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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3구역 시공사 ‘조합요구 공사비 수용’ 그 후…: 조합원 간 ‘불신의 골’ 더욱 깊어졌다; 2010.02.24 18:10 입력 | 2010.02.25 11:07 수정

소사3구역 시공사 ‘조합요구 공사비 수용’ 그 후…
임시총회 통해 임원해임 결의안 통과 
조합원 간 ‘불신의 골’ 더욱 깊어졌다

 
지난 해 10월 시공사와의 공사비 갈등이 해결된 듯 보이며 사업 속개가 기대됐던 소사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현장(이하 소사3구역)이 주민 간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지는 상황에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7년 간 착공에 들어가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사업진행을 보이고 있던 소사3구역에서 조합원 임시총회 발의자 167명(대표 신철)은 지난 6일 오후 2시 원미구 심곡2동 주민센터에서 현 조합장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조합원들의 투표를 통해 현 조합장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조합원들은 현 조합장의 해임 사유로 △ 조합원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독선적 운영 △ 공무진행시 일관성 부족으로 인한 사업지연 △ 총회의 3번 무산으로 막대한 조합비 낭비 △ 사업지 내 성당과의 관계 악화 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 등 공정하지 못한 사업운영과 직무유기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그리고 투표를 통해(서면포함) 해임안이 가결 됐다.
 
이날 총회의 발의자 대표는 “현 조합장은 신속한 사업추진 방향을 제시한 조합원들의 의견을 원천 무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독단적인 조합운영, 예산 승인 없는 무분별한 사업비 지출과 사업관련 문서 열람 공개거부 등 조합장으로서 직무를 유기하여 조합원들로부터 자격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상태”라고 현 조합장 해임안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특히 현 조합장은 사업을 추진하기 전 문제가 될 종교시설인 소사성당과의 협의를 마치고 재개발 결정을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독단적으로 판단해 사업을 추진하다 현재 성당과의 불화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태에 있는 등 여러 가지 운영 능력에서 문제점들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3번의 총회가 성원미달로 무산된 것은 현 조합장이 이미 주민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증거이며, 이로 인해 정기총회 준비에 들어간 예산 6천여 만 원이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해 조합원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 3번의 정기총회 무산, 예산사용 등 ‘불신’ 깊어
 
현장관계자들은 소사3구역에서 1/10발의 조합장해임총회까지 사태가 확산된 것은 사업지연에 따른 불신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조합집행부의 전 감사였던 J씨는 “조합에서 추진한 정기총회가 성원 미달로 세 번 무산된 일은 그만큼 조합집행부가 ‘신뢰’를 잃었음을 방증(傍證)한다”며 “조합장의 독선이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의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소사3구역은 지난 8월과 9월, 12월 정기총회가 있었지만 모두 성원미달로 무산된 바 있다. 
 
주민들 간 불신으로 반목과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 대해 소사3구역에서는 조합집행부가 무단으로 예산을 사용했다는 점이 또 다른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조합원 K씨는 “09년 예산의 경우 총회의결 없이 무단으로 사용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며 “지난해 9월 예산과 관련된 정기총회가 성원미달로 어쩔 수 없이 의결을 받지 못했다고 해명하지만 조합정관상 대의원회의에 감사보고서를 첨부해 안건상정 심의를 받아야 함에도 이런 절차를 무시한 조합집행부에 귀책의 사유가 있다”고 말했다.
 
예산승인을 받고 총회를 통해 예산을 사용해야 하지만 성원미달로 총회가 무산된 책임은 조합집행부에게 있으며 현 시점까지 예산승인이 한 번도 없었던 것은 조합집행부의 투명하지 못한 사업운영이 원인이라는 K씨의 설명이다. 
 
이어 K씨는 “조합장은 공사비 갈등을 해결하며 265억 원을 절감했다고 공치사를 하지만, 설계변경을 통해 지하상가가 7만2천㎡(2만2천 평)에서 2만3천㎡(7천 평)으로 줄었기 때문에 생긴 당연한 결과”라며 “중요한 것은 현 조합집행부가 얼마나 사업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는가하는 점이다”라고 전했다. 

 
◆ 조합장 “임시총회 성원 미달 효력 없다”
 
한편 소사3구역 조합장은 “이번 임시 총회는 조합원 167명 발의로 개최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작 참석자격이 없는 사람이 참석하여 성원이 미달된 채 진행된 정황이 있는 등 법적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는 총회의결 효력정지 가처분과 총회무효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며 “효력정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임시총회는 본안 소송을 거치게 되므로 조합장 직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합장이 무단으로 예산을 사용해 신뢰를 상실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총회무산’을 시도했던 조합원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조합장은 “그동안 시공사와의 공사비 갈등에서 조합집행부의 요구가 관철되면서 265억이 절감되는 등 조합과 조합원들을 위해 노력한 조합집행부의 행적은 무엇이 되냐”면서 “조합원들 간의 내부적 갈등을 계속하게 되면 그 피해는 조합원들의 몫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당 문제는 사업 진행 상 여러 가지 협의 절차가 있고 각기 주장이 달라 마찰도 있을 수 있는 진행과정선상에 있는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성당과의 협의점이 어느 정도 원만한 결과만을 남겨 놓고 있는 상태로 오는 이사회 및 대의원회 절차를 거쳐 총회의 안건으로 상정 예정에 있다”고 주장했다. 

 
◆ 소사3구역 향후 ‘진통’ 예상
 
이번 임시총회 결과로 해임안이 시에 보고돼 정식 인정 처리되면 부천에서는 재개발사업현장에서 최초로 조합장이 해임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소사3구역 임시총회에서 조합장해임결의가 통과되더라도 새로운 조합장이 선출되고 부천시의 조합임원 변경인가가 나야지만 조합장 해임이 완료된다. 다시 말해 조합장 해임결의는 해당 지자체인 부천시로부터 조합임원 변경인가를 받아야 법적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소사3구역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임안이 시에서 정식 인정되면 소사3구역은 새로운 조합장을 선출하기 전까지 현 감사 중 1인이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한편 소사3구역은 원미구 소사동 48―21번지 일대 약 5만5천여㎡ 면적에 공동주택(아파트) 1,187세대와 오피스텔 122세대 입주를 목표로 올 상반기 공사에 착공, 2013년 입주를 시작할 예정에 있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시공사인 드림사업단이 조합에서 요구하던 공사 단가를 전폭 수용하기로 결정해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이 해결된 듯 보이기도 했다. 
 
소사3구역은 지난 2003년 4월 재개발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2008년 3월 10일 구역지정이 승인되자 지난 6월 21일 조합창립총회를 개최하여 당시 조합설립추진위원장을 조합장으로 한 집행부를 구성한 뒤 9월 24일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운영돼 왔으나 주민들 사이에서 조합집행부의 독선을 이유로 불신의 골이 깊어져 여러 차례 총회가 무산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온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