지가 크다.
 
도정법이 정한 도시환경정비사업에 필요한 동의율만 채우면 사실상 이들 토지등소유자의 발언권이 사라지고 사업시행자 1인에 의해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결국 대토지소유자의 이익을 위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업에 동의하거나 토지 등을 수용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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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등소유자 재산권 침해 심각하다 =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일정한 시행자인 토지등소유자가 만든 규약에 지정된 동의요건에 충족하는 동의를 확보하면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수 있고 정비구역 내 토지등소유자 전원이 강제로 참여하게 되어 있다.
 
사업시행인가를 얻게 되면 사업시행자에게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토지수용권 등이 부여되고, 사업시행자는 수용재결을 통한 소유권박탈의 절차를 밟게 된다. 그리고 관리처분계획인가를 통해 분양신청자와 분양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비용분담 등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는 경우 토지등소유자에 대해 현금청산을 통한 소유권박탈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어 법리상 합리성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현장에서는 분양미신청자가 현금청산 대상이 되는 것과 관련해, 동의와 수용에 대한 연결의 합리성이 결여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외형상 분양미신청은 소유자가 사업시행자에 대해 관리처분단계에서 새로운 소유권을 배분받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불과할 뿐, 정비사업 자체에 대한 동의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
 
따라서 정비사업에 대한 동의여부가 아닌 분양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것도 수용재결이 아닌 현금청산의 형식으로 소유권을 박탈하는 것은 논거와 합리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더군다나 소수의 토지등소유자가 만든 규약에 의한 관리처분인가로 주민들이 자신의 소유물에 대한 적법한 사용을 제한당하는 것은 법리구성상 합리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 
 
더 큰 문제는 정비사업에 따른 이익이 토지등소유자 전원이 아닌 일부 소수소유자에 의해 독식되면서 공공의 복리증진을 위한 재정비사업이 일부를 위한 사적이익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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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이익은 대토지소유자에게… = 대부분의 재개발․재건축사업의 경우, 다수의 조합원들을 위한 공동주택이 건설되어 각 조합원들에게 귀속되는 형태를 기본구조로 한다. 
 
일반분양분의 경우에는 사업시행자인 조합에 귀속되었다가 주택법에 의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근거, 일반에 분양된다. 그리고 그 수익금으로 사업비를 충당하고 남는 것은 조합원 지분에 따라 배분한다.
 
그러나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 분양신청과 관리처분계획을 통해 적은 지분의 소유자에게 분양되는 시설(조합원분)은 매우 미미한 범위에 그치고 시설의 대부분이 사업시행자인 토지등소유자에게 귀속되게 된다. ‘개발이익의 독점’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이러한 비합리적인 이익배분 구조가 가능한 이유는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 대토지소유자가 보유하고 있는 토지가 단순히 개인적 지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사업시행자의 법적지위를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사업을 추진하는 대토지소유자가 소규모 지분소유자의 토지를 매입하여 지분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토지매입에 필요한 대금은 정비사업의 시행비용으로 계상된다. 이렇게 매입돼 대토지소유자에게 증가된 부분은 다시 사업시행자로서의 기본재산으로 인정된다. 
 
결국 건축물의 배분으로 사업이 완료될 시점에서는 사업시행자귀속분은 최종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대토지소유자의 개발이익 독점과 연결되게 된다.
 
결국 일반적인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경우 개발이익이 일단 조합 측으로 귀속된 후 다시 조합원 전원으로 배분되는 과정이 있게 되지만, 토지등소유자 방식의 경우에는 개발이익은 중간에 공동이익을 보유할 수 있는 자가 없기 때문에 곧바로 사업시행자인 대토지소유자에게 귀속될 수밖에 없다.
 
비용의 분담도 유사한 기제로 작동한다. 토지등소유자가 사업의 시행자로 투자하는 비용은 주민인 토지등소유자로서가 아니라 사업시행자로서의 사업시행비용이라는 형식을 갖지만 이러한 비용이 많이 지출되어 그 분담금(분양신청대금)이 과다할 경우는 결국 소규모 토지등소유자의 분양신청이 어려워져 이들은 현금청산 등으로 소유권을 박탈당하고 사실상 개발이익은 남은 대토지소유자의 독점으로 마무리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대토지소유자의 사업시행자로서의 사업시행비용은 시공사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한편 건축되는 시설이 공동주택이 아닌 경우, 대토지소유자에게 귀속되는 시설은 국토해양부령인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의한 공급통제대상도 아니어서 처분까지 자유롭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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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환경정비사업, 
불합리한 법 개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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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사업은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거기에 거주하는 주민의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문가들은 “공공의 복리를 추구해야 할 정비사업이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는 법의 미비로 인해 개발이익이 1인 또는 소수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며 불합리한 법률적 문제는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2003년 7월부터 시행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다수 주민에 의해 진행되는 주택재개발 등을 위주로 소유권 보장과 권리배분에 대해서만 세세한 절차와 조항을 마련하는데 주력했다”며 “그러다보니 소수에 의해 진행되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 관심 밖에 있었고 규정도 몇 개 조문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천문학적인 개발이익을 노리는 시행사들이 기존 토지등소유자들이 사업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부동산을 매입하고, 전혀 통제받지 않는 방식으로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토지등소유자 및 공공 전체의 이익을 위해 행해져야 할 개발사업이 몇몇 시행사들의 사적영리를 채워주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지금까지 토지등소유자방식으로 진행되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이뤄지는 모든 구역에서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도정법상 규정된 몇 개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면죄부를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향후, 도시환경정비사업과 관련한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미비한 법률상의 보완작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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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법령, 그 자취를 더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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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도정법에 의해 규율되고 있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은 과거의 도시재개발법에서 도심재개발 또는 공장재개발로 불리던 사업이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포함해 주택재개발사업 등을 규정한 법률이 구 ‘도시계획법’이었다. 1962년 1월 20일 법률 제983호로 제정된 도시계획법은 도시계획사업과 토지구획정리사업 등을 포함하여 제정되었다. 
 
그 후 1967년 3월 14일 법 개정에 따라 토지구획정리사업이 토지구획정리사업법으로 분리되었고, 1971년 1월 19일 도시계획법이 전문 개정되어 도시계획사업의 범위 안에 재개발사업이라는 명칭으로 처음 등장했다. 1976년 12월 31일에는 도시계획법에서 규정하던 재개발사업에 대한 관계조문을 삭제하고 ‘도시재개발법’에 의해 재개발사업의 독자영역을 구축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도시재개발법’에 의한 도심재개발사업, 주택재개발사업,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한 재건축사업, 한시법상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이 통폐합돼 2002년 12월 30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제정으로 이어졌다.
 
원래 재개발사업의 기본적 골격은 도심재개발사업(현 도시환경정비사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재개발법이 제정되면서 재개발사업이라는 용어 속에 도심재개발과 주택재개발사업을 모두를 포함시키는 등 혼용하고 있었다. 그러다 1989년 12월 30일 일부조항이 개정되면서 ‘도심지재개발사업’이란 명칭으로 등장하였다가, 1995년 12월 29일 일부조항이 개정되면서 ‘도심지재개발사업’을 ‘도심재개발사업’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공장재개발사업’이 추가로 편입돼 그 영역이 구분되었다.
 
그 후 2002년 12월 30일 도정법이 제정되면서 도시재개발법이 폐지되고, ‘도심재개발사업’이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명칭이 변경되었고 ‘공장재개발사업’은 삭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