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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역지정취소 부천재개발 '핵심문제'로 떠올랐다: ‘여월·송내 1승1패’ 제2라운드 폭풍전야(暴風前夜); 2010.02.24 18:23 입력 | 2010.02.25 11:01 수정

구역지정취소 부천재개발 '핵심문제'로 떠올랐다
'여월1-1' '삼정1-2' '내동1-1' '송내1-2' 진행 중
‘여월·송내 1승1패’ 제2라운드 폭풍전야(暴風前夜)

 
부천시에서 추진되고 있는 주택 재개발 사업구역에서 재개발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제기한 구역지정취소 소송이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천시에서 재개발사업을 반대하는 일부 지역의 주민들은(여월1-1, 삼정1-2, 내동1-1, 송내1-2) 재개발사업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지구 지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잇달아 제기했고 1심에서 송내1-2구역은 “도시정비법상 노후, 불량 건축물을 도시미관의 저해 등 철거가 불가피한 건축물로 정의한 것은 추상적이므로 시·도 조례에 따라 정비구역을 지정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반면, 여월1-1구역은 구역지정취소소송을 제기한 주민들의 손을 들어줘 정비구역취소소송을 둘러싼 제2라운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각에서 구역지정취소 소송과 관련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소송결과에 따라 재개발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일부 토지등소유자들이 자신의 토지나 건물이 정비구역에 포함되는 것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정비구역지정처분의 취소를 구한 사례가 있긴 했지만 대부분 기각돼 큰 이슈가 되질 못했었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경기도 부천 원미뉴타운지구(원미재정비촉진지구) 지정과 관련한 도(道)조례가 무효이기 때문에 일부 지구의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온 뒤 상황이 급변했다. 
 
뉴타운, 재개발사업 일부구역의 구역지정 취소 소송이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상위법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과 경기도 조례가 충돌하기 때문이고 이에 따라 부천시 재개발구역 4곳의 소송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개발 전문변호사 K씨는 “앞서 안양·냉천 정비구역지정처분 취소 판결은 수원지법과 고등법원이 판결의 근거를 도시정비법 요건에서 찾아 해석, 노후불량 건축물 비율만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취지로 내린 것”이라며 “하지만 고등법원 판결 이후 인천지법에서는 비슷한 요건을 가지고(부천 송내 1-2구역) 노후불량 건축물 비율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하위법령의 위임한계일 뿐이지 자체 요건이 아니라는 상반된 결과를 내린 바 있어 소송의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재개발사업의 도시정비법 시행령 별표 위임사항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며 “문제는 구역지정취소소송의 결과에 따라 사업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가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천시 관내에서 진행 중인 주택재개발사업 현장과 부천시청, 각 분야 전문가, 반대 측 주민들을 취재해보고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구역지정취소 소송을 둘러싼 핵심쟁점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주건환경개선 사업과 ‘동일한 잣대’ 문제없나
소송결과 사업이 무산될 경우 주민피해 직결 

 
여월1-1 구역지정취소소송 1심에서 법원이 일부반대 주민들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노후·불량 건축물’과 관련된 경기도 조례와 도시정비법의 충돌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또 원미10B구역 판결의 근거는 '조례는 물론 상위법인 도시정비법상에 뉴타운지구 지정을 위한 건축물의 노후화 측정 및 철거 대상 판단 기준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으로 ‘안양·냉천 주거환경개선사업의 구역지정취소 소송판결과 유사한 취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주택재개발사업은 엄연히 다른데 구역지정취소소송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재개발 전문가 S씨는 “부천관내 4곳의 주택재개발사업 구역의 구역지정취소소송의 핵심쟁점은 ‘안양·냉천 주거환경개선사업’과 동일한 잣대를 적용할 수 있는가하는 점”이라며 “법원이 판결한 취지에 대해 명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부천시 도시균형개발과 이상열 팀장은 “안양·냉천 주거환경개선사업 정비구역지정 취소 소송 판결은 주거환경 개선사업의 특성상 토지 또는 건축물을 수용당하는 토지등소유자의 의사를 충분히 존중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재판부에서 엄격하게 적용한 것”이라며 “주민 스스로 조합을 구성하여 추진하는 부천시 주택재개발사업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부천시에서 진행되는 재개발사업은 기본계획은 시가 정한다 하더라도 조합동의서를 징구해 주민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주거환경개선사업과 동일한 잣대를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 팀장의 설명이다.
 
이 팀장은 “이런 이유 때문에 부천시를 상대로 구역지정취소소송이 진행되고 있지만 일선 조합에서 보조로 참가해 사업을 진행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하지만 원미10B구역에서 안양·냉천 사례와 유사한 취지의 판결이 내려졌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쟁점은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면 그 피해가 대다수의 조합원에게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여월1-1구역 김용업 조합장은 “우리 구역의 경우 조합설립 동의율이 80%가 넘는데 일부 반대하는 주민 분들에 의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전체459명의 조합원 중 몇 분에 의해 사업이 좌지우지(左之右之) 된다면 그 피해는 누가 감당하게 될지 걱정 된다”고 말했다.
 
이런 쟁점에 대해 재개발전문가 S씨는 “보통 제척을 원하는 경우는 상가소유주로서 사업자체를 탐탁치 못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토지 또는 건축물을 수용당하는 토지등소유자의 의사를 충분히 존중할 필요도 있지만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대다수 주민들의 재산권도 감안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구역지정취소소송을 제기한 한 주민은 “재산권을 지켜내기 위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일은 당연하다”며 “도로나 공원 등 기반시설을 만들겠다면서 땅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명백한 재산권 침해고 사업성이 없을 경우 자기 부담금이나 입주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면 결국에는 삶의 터전을 잃게 되기 때문에 최선의 선택을 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뉴타운이나 재개발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이미 경기도로부터 결정 고시가 되었기 때문에 사업을 늦게 진행할수록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만 커진다면서 조합 설립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성토하고 있어 구역지정취소 소송을 둘러싼 갈등 양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구역지정취소 소송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구역지정취소 소송이 정비사업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자 경기도는 보다 쉽고 명확한 정비구역 지정요건을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법 및 조례 개정에 착수했다.
 
「경기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에서 '노후·불량건축물에 해당되는 건축물 수가 대상구역의 건축물 총수의 50% 이상인 지역'에 해당되는 것만으로는 상위법에서 정하는 '주거지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거나 도시미관을 현저히 훼손하고 있는 지역'이라는 요건을 충족했다고 할 수 없어 상위법령에 위배 된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
 
또 부천시와 일선 조합은 부천 송내1-2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지정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토대로 대책 마련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정1-2구역 윤상인 조합장은 “부천 송내1-2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지정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는 관련 조례에 철거가 불가피한 건축물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구조안전진단업체를 선정해 노후도에 대한 내용을 근거자료로 남겨 놔 향후 구역지정취소소송에 대비하고 한다”고 말했다.
 
같은 취지로 여월1-1 김용업 조합장은 “안전진단을 통해 확보한 72.2%라는 노후도 내용을 근거자료로 고등법원에 제출해 구역지정취소소송에 대비하고 있다”라며 “만에 하나 대법원까지 진행된 구역지정취소 소송에서 패소하게 되면 구역 내 전체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피해는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대응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천시 또한 관내 정비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천시청 도시균형개발과 이상열 팀장은 “부천시 관내 네 곳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안전진단 등의 대응책 마련을 유도하고 있다”라며 “진행 중인 소송에서도 안양·냉천 주거환경개선사업과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실 또한 항소사유 중 하나로 준비해 법률적 사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