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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개발ㆍ재건축 5대 권역별로 진행: 2010.01.26 23:36 입력 | 2010.01.27 15: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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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개발ㆍ재건축 5대 권역별로 진행 
市, 주거지종합관리계획 마련…연내 확정 
 
서울의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이 5대 권역으로 나뉘어 통합적으로 관리된다. 서울시는 시 전체를 ▲도심 ▲동남 ▲동북 ▲서남 ▲서북 등 5대 생활권으로 나눈 뒤 정비사업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시(市)는 이를 위해 각 권역의 주거 환경과 주택 수급 상황, 기반 시설 상황, 집값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정비사업, 인ㆍ허가 시기 등을 조절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최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의 틀을 짰고 이달 말께 연구 용역에 착수해 연내에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이 계획은 서울시 주거환경개선정책 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가 수개월에 걸쳐 뉴타운과 재개발ㆍ재건축 현황과 정책 등을 원점부터 검토해 마련한 대안책이다. 
 
자문위는 2011년까지 뉴타운 등 정비사업이 집중돼 주택 멸실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을 이미 지난해 초에 내놓은 바 있다. 또 5개 생활 권역별로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시에 전달했다. 
 
시(市)가 이와 같은 계획을 마련한 것은 종전의 대규모 일괄 지정 방식이 땅값 상승과 투기 조장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도심권 등 5대 권역별로 진행하는 것은 지금의 재개발·재건축 방식이 지역 한정적이어서 도시의 체계적인 관리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것이 시(市)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 자문위로부터 관련 제안서를 전달받은 뒤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 등 중앙정부와 제도 개선에 대해 협의해 왔다. 당초 국토부와 서울시는 큰 의견 차이를 보였지만 양측이 수차례 조율을 거쳐 지난해 말 가까스로 합의점을 찾아냈다는 전언이다. 
 
주무 부처인 국토부가 주거지종합관리계획 등에 대한 용역을 발주해 그 결과가 나오면 서울 지역의 주거정비사업 구조가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정비예정구역이 아니어도 재개발ㆍ재건축 등의 추진이 가능한 만큼 정비사업 우선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 새 제도 시행 전까지는 정비예정구역 지정이 최소화되고 4차 뉴타운 지정도 보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지금까지 재개발 사업은 ‘정비예정구역지정’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정비예정구역 지정이란 정비구역지정에 필요한 법정 요건이 미달되는 지역을 미리 재개발이나 뉴타운 예정지구로 지정한 뒤 나중에 정비계획을 세워 정비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이는 서울시 전체를 아우르는 개발이 아닌 한 지역에 한정된 개발이어서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또 개별적인 사업으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도 흔했고 ‘선(先)지정 후(後)개발’ 방식은 투기 세력이 유입할 수 있는 시차가 발생해 투기에 따른 시장 불안을 야기하는 등의 부작용도 있었다. 
 
하지만 자문위가 정비사업 관련 제도 중 정비예정구역지정제 폐지가 가장 시급하다고 의견을 모은 만큼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이 실시되면 이런 부작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우선 서울시 전체를 아우르는 광역계획에 따라 체계적인 개발이 가능하다. ▲또 공공기관의 자금 지원으로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게다가 빠른 개발이 필요한 곳은 정비예정구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2020 서울시 도시ㆍ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위 내용을 반영하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도시재정비특별법 등의 통합 작업도 함께 벌여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작업이 완료될 경우, 서울시내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市)가 ‘2010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서 지정한 재개발 정비예정구역 299곳 중 실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40%에 수준이다. 재건축의 경우에도 전체 정비예정구역 319곳 중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20%에 불과하다. 
 
다만 시(市)는 주거지종합관리계획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6개월마다 구청별로 정비예정구역을 신청받아 정비가 시급한 지역을 선별해 구역지정을 승인할 계획이다. 당분간은 필요에 따라 수시로 정비예정구역을 지정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법제화 발판이 마련되기 전까지 무작정 정비예정구역 지정을 미룰 수 없어 각 자치구 상황에 맞게 최소 구역만 지정할 계획”이라면서 “기존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0년까지 추진할 정비예정구역 수백 곳을 한꺼번에 지정해야 하지만 제도를 손질하는 마당에 예정구역이나 뉴타운을 미리 정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서울시 계획에 대한 기대감도 업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서울시 주택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시(市)의 재개발ㆍ재건축 방식을 완전히 새로 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해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지난해 발표했던 재개발ㆍ재건축 전면 개편과 관련된 계획안이 마련되는 대로 공람, 의견 청취,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 김 모 씨는 “정비예정구역이 발표되면 (부동산)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1~2년 안에 정비사업이 가능한 1단계 사업 구역들을 투자 대상으로 인식한다”면서 “주거지를 통합ㆍ관리하면 정비사업 속도를 조절해 주택 수급이나 가격 불안 등을 막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훈 기자 hjeong25.r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